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을 맞이하여 트렌드 코리아를 읽은지 벌써 3번째이니 나름대로는 꽤나 부지런히 이 책을 읽고 있다. 희한한 것이 늘 이 책을 마주할때면 벌써 올해가 다 지나갔다니, 라는 허탈함과 이제 또 한살 나이가 들겠지, 라는 막막함 그리고 대체 어느새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나왔으며 그 동안 한 것도 없이 또 1년이 지나갔구나하는 허탈함 등등 마치 이 책이 당신이 또 올해를 그저 그렇게 보냈구려, 라는 메세지를 전해주는 듯, 멍하게 받아들여 푸념 속에 한 장 두 장 넘기게 되고 그렇게 또 페이지를 넘기게 되면 언제 그러한 푸념을 했냐는 듯이 즐겁게 이 책에 빠져들게 되는데 작년도 그렇고 재작년도 그러했던 나의 모습은 기시감이 되어 오늘 또 그렇게 재현되고 있었다. 청마의 해를 지나 청양의 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사실 2015년에는 선거나 이렇다할 이슈도 없기에 2015년이라는 숫자는 그저 낯설기만 한대 올 2014년도에 드리웠던 그 어느때보다도 많았던 사건 사고들을 생각하면 하루라도 빨리 2015년도가 되어 더 이상의 아픔 없이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 올해의 마지막을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현재의 기점에서 2014년을 정리하고 2015을 준비하는 이 책은 늘 중간 다리 역할을 하며 새해를 맞이할 채비를 하게 해주고 있다. 2014년도의 소비트렌드와 2015년도의 소비트렌드 전망을 함께 읽어보노라면 어느새 그래, 그랬지, 라는 생각과 함께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이 어느 새 2015년도의 전망 속에 포함되어 있구나, 그렇다면 이러한 행태를 보이는 것이 나 혼자만이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들을 떠올리게 된다. 하나의 매장에 하나의 브랜드가 들어가는 '원 브랜드 스토어'에서 '편집숍'으로 전환하는 이 같은 현상은 비단 백화점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패션 기업 신원 역시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편집숍 '맨큐'를 개점하며 전통적인 디스플레이에서 탈피했다. 스타일 중심으로 브랜드 간 배치의 경계를 허문 것이다. 이처럼 최근 들어 갑자기 편집숍이 늘고 있는 현상은 브랜드 이름보다 스타일을 중시하는 스웨거들의 영향력과 무관하지 않다. -본문 어느 순간 등장한 swag라는 단어가 패션을 넘어 음악, 영화등의 매체 속에서 쉬이 마주할 수 있었던 2014년도는 그야말로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몸짓이 어느때보다도 강했던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유행이라는 파도가 한 바탕 지나가고 나면 너나나나 할 것 없이 모두 동일한 마네킹이 되어 활보하던 때를 넘어서 이제는 나만의 개성을 표출하고 남들과 다른 멋을 찾아다니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것은 비단 패션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닌 영화에서도 아트버스터의 입김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거나 SNS에서 퍼져나갔던 아이스버킷 챌린지나 인 마이 백 릴레이 등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문화에서도 뼈대 있는 멋스러움을 찾아가려 하는 이들의 모습이 눈에 띄는 한해였다. 편한것들을 추구하기 보다는 몸소 몸으로 체험하고 그 안에서 땀을 흘리며 희열을 느끼고 열정을 느끼는 이들부터 이미 지나왔던 이전 시대로의 회귀는 촌스럽다, 가 아닌 이전의 기억을 안고 살던 이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와 그때의 시절로 잠시 돌아가게 드라마나 음악, 영화들도 대거 등장했었다. 마케팅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은 이제 어떤 유횩에도 무감각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콘크리트 쇠자'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제는 어떤 미사여구로 현혹해도 단단한 콘크리트처럼 잘 먹혀들지 않는다는 것을 빗댄 말이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하면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말보다는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 소비자 스스로 확신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본문 2015년도의 모습들을 예상해보면 현재의 나의 모습과도 매치되는 것들이 꽤나 많이 있었는데 '햄릿 증후군'이나 '증거중독', '꼬리, 몸통을 흔들다'의 모습 속에서 볼 수 있는 현상들이 지금도 나의 일상에서 심심지 않게 드리우는 모습들이기에 이것이 바로 내년의 모습이었다니, 라는 놀라움과 실은 이 모든 것들이 생경한 것들이 아닌 이곳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2014년을 넘어서 2015년이 오면서 한 순간에 이 모든 것들이 변화하지는 않겠지만 14년의 마지막에서 새해를 바라보며 이 책을 읽어내려가는 느낌이 이전과는 또 다르게 다가온다. 모든 것을 알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미리 예견해본 2015년이 이제는 막연하게 원망스럽지만은 않은 채 설렘과 기대감으로 기다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