애니메이션에 빠진 인문학 - 애니메이션과 인문학, 삶을 상상하는 방법을 제안하다
정지우 지음 / 이경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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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보아도 어른일 수 밖에 없는 나이에 입성한 이후에는 어릴 때 아무런 생각 없이 보았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이 마치 철 없는 어른들이 하는 주책 인냥 비쳐질까 쉬이 보지 못했던 것들 것 사실이다. 겨울왕국의 신드롬이 퍼져 나갈 때에도 아이들보다도 어른들이 먼저 찾아본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안심을 하며 영화관에 입성을 했으니, 그 누가 뭐라 하지는 않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 애니메이션은 더 이상 가까이 하면 안될 것만 같은 영역처럼 느껴졌고 그래서 때론 서글퍼지기도 했지만 그게 그저 어른들의 삶이려니 하고 보내고 있었다.

 이 책을 통해서 벌써 네 번째 만나는 정지우 작가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에 빠진 인문학>을 통해서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는데 청춘인문학, 분노사회, 삶으로부터의 혁명은 이 책을 오롯이 이해하기 위한 전초전과 같은 것이었고 이 안에 소개되어 있는 애니메이션들을 거의 보지는 못했지만 과연 내가 이 애니메이션을 찾아본다고 한들 그와 같은 생각들을 할 수 있을까, 라는 막연한 질문들을 안고서 쉼 없이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소위 진보에 대한 공격은 이렇게 시작된다. 인류는 스스로의 폭주하는 기술적 힘을 제어할 정도의 정신적 능력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면에서 나아지는 것들이 있지만(가령, 동물 보호, 환경 보존, 인종과 남녀 차별의 해소 등), 그보다 더 빠르게 많은 것들이 나빠지며 때로는 더 악화된다. 여전히 학살과 전쟁은 끝나지 않았으며, 더 심해 보이는 현상까지 나타난다. –본문

 그는 가장 먼저 이 책 안에서 근대와 현대에 대한 차이를 이야기하고 있다. 신의 보살핌 속에서 살던 인간은 이제 더 이상 신의 그들이 아닌 인간 스스로를 믿게 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이전에는 없던 과학의 발전은 물론 사회 사상들은 인류로 하여금 이전 세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발전을 가져다 주는데 이렇듯 엄청난 발전 속에 인간은 자신들이 이룬 탑을 한 번에 무너뜨리고 있었으니 바로 시계 대전의 발발이었다. 그러니까 발전을 꿈꾸며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도시들을 만들어 내지만 결국 제 손으로 그 모든 것들을 부숴버리는 인간에게 있어서 진보 자체에 대한 공격들이 쏟아지게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렌라간>에서는 조국과 인류를 위한 진보적인 행태의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실제로 현대는 다윈주의가 도래한 사회라 불리는데 그 속에서는 저마다의 꿈과 추구, 문화가 긍정된다. <원피스>의 세계는 하나의 대의명분이나 거대담론이 존재하는 세계가 아니라, 그처럼 다양한 이들의 다양한 꿈과 삶이 존재하는 다윈주의적 세계다. –본문

 조국과 인류를 위한, 그러니까 우리나라로 치자면 새마을 운동을 주창하며 서로서로 잘 살기 위해서 나 하나쯤의 희생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이 근대의 모습이라면 현대에 들어선 인류는 이전과 같이 모두를 위해가 아닌 를 위한 삶을 꿈꾸고 있으며 이는 <원피스>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그렌라간>에서는 인류 해방을 위해 전쟁에 나섰다면 <원피스>에서는 개개인의 꿈을 쫓기 위해 그들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을 보며 확실히 근대와 현대 속의 개인의 모습은 확연하게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원피스>라는 작품 안에서도 현대인의 모든 것을 찾기에는 부족함이 있었으니 이 애니메이션의 주인공들에게는 꿈만을 좇아가면 되는 이상적인 삶이 드리워져 있다는 것이다.그러니까 그들에게는 우리와 같이 매일매일을 살아가기 위해 벌이는 생활 따위는 없이 순수한 정수만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사물의 색깔은 인간에게 가시광선에 의해 반사된 범위 내에서만 보인다. 대부분의 생물들은 인간과 다른 색으로 사물을 본다. 그렇다면 사물의 진짜 색깔은 무엇인가? 마찬가지로 사물은 모두 우리가 만지고 볼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이해된다. 그러나 우리의 시각과 촉각을 통해서가 아닌, 진짜 있는 그대로의 사물은 어떤 것일까? 우리는 결코 우리의 감각과 이해 범위를 넘어서서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볼 수 없다. 우리는 어쩌면 우리의 인식 프레임 안에서 환영을 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본문

 <충사>를 보면 인간세계와 벌레세계가 나뉘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인간 세계에 살고 있는 우리는 벌레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은 알지만 그것을 실제 볼 수는 없다. 그러니까 눈에 보이는 세계가 전부라고 믿는 우리에게 <충사>는 그 이외의 것이 있을 수 있으며 그저 내가 본 것만이 세상의 전부일 수는 없다는 것을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막연하게만 생각되는 꿈에 대해서 누군가가 물어오면, 우리는 어떠한 직업을 가지고 사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게 된다. 과연 꿈이라는 것이 어떠한 직업을 쟁취하는 것으로 명명될 수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곤 하지만 서도 딱히 그렇다면 꿈이 무엇이란 말인가, 에 대한 똑 부러지는 대답도 할 줄 모르기에 자신이 꿈꾸는 직업관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는 나에게 저자는 잠시 멈춰 자신의 삶을 관조하며 과거에만 종속되어 있는 것이 아닌 과거를 통해 현재를 볼 줄 아는 자신이 되는 것은 물론 그 시간들을 통해서 나라는 오롯한 인간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은 이야기를 만든다. 시간이 없다면 어떠한 이야기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야기에서야 말로, 인생의, 삶의,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면들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만약 우리가 그런 아름다움을 포기해도 괜찮다면, 시간 같은 건 흐르지 않아도 좋다. 그러나 우리는 한 번 뿐인 삶을 아름답게 느끼고, 바라보고, 경험하고 싶어한다. 인간은 상상의 이야기든, 자신의 이야기든, 남의 이야기든 이야기를 만드는 존재이다. –본문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있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나 다름 없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죽음을 두려워하며 웅크리고 있는 것이 아닌 하나하나의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되어 이 시간들을 살아야 한다고 그는 주장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에서 그 어떤 인문학의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까, 라는 호기심에 집어 들었던 이야기 속에서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보면서 복잡한 현대 속에 살아가고 있는 나의 모습을 되돌아 보게 된다. 그저 한 편의 만화로 생각했던 것들 안에는 생각보다 우리의 모습들이 담겨 있었다. 그 이야기들을 통해서 앞으로 어떻게 나를 찾아 가야 할지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되는, 오랜만에 즐겁게 읽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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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으로 읽는 animation / 전윤경저


   

 

독서 기간 : 2014.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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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지지 않을 용기 - 나에게 힘을 주는 아들러 심리학
알프레드 아들러 지음, 박미정 옮김, 오구라 히로시 해설 / 와이즈베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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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리학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알프레드 아들러를 나는 이 책을 통해서야 처음 마주하게 되었다. 프로이트와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으로 손꼽는 그를 이제서야 마주하게 되다니. 특히나 그는 카네기의 이론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하는데 그를 제외한 주변인들만 먼저 만나본 나로서는 당혹스러움과 과연 그가 누구일까, 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개인 심리학을 중시 생각했던 그는 나 자신에 대한 용기를 증진시키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세웠다고 하는데 인생을 살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두려움을 맞서 그 앞에서 용기를 낼 것을 주장하고 있는데 그렇기에 아들러는 용기는 두려움이 주는 선물이라고 말하고 있다.

 왜 나는 이것밖에 되지 않을까, 부터 다른 이들에게는 모두 있지만 왜 내게만 없는 것들이 수두룩할까, 등등의 열등감에 사로 잡혀 있는 이들에게 그는 열등감 자체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것이라 말하고 있다. 문제는 그 열등감을 어디로, 어떻게 다루느냐가 관건이라 말하고 있는데 똑같이 화가 나는 상황이라도 누군가는 유연하게 대처하는 반면 다른 누군가는 그 순간을 이기지 못하고 잠식하는 것을 보면 열등감이라는 것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가 중요한 문제라는 것이 쉬이 다가오게 된다.

 인생이 힘든 것이 아니라 당신이 인생을 힘들게 만드는 것이다. 인생만큼 단순한 것도 없다. –본문

 인생이 어떻게 이렇게 쉽다고 말하는 것인지 아들러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조금씩 고개가 끄덕여지게 되는데 마음 속으로는 이성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 순간의 찰나에 언제나 감성이 먼저 고개를 내밀게 되는 것은 내 눈 앞에 있는 상대를 조종하기 위해서이거나 혹은 내 스스로를 변화시키기 위한 행동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니까 그는 이렇게 감성적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내 스스로 먼저 인지하고서는 그 감정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나 나이가 들어가면 갈수록 나의 성격은 어느 정도 고정화가 된다고 생각했고 그리하여 어른이 되어가면 갈수록 그 시간 동안 내가 구축해 놓은 성격은 변한다기 보다는 더 다져진다고 생각했는데 아들러는 성격을 바꾸는 것은 언제나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죽기 하루나 이틀 전까지도 성격이란 것은 변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조금 더 유순하게, 그리고 감정 기복에 취해 주변 이들을 힘들게 하지 말아야지, 하며 되뇌던 내 성격이 아직 그대로 인 것을 보면 아들러가 말하는 의지가 부족한 듯 하다.

 재료는 어디까지나 재료일 뿐이다.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각자의 손에 달려 있다. 요컨대 지금 당신의 인생은 당신만의 재료를 활용해서 스스로 지은 당신 자신의 집이다. –본문

 나에게 주어진 현실에 대해서 인지하고 스스로 그것을 변화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경우 다른 무엇보다도 일단 내 스스로를 변화하려 노력해야 한다. 동일한 재료를 가지고서도 만들어낼 수 있는 집의 형태는 모두 제각각 이듯,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에 대한 것은 내 손안에 모두 달려 있으니 말이다. 언젠가 어학 연수를 갈 수 없어 부모님께 투덜거렸던 20대 초반의 내 모습을 돌아보면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갈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의 금전적 지원을 받아서 가야만 한다는 생각에 나는 더 이상 나갈 수 없었듯이 어떠한 일에 대한 것들을 내가 아닌 내 주변에게 그 책임을 전가할 경우 내 책임이 아닌 그들의 책임이 되는 것이지만 실제적으로 변화되지 않는 삶은 내게로 고스란히 돌아오는 것이다.

 처음 마주한 그이지만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만큼은 쉬이 머리 속에 자리하는 기분이다. 눈높이 교육처럼 쉬이 들려주는 그의 이야기를 보면서,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오롯이 나라는 점을 다시금 되새겨 보며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 마음가짐을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다짐해본다. 지금 이 순간 내 모든 것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나이기에 다시 한번 쉼 호흡을 크게 내쉬고 나를 다잡기 위한 발걸음을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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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나를 가로막는 나에게 / 김현철저 


   

 

독서 기간 : 2014.08.15~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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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상처를 가진 채 어른이 되었다 - 상처받은 유년의 나와 화해하는 법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윤경 옮김 / 프런티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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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이전에 해리 할로가 진행했던 원숭이 실험이 떠올랐다. 가슴 부분에 먹이를 달고 있는 철사로 만든 원숭이 어미와 몸통 부분을 부드러운 천으로 만든 원숭이 어미를 넣어두고 새끼 원숭이가 어느 쪽 어미를 선택하는지에 대한 실험이었는데 당시 새끼 원숭이가 어미를 찾는 것은 생존을 위한 먹이 때문이라 생각했기에 당연히 먹이를 안고 있는 어미에게 가겠거니, 했지만 새끼 원숭이가 선택한 것은 부드러운 천으로 자신의 몸을 부빌 수 있는 어미였다. 배가 고픈 순간에만 새끼 원숭이는 먹이가 있는 철사로 만들어진 어미에게 다가갈 뿐, 대부분의 시간을 천으로 만든 어미 원숭이에게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보며 유년기에 인간이 엄마를 찾는 것은 생존을 위한 먹는 것을 갈구하는 것이 아닌 자신을 품어줄 수 있는 따스한 체온이라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지금으로서는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 유년기 시절의 부모와의 애착관계가 한 인간이 성인이 되고 나서까지도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하는데 이미 몸은 성체가 되어 그 누가 보아도 어른의 형상을 보이지만 내면에 있는 나는 아직도 상처를 안고서, 심지어 스스로는 그것이 상처인지 모른 채 그저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나의 모습이라고만 생각하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 깊이 들여다보고서는 무엇이 문제인지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 바로 <나는 상처를 가진 채 어른이 되었다>였다.

 불안정한 애착 유형을 길러내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부모에게 부정적인 대우나 평가를 받으며 자라는 일이다. 아이에게 보통 수준보다 뛰어난 능력과 장점이 있는데도 부모가 그 아이를 부정적으로 키우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는 완전히 애물단지 취급하는 일마저 있다.

이러한 전형적인 예는 <인간 실격>의 다자이 오사무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그가 남긴 유명한 말, “태어나서 죄송합니다는 그의 마음속 본질을 매우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본문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다. 헤밍웨이, 장자크루소, 클린턴, 오바마, 잡스 등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그들에게도 유년시절의 상처는 있었으며 중요한 것은 이 상처를 어떻게 자신 안에서 받아들이는지에 따라서 결과는 천차만별로 드러나게 되는데, 상처를 그저 품고만 있을 것인지, 아니면 치유하고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에 대한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애착의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선 안전기지를 확보하고 어린 시절의 결핍을 채워주는 지지자 역할을 하며 공감해주는 과정과는 별개로 또 하나의 과정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언어를 개입시킨 인지적 과정이다. 이들을 병행해서 진행한다면 회복까지의 과정은 훨씬 더 탄탄해질 것이다. –본문

 내가 어릴 때만 해도 보통 엄마가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점차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많아지게 되면서 요새는 산후휴가 몇 개월을 받아 그 기간 동안에는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지만 그 기간이 지나고 나면 조부모님이나 보육원 등의 시설에 아이를 맡기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저자는 현실적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이 실태에 대해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양육자의 부재는 물론이거니와 애착 장애의 가장 큰 원인을 양육자가 빈번히 교체되는 것이기에 임시 양육자와 양육자 간의 잦은 이동은 아이에게 있어서 혼돈이 될 수 있는 것은 물론 두 명 이상의 양육자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불안감에 두 배의 상처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미 그 시간들을 지나와 상처를 안고 있는 나와 같은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저자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아프지만 지나왔던 상처를 다시금 마주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 그렇게 다시금 상처를 마주하게 되면서 과거의 내가 받았던 상처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한다.

 어른이 되었지만 내면에는 무수한 상처를 가지고 있던 어른들을 위해서, 그리고 나와 같은 또 다른 이들이 자라나지 않길 바라며 지금의 내가 어떠한 모습인지에 대한 점검은 물론, 안에 담고 있던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나갈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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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닿는 순간 행복이 된다』 / 이달희저


   

 

독서 기간 : 2014.08.18~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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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이력 - 평범한 생활용품의 조금 특별한 이야기
김상규 지음 / 지식너머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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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 매일 마주하는 사물들, 예를 들어 핸드폰에서부터 TV, 소파를 넘어 회사의 책상 위에 가득 메우고 있는 파일에서부터 볼펜이나 스템플러까지. 매일 보며 쓰고 있는 것들이지만 너무 익숙하기에 그것들을 쓰면서 딱히 다른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필요하기에 손에 잡히는 대로 쓰기만 하고 그저 제자리에 다시 두는 정도. 그것이 내가 사물에 대해 할애하는 시간의 전부일 것이다. 쓰고 제자리 두기란 짧은 시간들 말이다.

주변 이들에 대한 생각들은 계속하면서 내 주위에 있는 사물들에 대한 생각들을 미처 하지 못하고 있던 나에게 저자의 <사물의 이력>은 그런 점에서 생경하면서도 그렇기에 보는 내내 잊고 있었던 이야기들을 마주하는 재미가 쏠쏠하게 다가왔다.

작년 연말 즈음, 내 자신을 위한 선물이란 명분으로 큰 마음 먹고 DSLR을 구입하게 됐다. 보급형으로 나온 거라 그나마 다른 카메라에 비해 비용은 저렴한 편이었지만 나에게는 거금을 주고 구입한 그 카메라를 실제 사용하게 된 것은 한참 후 여름휴가였으니 카메라를 6개월 이상을 묵혀둔 셈이다. 그렇게 처음으로 카메라를 들고 나간 나는 정신 없이 셔터를 누르느라 어느 새 경치를 보는 것도 잊어 버린 채 뷰 파인더를 통해서만 세상을 보고 있었다. ‘남은 건 사진 뿐이야 라는 생각으로 누른 셔터는 현재 나의 기억 속에는 거의 남아있는 것은 없고 그저 메모리 카드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을 뿐이다.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이미지는 엄청난 수량의 사진을 가지고 있더라도 진정한 의미의 이미지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수 많은 이미지가 디지털카메라 안에 들어 있더라도 내가 모른다면 찾을 일이 없고 그렇다면 그저 저장된 데이터 중 하나일 뿐이다. 필름으로 만들어낸 이미지와 정반대로 편리함이 신중함을 잃게 만든 것이다. –본문

저자의 말마따나 필름 카메라를 썼던 예전의 기억들을 돌이켜 보노라면 인화를 하기 전까지는 사진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기에 한 컷 한 컷 찍을 때마다 꽤나 고심해서 셔터를 눌렀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한 장의 필름 속에 한 장의 사진이 각인되어 나오기까지, 필름뿐만 아니라 셔터를 누르는 순간에 이 모든 것들이 고스란히 담기길 바라는 마음을 가득 담았으니 사진을 찍는 행위에 있어 경건함 마저 느낄 수 있었다. 한때는 모든 이들이 썼던 필름 카메라가 이제는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사용되고 있다니. 집 어딘가에 모아두었던 필름들이 문득 떠오르게 된다.

 

 집을 짓는 재료에 대해서 그 동안은 잘 생각해보지도 않았다지만 이 책 안에서 벽돌과 시멘트를 마주하면서 어느 샌가 주변에 벽돌로 집을 짓는 이들이 거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기 돼지 삼형제>의 이야기 속에서 짚, 통나무, 벽돌로 각각 집을 지은 형제들 중 가장 튼튼한 벽돌로 지은 집 안에서 함께 살았던 이야기를 보노라면 당시 가장 튼튼한 건축 재료는 벽돌이었을 텐데 어느 새 그 자리를 시멘트에 내어 놓고서는 조금씩 그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이다.

흙은 오늘날의 벽돌에 이르기까지 긴 역사를 지나면서 서서히 변화해왔다. 그 중에서도 점토에 밀짚이나 거름을 섞어 만든 어도비 벽돌은 기원전 7600년경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흙벽돌은 주변에서 손쉽게 재료를 구할 수 있었지만 오랫동안 비를 맞으면 약해지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기원전 3500년경에는 불에서 구워낸 벽돌로 발전하게 되었고, 흙은 현대 건축의 신소재 틈바구니에서도 수천 년이 지나도록 굳건하게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본문

콘크리트 건물이 즐비한 이 곳에서 마주할 수 있는 것은 높은 건물 숲이지만 이러한 건물들 안에 담긴 수 많은 과학 기술의 조합보다도 고대 지어진 로마 시대의 건물이 여전히 전해지는 것들 것 보면 과학의 진보가 가져온 것들이 더 좋다고만은 볼 수 없다는 생각들이 머리를 스친다.

21세기에 살고 있는 우리는 어제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인 것들이 더 나은 것들이라 믿고 있다. 그렇기에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백열 전등은 2014년 이후에는 사라질 것이며 터치 스크린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는 손끝에서 전해지는 감각들에 대해서는 오히려 무뎌지고 있다. 삐삐는 사라졌지만 식당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무선호출기는 정감 어린 호칭이 오가는 것을 대신해 편이성을 도모하고 있고 함석으로 만든 물 조리개 대신 플라스틱 물 조리개와 같이 저렴하면서도 빠르게 생산해 낼 수 있는 것들만 우리 주변에 계속 살아 남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과연 효율성만이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방향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느리고 손이 많이 간다고 해서 불필요한 것들이 아닌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음에도 우리는 철저히 그것들을 도태되었다며 버리고 있으니 말이다. 아마 얼마 지나지 않은 훗날에는 이 책 안에 담긴 사물들 마저 보기 힘든 것들이 되어 버릴 지 모른다. 빠르고 편리한 것이 과연 좋은 것인지에 대해 곱씹어보는 내내 씁쓸함만이 입안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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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민낯 / 김지룡, 갈릴레오 SNC저


 

 

독서 기간 : 2014.09.22~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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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키드 퓨처 - 당신의 모든 움직임을 예측하는 사물인터넷의 기회와 위협!
패트릭 터커 지음, 이은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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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핸드폰이 오늘 일어날 일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예를 들어 옛 연인을 마주하게 되고 그 연인이 나에게 결혼 소식을 전해줄 것이라는 이야기인데, 어느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나 마주할 법한 이야기에 대해서 이 책의 저자인 패트릭 터커는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말하고 있다.

잊고 있었던 싸이월드의 사진들에 대한 울림을 볼 때면 나도 잊어버렸던 순간들을 잊지 않고 알려주는 시스템에 고마워해야 할지 때론 그 관심에 경의를 표해야 할지도 모를 만큼이나 생각해면 우리는 어느 순간 모든 것들에 의해서 분석되고 있는 하나하나의 데이터가 되어 가고 있다. 인터넷 서점만 하더라도 이전에 구매했던 내역들을 기반으로 관심 있는 책들을 추천하고 있으니,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 스스로는 데이터의 계속된 분석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

 스마트 폰 하나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그야말로 편한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는 손바닥 안에 작은 세상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된다. 과학자 마크 와이저가 예견한 바로는 컴퓨터 하드웨어가 PC에서 패드, 보드, 스마트 시스템으로 옮겨 질것이라 말했엇는데 그가 말하는 유비쿼터스 컴퓨팅은 이미 현대 사회 속에 내제되어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 버렸다. 일례로 이전의 컴퓨터는 단순한 계산을 하는 기계로 발명된 초창기의 모델은 방 하나를 차지할 만큼 어마어마한 크기였으나 지금은 손 안에 든 스마트 폰은 크기는 어마어마하게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처리하는 것은 이전의 수 천 배가 넘는 데이터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처리하고 있다.그렇게 편리하게만 생활하고 있는 우리에게 저자는 과연 이 모든 것이 괜찮을까? 라는 질문을 하고 있으며 곧 도래하게 될 네이키드 퓨쳐 일명 벌거벗은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이전보다 훨씬 살기 좋은 시대를 지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리모콘이나 어떤 기기의 작동은 근거리에서 버튼을 눌러야지만 가능한 것들이었지만 현재의 우리는 집 밖에서도 집안의 풍경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바깥에서 전등을 킨다거나 난방을 켜고 킬수도 있게 되는 등 사물인터넷이 가능하게 되어 있으니 말이다. 뿐만 아니라 물류관리사를 공부하는 때에도 마주했던 RFID는 조만간 멀지 않은 미래에는 계산대가 없이 통과하는 것만으로도 어떠한 물건을 소비자가 구매했는지부터 재고관리도 한번에 가능할 것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사물인터넷은 그야말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게 되며 그렇게 수집된 데이터들은 다시금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를 예측하고 바라보며 앞으로 우리가 할 행동들을 예견한다거나 혹은 우리가 이전에 해 왔던 것들을 추적해 나가고 있기에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발가벗은 것과 동일한 상태로 내몰릴 수 있다 경고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개인의 활동 수준, 감정 분석기, 체내 인공 삽입물, 이메일, 음성 메일 등에서 수집한 생물물리학적인 신호에 접근할 수 있다. 그러면 프로그램은 빠르게 전개되는 차응 ㄹ통해 개인의 향후 건강 상태를 알려준다. 어느 날 여러분은 다음과 같은 경고가 담긴 통고를 받을 수도 있다. “친애하는 패트릭, 2주 전에 발생한 스트레스성 사건, 지난밤 현기증이 난다고 호소했던 사실, 최근 1일 알코올 소비량이 메를로 와인 2잔에서 4자느로 늘어난 점을 고려한 결과 내년에 당신이 뇌졸증을 일으킬 확률이 막 10퍼센트로 늘어났습니다.” –본문

아직은 일어나지 않은 미래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우리를 돌아 보더라도 지진을 예측하는 시스템이나 이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건강을 예측하는 프로그램 등 수 많은 시스템 속에서 데이터들은 분석되고 있는데 늘 그것들을 개발하는 이들은 편이성에 대해서만 주장을 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 존재하는 위험성에 대해서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마주하게 된다. 빅 데이터 안에 묻혀버릴 수 있는 개개인의 권리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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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퍼펑크 / 줄리언 어산지저


 

 

독서 기간 : 2014.09.10~09.13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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