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상처를 가진 채 어른이 되었다 - 상처받은 유년의 나와 화해하는 법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윤경 옮김 / 프런티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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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책을 읽는 내내 이전에 해리 할로가 진행했던 원숭이 실험이 떠올랐다. 가슴 부분에 먹이를 달고 있는 철사로 만든 원숭이 어미와 몸통 부분을 부드러운 천으로 만든 원숭이 어미를 넣어두고 새끼 원숭이가 어느 쪽 어미를 선택하는지에 대한 실험이었는데 당시 새끼 원숭이가 어미를 찾는 것은 생존을 위한 먹이 때문이라 생각했기에 당연히 먹이를 안고 있는 어미에게 가겠거니, 했지만 새끼 원숭이가 선택한 것은 부드러운 천으로 자신의 몸을 부빌 수 있는 어미였다. 배가 고픈 순간에만 새끼 원숭이는 먹이가 있는 철사로 만들어진 어미에게 다가갈 뿐, 대부분의 시간을 천으로 만든 어미 원숭이에게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보며 유년기에 인간이 엄마를 찾는 것은 생존을 위한 먹는 것을 갈구하는 것이 아닌 자신을 품어줄 수 있는 따스한 체온이라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지금으로서는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 유년기 시절의 부모와의 애착관계가 한 인간이 성인이 되고 나서까지도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하는데 이미 몸은 성체가 되어 그 누가 보아도 어른의 형상을 보이지만 내면에 있는 나는 아직도 상처를 안고서, 심지어 스스로는 그것이 상처인지 모른 채 그저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나의 모습이라고만 생각하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 깊이 들여다보고서는 무엇이 문제인지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 바로 <나는 상처를 가진 채 어른이 되었다>였다.

 불안정한 애착 유형을 길러내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부모에게 부정적인 대우나 평가를 받으며 자라는 일이다. 아이에게 보통 수준보다 뛰어난 능력과 장점이 있는데도 부모가 그 아이를 부정적으로 키우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는 완전히 애물단지 취급하는 일마저 있다.

이러한 전형적인 예는 <인간 실격>의 다자이 오사무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그가 남긴 유명한 말, “태어나서 죄송합니다는 그의 마음속 본질을 매우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본문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다. 헤밍웨이, 장자크루소, 클린턴, 오바마, 잡스 등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그들에게도 유년시절의 상처는 있었으며 중요한 것은 이 상처를 어떻게 자신 안에서 받아들이는지에 따라서 결과는 천차만별로 드러나게 되는데, 상처를 그저 품고만 있을 것인지, 아니면 치유하고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에 대한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애착의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선 안전기지를 확보하고 어린 시절의 결핍을 채워주는 지지자 역할을 하며 공감해주는 과정과는 별개로 또 하나의 과정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언어를 개입시킨 인지적 과정이다. 이들을 병행해서 진행한다면 회복까지의 과정은 훨씬 더 탄탄해질 것이다. –본문

 내가 어릴 때만 해도 보통 엄마가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점차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많아지게 되면서 요새는 산후휴가 몇 개월을 받아 그 기간 동안에는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지만 그 기간이 지나고 나면 조부모님이나 보육원 등의 시설에 아이를 맡기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저자는 현실적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이 실태에 대해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양육자의 부재는 물론이거니와 애착 장애의 가장 큰 원인을 양육자가 빈번히 교체되는 것이기에 임시 양육자와 양육자 간의 잦은 이동은 아이에게 있어서 혼돈이 될 수 있는 것은 물론 두 명 이상의 양육자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불안감에 두 배의 상처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미 그 시간들을 지나와 상처를 안고 있는 나와 같은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저자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아프지만 지나왔던 상처를 다시금 마주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 그렇게 다시금 상처를 마주하게 되면서 과거의 내가 받았던 상처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한다.

 어른이 되었지만 내면에는 무수한 상처를 가지고 있던 어른들을 위해서, 그리고 나와 같은 또 다른 이들이 자라나지 않길 바라며 지금의 내가 어떠한 모습인지에 대한 점검은 물론, 안에 담고 있던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나갈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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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닿는 순간 행복이 된다』 / 이달희저


   

 

독서 기간 : 2014.08.18~08.21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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