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111번가의 목수 - 나를 바꾸는 진정한 삶의 가치
존 고든 지음, 구미화 옮김 / 한경비피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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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정장을 입은 사람들의 빠른 발걸음과 운동복 차림으로 바쁘게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뉴욕의 월스트리트의 모습이자 센트럴 파크에서 볼 법한 사람들의 모습이다. 늘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이들 중에 섞여 있다는 목수의 모습은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상상되지 않는 모습으로 뉴욕이라는 커다란 조각 퍼즐 위에 어울리지 않는 것이 아닌가, 라는 의구심으로 책을 펼친 나에게 여전히 색안경을 바라보고 있는 나를 반추하게 만든다.

 그야말로 성공한 사업가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마이클 앞에 남겨진 목수라는 명함 한 장은 그에게 발생한 갑작스런 사고를 넘어 과연 제이라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대한 궁금증으로 그를 찾아가게 된다. 성공이라는 두 글자를 자신의 가슴 안에 새겼다 생각했지만 또 다시 드리운 눈 앞의 벽을 실감하고 있던 마이클은 제이를 마주하게 되면서 그 동안 자신이 알아왔던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벗어 던지고 진실한 삶의 의미를 배워가게 된다.

마이클은 더는 바쁘다는 핑계로 가족들을 사랑하지 못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절감했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팀원들을 더욱 사랑하려 노력하고, 직원들이 고객을 더욱 사랑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다짐했다. 두려워하는 대신 모든 일에 애정을 갖고 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사랑은 그에게 리더로서 성공하는 위대한 법칙만이 아니었다. -본문

가족이기에 오히려 짜증도 잘 내고 밖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여과 없이 풀어버리고 했던 나에게 제이는 마이클을 통해 사랑, 섬김, 보살핌을 기반으로 살아온 그의 삶을 전해주고 있다. 사실 이렇게 단어를 나열하는 것만으로 그것이 어떠한 삶인지에 어느 정도의 느낌이 전달되기는 하지만 아는 것과 그 아는 것을 행동으로 직접 보여주는 것이 얼마나 다른지에 대해서 마이클과 제이의 삶을 중첩시켜 보여줌으로써 어떠한 삶을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자연스런 이해를 전해주고 있다.

부정적인 시각을 접해도 긍정을 잃지 않겠다고 맹세합니다.
주위가 온통 비관적일때도 낙관주의를 고집하겠습니다.
두려움이 느껴지더라도 믿음을 갖겠습니다.
증오하고 싶어지면 애써 사랑하겠습니다.
모질고 싶어질 때는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마음을 고쳐먹겠습니다.
시련이 닥치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찾겠습니다.
역경에 부딪히면 더 강해지겠습니다. –본문

 늘 나만을 우선으로 생각했던 나에게 과연 그것이 옳은 것들이었는지에 대해 나지막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조용한 시골길을 걸으며 혼자 사색에 잠기듯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성공이라는 이른바 세상에 이름을 알리고 남들보다 더 많은 돈을 거머쥐어야만 이 생을 사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우리가 사는 이 곳은 그 이외에 얼마나 많은 의미들이 있는 것인지를 전해주는 이야기를 통해서 나는 다시금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작은 것에도 감사하며 주변에 있는 소소한 행복을 즐기며 살아야지, 하면서도 늘 잊고 있었던 이야기들을 이 책을 통해서 그들의 따스함에 서서히 물들어가면서 나부터가 달라져야겠다는 작은 결심을 하게 된다. 변화하는 작은 발걸음이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을 조금씩 따뜻하게 데워주길 바라며 훈훈한 마음 가득 안고 이 이야기가 오랜 동안 내 곁에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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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르와 함께한 인생여행 / 미치 앨봄저


 

 

독서 기간 : 2015.02.28~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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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 - 공부에 지친 청소년들을 위한 힐링 에세이
박성혁 지음 / 다산3.0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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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수학능력시험을 치르고 난 후 전국 수석의 인터뷰에서 빠지지 않던 멘트인 교과서 중심으로 공부했어요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늘 코웃음을 치곤 했다. 교과서 만으로 어떻게 그게 가능하겠어, 라는 못난 심보에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이룬 그에 대한 동경과 나의 모습을 바라보는 자조가 섞인 비뚤어짐이겠지만 늘 그렇게 그들을 보는 내 모습은 어긋나 있기만 했다.

 공부해야지, 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어느 날엔가는 대체 왜 이런걸 하고 있는 것일까, 라는 어디로 향할지 모를 원망과 공부해서 대학가면 내 모든 것이 달라진다는 그 막연한 판타지에 다시 최면에 걸린 듯 책상에 앉아보지만 내 마음 속 근본에서부터 자리하지 않는 허황된 꿈은 곧 오래지 않아 무너지고 또 다시 공부에 대한 압박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쳇바퀴를 돌 듯 그렇게 매일이 반복되었던 학창시절은 의지와 상관없이 끝나버렸다. 그 곳만 벗어나면 모든 것이 행복할 것만 같았던 철 없던 그때를, 30대인 지금 돌이켜보면 왜 그토록 공부하는 것을 싫어만 했던 것일까, 라는 한숨만 인다. 그때는 아마도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그저 흘러가는 대로 따라만 갔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는 알고 있습니다. 내가 늦었다는 것을요, 늦지 않은 사람은 자신이 늦었는지 늦지 않았는지 궁금해 하지도, 불안해하지도 않습니다. “너무 늦어버린 것 아닐까요?” 라는 질문 자체가 내가 늦었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입니다. 나는 정말로 늦어버린 것, 맞습니다. (중략)

적당히 덕담이나 좀 던져주고 무책임하게 등 토닥거려주는 것. 저는 못하겠습니다. 거짓말하기 싫습니다. ‘점수 차이를 극복하려 해봐도 진도 차이 능력 차이가 발목을 잡을 겁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해보아도 잘 안 될 겁니다. 포기하세요. 미안하지만 늦었습니다. -본문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은 바로 대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평 불만만을 늘어놓는 이들을 위해서 그야말로 딱! 인 책이 아닐 수 없는데 물론 제목을 보는 순간 대체 공부가 그 무엇이라고 재미가 있다는 것이냐며 반감을 드러낼 수도 있겠지만 책을 펼치자 마자 드리우는 촌철살인을 보노라면 이 책을 그리 만만하게만 볼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이토록 냉정한 얼굴 뒤로 그는 그럼에도 아직 제대로 뛰어보지도 않은 채 포기하려 하는 우리를 다독이고 있다. 공부라는 것이, 우리가 익히 생각하는 문제를 맞추고 더 좋은 성적은 받는 것이 전부라 생각하는 우리에게 공부란 경쟁이 아닌 성장에 초점을 맞춰 바라봐야 하며 다른 사람을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닌 어제의 나를 이기기 위해 매일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곤에 찌들었지만 내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도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습니다. 제 그런 눈빛은 살면서 처음 보았어요. 약간의 자신감과 약간의 만족감, 약간의 당당함과 약간의 기대감이 뒤섞인 묘한 눈빛. 그럴 때면 제 자신에게 미안해졌습니다. ‘충분히 이렇게 할 수 있었는데, 왜 나는 너에게 기회도 줘보지 않고 내버려 두기만 했을까……’ 그렇게 가끔 감당할 수 없는 후회가 번져갈 때면 저는 제 자신에게 약속했습니다. 
 
다시는 널 내팽개쳐두지 않을게.’ -본문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았던 열 다섯 살의 자신을 보면서 이대로 계속 살아도 되는 것일까? 거울 속에 비친 아이의 모습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것이 두려워 그 동안 미뤄왔던 공부를 하기로 결심한다. 그 이후 그가 보여주는 모습은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자신을 가혹하게 밀어붙이고 있는데 이 모든 것이 누군가의 요청이나 명령이 아닌 자의로 움직이는 것이기에 그는 이 시간들이 너무나 행복했노라고 고백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성적이 오를까에 대한 고민보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 것인지, 왜 공부를 하려 하는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먼저 찾아봐야 한다는 그의 이야기를 가만 듣고 있다 보면 단 한번도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그러한 시간들은 가져보지 않았던 나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저 하라고 하니 책상 안에서 시간을 때우고만 있었을 뿐 진정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지는 못했던 셈이다.

 동일한 시간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왔던 모티베이터의 이야기를 넘어 공부가 하고 싶었지만 어린 나이에 이미 가장이 되어버린 한 소년의 이야기와 여자이기에 공부를 할 수조차 없었던 아이, 인간임에도 노예라는 속박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이와 전쟁의 그늘 속에 싸늘한 주검이 되어버려야 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보노라면 공부를 할 수 있는 이 시간이 얼마나 귀한 것들인지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남들이 볼 때 나는 그저 그런 학생들 중 하나일지도 몰라요. 학교에서 나는 존재감이 별로 없을 수도 있어요. 그러다보면 나조차 나를 그렇게 생각해버릴지도 모르죠. 그러나 아버지에게만큼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나는 우리 아버지가 등이 휠 것 같은 삶의 무게를 견디게 하는 힘입니다. 아버지를 하루하루 버티게 하는 에너지입니다. 아버지 가슴을 묵직하게 채우는 버팀목입니다. 나 때문에 등이 휠 것 같은 아버지는, 그렇지만 또 나 때문에 살아요. –본문

그저 평범한 나를 등불 삼아 사는 부모님의 모습을 넘어 진정 나를 위해서라도 어떻게 현재의 나를 다독여야 하는지에 대해서 곱씹어 보게 된다. 이제는 책상과 멀어 진 때라고는 하지만 배워야 하는 것은 살아가는 동안에 계속되어야 하는 것이기에 이 안의 이야기를 오랜 동안 간직하고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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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 / 이시형저


 

 

독서 기간 : 2015.03.14~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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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의 나라
김나영 지음 / 네오픽션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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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확천금의 꿈이라는 달콤한 상상을 누구든 한번쯤은 해 보았을 것이다. 세상에 그런 일이 가능하기는 할까? 라는 물음을 가지고 있지만 어김없이 들려오는 행운의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를 마주할 때면 과연 그들은 어떻게 이 모든 것을 거머쥐게 되었을까, 라는 무한한 부러움 속에 나래를 펼치다가도 어느 새 현실 속의 나를 바라보고서는 그 모든 것은 내 것이 아니려니, 하고 돌아서게 된다. 이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며 아등바등하면서도 내일을 위해 오늘을 사는 평범한 이들의 현재이다.

 그러나 이 책 안에 등장하는 이들은 평범한 우리네 삶과는 다른 모습이 드러난다. 도박의 세계를 배경으로 활활 불타오르고 있는 그 모습을 보노라면 일확천금이라는 그 달콤한 유혹의 늪에 빠진 이들의 삶이 실제는 진창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갈망하는 미래는 그 누군가에게 주어질 로또와 같은 한방의 인생역전이지만 어찌된 것이 그 안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 그 주인공은 물론 주변 이들마저도 모두 아픔을 안고 살아갈 수 밖에 없다.

 미장이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이용팔은 함께 일하던 영감의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고서 자신도 그와 같은 인생 역전을 꿈꾸며 불법 도박장으로 향하게 된다. 1000만원이 2000만원으로 변모하는 순간, 용팔은 이제 세상은 자신의 손안에 들어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런 걱정 없이 이 안에 살게 된다면 그에게는 끊이지 않는 돈의 샘물이 생기는 것이라 믿어왔지만 이 순간의 행복은 며칠 만에 그를 빈털터리로 만들어 버린다. 그나마 이 도박판에서 건진 것이 있다면 그의 돈을 쓸어가 버린 이정연을 얻은 것이고 이 인연은 그의 삶을 계속해서 도박판이라는 곳을 벗어나지 못하는 굴레로 전락해 버린다.

그의 말에 따르면 도박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었고,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지옥 불구덩이였다. 하루는 선영이 포커를 가르쳐달라고 떼를 쓰다 씨알도 안 먹히자 자기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인가요?”하고 쏘아붙일 날도 있었는데 그때 그는 한치의 미동도 없이 냉랭하게 대답했다.
꼬마야 난 호텔 카지노학과를 졸업했고, 곧 카지노 딜러로 취업할 거야. 하우스 도박장을 들락거린 건 현장 실습을 겸해서 호기심과 재미로 다녔을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조금도 없어. 하지만 넌 그렇지 않잖아. –본문

 도박판을 떠나 착실하게 살아보고자 했던 정연에게 드리운 삶의 무게는 어쩔 수 없이 그를 다시 도박판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문제는 그가 마주했던 상대가 도박판의 식인사자로 불리는 강사자이었고 자신의 돈을 떼어가는 이에게는 무조건 죽음으로 앙갚음을 했던 그의 방식은 정연을 싸늘한 주검으로 내몰아버린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아내였던 은경마저 세상을 등지게 됨에 따라 정연의 아들이었던 재휘는 세상에 홀로 남겨지게 되고 호형호제의 뜻을 품었던 그의 아들을 용팔은 조용히 거둬들이게 된다.

아빠! 안 돼요!”
강 회장은 오사장의 눈앞에서 현찰 다발을 팔락팔락 넘겼다. 돈 냄새, 강렬한 돈 냄새! 그 돈이 이 가방에도, 저 가방에도 가득하다. 돈의 족쇄를 차고 생사의 갈림길에 선 그에게 이보다 달콤한 유혹이 있을까.
 
오 사장님은 딸을 거시는 겁니다. 어떻습니까?” –본문

그리고 또 하나의 장면 속의 주인공인 선영. 아버지인 오사장의 도박 때문에 가정이 파탄 나기까지 고작 2년 남짓의 시간이 지내온 그녀에게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 버리게 된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그의 아버지는 당당히 대학에 합격한 딸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바른 삶을 살겠노라 맹세를 한다. 이것이 그들에게 열린 제 2의 인생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오사장의 눈 앞에 드러난 아내의 사망 보험금 1억은 다시금 그를 불법 도박장으로 향하게 하는 신호탄이 되었으며 인간의 탈을 쓴 짐슴처럼 도박판에 뛰어 든 그는 결국 자신의 딸인 선영마저 도박판의 재물로 올려 놓은 뒤에 자살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도박이라는 인간의 욕망이 들끓는 곳에서 가족을 잃어야만 했던 재휘와 선영은 그렇게 서로에게 마음을 열게 되지만 둘은 동상이몽을 꿈꾸고 있다. 그 모든 것을 덮은 채 자신의 삶을 살아가려 하는 재휘와 아버지의 복수를 꿈꾸고 있는 선영은 서로 바라보는 방향이 달랐기에 결국 헤어지게 되지만 그들의 마지막은 씁쓸하게 마무리 되지 않기에, 그들을 계속 바라보게 한다.

도박의 신에게 미움 받지 않으려면 욕심을 버려야 돼. 더 많이 갖겠다는 것도 잃은 것을 찾겠다는 것도 모두 욕심이야. 때때로 신은 우리 마음을 시험하기도 하지만 그걸 이겨낸 사람에게는 반드시 값진 선물을 주고 떠난단다. –본문

욕망이 가득한 이곳에서 영원한 승자는 없다. 그 안에 사라져가는 인간만이 존재할 뿐 그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었다. 도박이라는 굴레 속에서 아픔을 안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이 안에 빠져드는 순간 모두가 먹이감으로 전락되어 버리는 안타까운 현실만이 존재하고 있는데 여전히 어디선가에 피어있을 이 야수의 나라가 점점 사그라들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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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 / 신경진저


 

 

독서 기간 : 2015.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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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의 세계사 - 인류의 문명을 바꾼 7가지 금속 이야기
김동환.배석 지음 / 다산에듀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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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의 역사 속에 담고 있는 금속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이 책을 펼쳐보기 전까지만 해도 과연 금속이라는 것이 우리네 지난 날 속에서 얼마나 많은 역할을 해왔던 것일까, 라는 의문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금속이라는 것을 이용한 것은 현대에 들어서 사용했던 것이 아닐까, 라는 막연한 생각만이 맴돌고 있던 나로서는 이 안에 들어있는 엄청난 이야기들은 그야말로 그 전에는 존재하는 지도 몰랐던 신세계로서 그저 현재 사용하고 있는 금속이 아닌 인류 속의 역사를 이끌어 왔던 한 축이었다는 금속에 관한 이야기는 알면 알수록 즐겁기 그지 없는 지식의 샘으로 다가왔다.

 구리에서부터 수은까지, 우리네 역사에 큰 축을 남긴 금속부터 하나씩 만나보는 시간은 학창시절 과학시간에 만났던 화학 시간의 복잡하고 지루했던 순간을 넘어 스스로 찾아보게 하는 즐거움을 전해주고 있다.

 우리는 인류의 역사를 금속을 중심으로, 석기 시대까지의 비금속기와 청동기 시대부터의 금속기로 나누어 구분 짓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인류가 석기 시대를 벗어나게 해 준 최초의 금속이 무엇이었는지, 우리가 무심코 청동기 시대라고 구분 짓는 그 시대 속에서 금속이 어떻게 인류의 삶을 변화시켰는지. 현재 진행 중인 철기 시대를 이끌어 온 것은 누구이며 앞으로 이 시대가 얼마나 더 지속될 것인지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금속이 인간의 삶 속에 너무도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서 그런 것일까. 마치 공기의 존재가 당연하게 느껴져 그 중요성 대한 인식이 옅어지는 것과 같이 우리는 역사 속 금속의 역할에 대해 너무나 관심이 없다. –본문

인류 최초의 금속으로 알려져 있는 구리는 고대 자신의 영역을 널리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서 동전 속 자신의 모습을 새겨 넣기도 했으며 때론 구리를 가지로 장식품인 송곳을 만들기도 하고, 성경을 기록하는 재료로도 이용해 왔다고 하니 10원짜리 동전의 재료로 익히 알고 있던 구리의 면모가 색다르게 보이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닥터 코퍼라는 이름으로 세계 경제의 지표를 예측하는 원소로도 자리매김을 했다고 하니, 널리 이용하기도 쉬울뿐더러 매장량도 나름 풍부한 구리가 왜 인류가 이토록 오랫동안 구리와 함께 해 왔는지를 되새겨 보게 된다.

납은 일반적으로 구리, 아연, 은 등과 함께 화합물로 발견되기 때문에 납을 얻기 위해서는 녹여서 납만 추출하는 제련 과정을 꼭 거쳐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정교한 납 비드가 발견되었다는 것은 납이 함유된 광석을 용광로에 녹여서 적당한 크기의 납 덩어리로 만드는 공정이 차탈휘이크에선 이미 행해지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도 언제? 기원전 6500년 전에! 납 비드의 제작 연대를 검사해 보니 지금까지 기록된 어떠한 납 사용 연대보다 앞선 기원전 6500년 전으로 확인되었다. 인류 최초의 납 공예인이 차탈휘이크에 거주했다는 사실이 이로써 명백해진 것이다. –본문

 유연휘발유나 박가분 안에 있던 납의 모습을 보노라면 인간에게 함부로 다뤄서는 안될 금속이라는 것이 명백하지만 이 납은 방사선의 노출을 방지하는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되는 자원이라고 한다. 납 중독이라는 것에만 포커스를 두어 납, 하면 무조건 피해야만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던 나에게 있어서 납이 인간에게 전해줄 이득과 위험은 모두 인간의 손 안에서 피어나는 것임을 배우게 된다.

 은보다는 금이 현재의 우리에게는 더 큰 가치로 다가오기에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누구나 금을 택하겠지만 고대에 있어서 은은, 특히나 이집트의 파라오에게 있어서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금속이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은은 질병을 치료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에 음식이나 물이 부패하지 않도록 돕는 것은 물론 화상이나 상처를 치료하는 대도 쓰였다고 하니, 은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가치가 높았던 그때로 시간을 되돌려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을까. 여하튼 금보다 귀한 이 은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제련 공정을 거쳐야 한다고 하니, 은을 쓰기 위한 인류의 노력은 아주 오래 전부터 계속 되어 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눈부시게 번영했던 이집트 문명을 들 수 있다. 고대 이집트 제4왕조가(기원전 2613!2498)가 지는 후부터는 이집트에서도 청동이라는 놀라운 재료를 알고 있었으나, 주 원료인 주석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제 12왕조(기원전 1991~1786) 무렵까지는 청동기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4왕조에서 제 12왕조에 걸쳐 이집트 문화는 다른 여러 지역의 청동기 문화나 철기 문화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었는데 단지 청동이 없어서 못 쓴 것일 뿐이지 기술이 부족해서 못 쓴 것은 아니었던 셈이다. –본문

 청동기 시대를 열었던 주석의 이야기는 너무도 당연히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의 순으로 진행되는 것이라 생각했으나 주석이 지구 상의 모든 곳에 존재하지 않았기에 청동기를 쓸 수 없던 상황의 역설은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를 드러내는 것이었다. 시대를 구분하는 삼시대법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청동기 시대가 전 세계 적으로 동시에 발생했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생경하지만 신기하게 다가온다. 뿐만 아니라 주석의 동소체에 따라 나폴레옹의 진격은 실패로 돌아갔으며 극지방을 탐사했던 스콧은 죽음을 면치 못했으니, 금속이 역사 안에 담아 놓았던 비밀은 알고 보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지구 상에 있는 철이 회색조의 빛깔이겠거니, 라 생각했던 나에게 있어 철의 원색은 은빛이라는 것을 전해주고 있으며 지구상에 존재하는 금속 중 유일하게 액체로 존재하는 수은은 현재의 우리에게는 두려운 존재지만 진시황에게는 영생을 꿈꾸게 해주는 금속이었다고 하니, 금속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다시금 전해주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너무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어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금속 안에 숨겨져 있던 역사가 이토록 장대했다는 것에서 페이지를 넘기면서 절로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인류의 역사를 바꾼 7개의 금속 이외에 또 다른 이야기들도 계속해서 전해지길 바라며 관련 내용들을 찾아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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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 / 제러드 다이아몬드저


 

 

독서 기간 : 2015.03.15~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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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 새벽의 주검
디온 메이어 지음, 강주헌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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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그야말로 문제아처럼 살아오던 자토펙 판 헤이르던에게 켐프의 소개로 사설탐정으로 사건을 맡을 기회가 찾아온다. 주먹다툼으로 철장에 있는 그에게 무슨 사건이람, 이란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는 전직 형사이자 학자로서 꽤나 유능한 인재였으며 촉망 받는 미래를 거머쥐고 있던 사내였다. 현재는 자신의 분노도 주체하지 못하고 이래저래 휘둘리고 있는 신세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 그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교차되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유능하던 그가 어찌하여 지금의 터덜터덜한 현재가 되었는지에 대한 과거로부터의 회귀와 호프 베네커와 함께 풀어가야 할 사건을 쫓아가는 7일간의 여정 속에서 보여지는 이야기를 쫓아가다 보면, 그의 삶이 어떻게 그를 지금 이곳으로 이끌고 왔는지에 대한 보고와 함께 도무지 풀리지 않을 것만 같은 사건이 점점 퍼져나가며 광활한 비밀을 안고 있었다는 것이 드러나게 되면서 소설은 점점 깊은 심연 속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이게 된다.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요하네스 야코뷔스 스미트. 대체 이놈은 무슨 거짓말을 한 것일까? 어떤 속임수를 썼던 것일까?
판 헤이르던은 금고에서 발견된 종잇조각, 즉 달러를 쌌던 포장지 한 조각을 근거로 지나친 비약을 했다는 걸 깨달았다. 지나친 비약이었다. 하지만 왜 그는 그런 금고를 지었을까? 그가 정상적인 시민, 법을 준수하는 시민이었다면, 총이나 보석을 보관하는 작은 금고를 살 수도 있었을 텐데. 법을 준수하는 시민들은 번거롭게 가짜 신분증을 만들지 않았다. 스미트라는 가짜 이름을 사용한 사람은 많은 것을 감추어야 했던 놈이 분명했다. 대체 놈의 진짜 신분은 무엇이었을까? 그 빌어먹을 금고에는 뭐가 있었을까? –본문

살인 사건의 현장에서 발견되었던 일말의 증거는 표면상으로는 그저 금고를 노린 살인사건이라 보여주고 있지만 실상 그 안을 파헤쳐갈수록 점점 사건을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오랜 시간 동안 이 마을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이웃들과 교류조차 없었던 얀 스미트는 망자와 11년 동안 동거를 했던 요한나 판 아스의 요청대로 금고 안에 담겨 있던 유언장을 찾아달라는 요청을 받게 되어 수사를 벌이게 되지만 이 난항을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도무지 방도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의 동거인이었던 요한나 판 아스의 소행이 아닐까, 부터 시작된 수사는 야코뷔스 스미트를 찾아가면 갈수록 그가 예사 인물이 아니었음을 조금씩 드러내고 있다.

평범한 고가구 운반을 하는 듯 했지만 남아프리카에의 커다란 금고 속에 있었을 법한 달러의 흔적.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하여 살고 있던 야코뷔스. 면식범의 소행이 높은 것으로 보이며 주로 미군이 사용한다는 M16까지. 대체 이 자가 안고 있었던 삶의 무게는 무엇이었을까. 판 헤이르던이 진짜 야코뷔스 스미트를 찾기 위해 호프의 고객이었던 카라 안 루소의 도움을 받아 스미트 사건과 그의 사진을 신문에 개제하게 되고 사건은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나는 마르네비크 사건을 다시 생각해보았다. 내가 모든 것을 또렷이 기억할 수 있었다는 것은, 베이비 마르네비크가 내 목을 에워싼 심리적 장애였고, 내 심리 세계에 자리 잡고 보이지 않게 온몸에 독소를 퍼뜨린 악성종양이었다는 뜻이다. 이런 심리적 장에 때문에 내가 나 자신에게 충실하지 못했던 것일까, 아니면 그 장애는 작은 원인에 불과했던 것일까? 마르네비크 사건은 내 삶의 다른 부분에도 악영향을 미쳤을까? 나는 모든 것을 곰곰

 거침없이 자신의 욕망을 판 헤이르던 앞에서 보여주는 카라 안의 모습과 함께 헤이르던이 걸어온 지난날의 모습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의 인생을 좌지우지했던 2명의 여인을 중점적으로 바라보자면 먼저 어머니의 친구이자 유명한 시인이었던 베이비 마르네비크는 그에게 육체적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려준 장본인이었다. 한창 끓어오르던 10대의 그에게 깊은 사랑을 알려준 그녀가 무참히 살해당한 것은 그로 하여금 이 사건을 어떻게든 풀어나가야 한다는 죄책감과 같은 무게를 안고 있던 그가 범죄심리학 박사로서 성장해 나가는 것은 어찌 보면 그가 세상을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는지도 모른다. 그의 심연에 남아있던 이 사건의 해결을 위한 집념은 한 성범자자의 차 안에서 발견된 접착테이프를 바라보고서는 그가 연쇄 살인범일 것이라는 단초를 찾아가게 되고 그렇게 베이비 마르네비크를 포함한 여성들을 무참히 살해한 심멜이란 인물을 밝혀냄으로서 학계에서 신명 받는 연구자로 주목을 받게 된다.

판 헤이르던이 그 당시의 여자친구였던 벤디의 바람대로 교수로서 계속 그의 업적을 이어나갔더라면 지금쯤 평범한 가장으로서 오늘을 살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되면서 빌리 시얼 경감은 그를 형사라는 새로운 세계로 인도하고 있었으며 그 곳에서 그는 나헬과 노니 나헬을 만나게 되면서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시간을 보내게 된다.

 다시 사건으로 돌아와 야퀴보스 스미트라는 인물이 실은 루퍼트 데 야허르였다는 것과 그가 1976년 이미 망자가 되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 되었다는 것을 그의 어머니인 루퍼트 데 야허르를 통해 발견하게 되면서 이 사건이 거대한 장막 속에 드러낸 일부의 무엇이라는 것을 직감하게 된다. 그저 한 남자의 죽음이라고 생각하기에는 CIA부터 시작하여 군정보국과 살인강도부의 알력까지, 너무나 많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고 판 헤이르던은 이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서는 공권력의 힘이 아닌 어둠의 통로를 통해서 이 문제를 즉시해야 한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파악하고서는 오를란도 아렌세를 찾아가 이 문제에 대한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스페클이 말했습니다. ‘난 누가 우리 비밀을 발설할지 알고 싶어. 부시와 나는 어느 편에 서야 하는지 결정했어. 포라와 루퍼트가 어느 편에 섰는지도 알고 있고.’ 그러자 부시가 소총을 헤리와 클린턴, 레드와 코스에게 겨누었습니다. ‘너희도 어떤 생각인지 분명히 밝혀야 할 거야!’ 스페클은 이렇게 말하고 다코타에 올라탔습니다. 잠시 후 총성이 울렸습니다. 조종사였습니다. 스페클이 조종사를 쏘아 죽였습니다.
 
언젠가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었는지 누군가 나한테 심리학적으로 설명을 해줘야 할 겁니다. 우리는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습니다. 나흘 동안 거의 잠을 자지 못했고 극도로 불안했습니다. –본문

30여 년 전의 한 순간의 판단이 이 안에 있던 모든 이들의 인생을 구덩이 속으로 밀어 넣어 버렸다. 그때도 수 많은 사람들이 죽었으며 그 비밀을 안고 살아가던 이들 역시도 살아도 살아가는 것이 아닌, 늘 어디선가 감시 받으며 살아야 했다. 뿐만 아니라 루퍼트 데 야허르를 파헤쳐가고 있는 판 헤이르던과 호프, 그의 어머니와 야허르의 어머니까지도 또 다시 모두 죽음과 마주해야만 했는데 이 사건의 중심으로 들어가면서 드러나는 비밀의 장막은 서서히 악의 장막을 드러내고 있다.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말하는 이 이야기의 시작과 결말을 보노라면 눈앞에 펼쳐지는 수 많은 죽음의 단상도 단상이지만 그 뒤에 이 모든 것들을 벌이고 있는 인간의 악랄함에 송연해진다. 착오가 불러일으켰던 사건을 덮기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의 피로 물들여야 했던 그 순간은 그 시간을 함께 했던 이들로 하여금 평생 벗어날 수 없는 올가미를 스스로 묶게 만들었으며 판 헤이르던 역시 자신 안에 숨겨져 있던 악마와 같은 모습을 바라본 적이 있었기에 이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기에 마지막을 향해 나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다시 그의 손에 들린 달러와 이 이야기의 굴레가 더 이상 다른 사람들의 목을 조이는 일이 되지를 않기를, 그의 곁에 있는 호프와 함께 잔잔하지만 희망이 있는 내일을 지내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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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테우스 / 디온 메이어저


 

 

독서 기간 : 2015.03.02~03.06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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