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토론 콘서트 : 환경 - 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10가지 환경 쟁점 꿈결 토론 시리즈 3
김강석 외 지음, 김숙경 그림 / 꿈결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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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커피로 손꼽히는 루왁커피는 사향고양이의 배설물을 모아다가 만든다고 한다. 워낙 고가의 것이기에 자연에서 수확하는 루왁커피가 부족하기에 사향고양이를 잡아다가 우리에 가두고서는 그 안에 커피 열매만을 주고서 커피를 얻고 있는 모습을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서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숲을 누비며 자유로이 커피 열매와 다른 열매들을 찾아 누비던 사향고양이가 좁은 우리 안에 갇혀 있다 보니 자해를 하기도 하고 정형행동을 하는 등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인간의 욕망이 고스란히 전해지기에 안타까움을 넘어 인간의 잔혹함이 두렵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산란율을 높이기 위해 강제 털갈이를 실시하고 2주의 시간 동안 물이나 사료를 제공하지 않고 잠을 재우지 않으면서 호르몬 변화로 산란율을 높이는 일이 왕왕 발생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과연 무엇을 위해 이토록 심각한 동물학대의 상황이 자연스레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에 대한 현실을 조금 더 자세히 바라보게 되면 축산업을 통해서 발생되는 수익이 100이라고 하면 축산 농민들은 30~40, 나머지는 유통, 판매 업체에 60~70이 돌아가게 되는 것은 물론 FTA 협정 발효로 인해서 외국의 축산물과도 가격경쟁을 해야 하는 판국이기에 축산 농민들도 살아남기 위한 방안으로 위와 같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면서 과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하는 것인지, 막막함만이 밀려들게 된다.

또한 동물원의 필요성보다는 해악성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던 나로서는 동물원이 조성되어 있기에 멸종 위기에 있는 동물들을 보호할 수 있으며 이들을 관찰함으로써 개체수가 줄어들어 결국에는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에서 기존의 생각을 넘어서 이면의 것을 바라보게 한다.

매머드 복원을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과거에 저지른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을 뿐입니다. 매머드 멸종에는 인간이 상당 부분 영향을 끼쳤으며, 이것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역사적 사실입니다. 이러한 점을 간과하면 우리 인간들은 매머드를 또다시 멸종시킬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매머드 복원은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무엇보다 복원될 매머드의 삶과 행복 그리고 그들의 존엄성에 대해서도 복원학자들이 고민해주셨으면 합니다. –본문

현재 지구상에는 약 1억 종의 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이 중 1/4의 개체수가 50년 내에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생물체의 멸종의 원인의 중심에 서 있는 인간인 우리가 어떠한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서 그들과 공존할 수도 혹은 그들을 지구에서 사라지게 할 수도 있다는 것에서 앞으로 우리가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이 책을 시작으로 나누어 봐야 할 것 같다.

전체서평보기 : http://blog.yes24.com/document/8043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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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것들의 안부를 묻다 / 윤신영저

독서 기간 : 2015.05.06~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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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십대를 위한 고전 콘서트 고전 콘서트 시리즈 2
김경집 외 지음 / 꿈결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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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을 읽어야 한다, 라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지만 어디서부터 손을 뻗어야 할지에 대한 막막함과 뒤늦게 용기 내어 한 권의 고전을 통독한 이후에 밀려드는 허탈감에 어디서부터 이 난제를 풀어가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막막함만을 알고 있었다. 모든 이들이 말하는 최고의 작품이라고 하는 걸작을 마주하고서도 대체 이 안에서 무엇을 느껴야 하는지, 어떠한 물음을 품고서는 그 답을 얻어야 하는지도 몰라 되려 멍하니 정체되어 있던 요즘, <질문하는 십대를 위한 고전콘서트>는 십대를 넘어 고전의 문턱에서 서성이는 나에게 있어서 어떻게 고전에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길을 친절히 전해주고 있기에 그야말로 신명나게 페이지를 넘기며 읽어 내려갔다.

 모든 이들이 최소 한번 이상 읽어보았을 <어린 왕자>를 보면서 그의 눈에 비친 수 많은 사람들의 모습은 어른으로 변모되어 가는 우리네 모습을 보는 듯 하여 늘 읽고 나면 쌉싸름한 맛이 입안을 맴돌았다. 늘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는 어린 왕자와 그에 대비하여 너무도 변해버린 어른들을 모습을 보면서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사회에 물들어가는 내 모습이 대조되는 듯 하여 읽으면서도 양가적 감정의 대비로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저자는 어린 왕자를 보며 과거에만 발목을 잡혀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어린 왕자 안에 담겨 있는 나의 모습을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서 어린 왕자는 사실 누구예요? 나입니다. ‘나였던이 아니라 나인 어녜요. 그런데 우리는 그런 나조차 나이라는 틀에 집어넣으려고 하잖아요. 우리는 스스로에게 지금 너는 누구야What are you?’라고 직설적으로 물어 봐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내가 누구였는지 아는 것 I know what I was이 아니라 현재 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 I know what I am입니다. 어린 왕자를 나이 어린 존재로 보지 말라고 했지요. 어린 왕자는 지금 내 안에 들어 있는 존재이지 과거에 있던 존재가 아닙니다. –본문

 가장 논리적인 언어라 생각되는 숫자를 넘어서 그 안의 진심을 바라보는 것. 시험 점수나 연봉이라는 숫자를 넘어 그 안에 담긴 사람의 틀을 바라보는 것이 어린 왕자에게 건네 진 양이 담긴 상자와 같은 것임을 우리는 너무 쉽게 잊고 있다고 그는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나 어린 왕자가 말하는 어른이 타락한 존재가 아닌 어른이 되기까지 긴 시간 동안에 쌓아온 지식의 보고로 바라보고 있기에, 그는 변해가는 어른의 모습을 오히려 다독여주고 있다.또한 홀로 고독을 곱씹으면서도 관계의 중요성을 아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기에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고독을 다룰 줄 알면서도 사람들과의 관계 조우를 할 수 있는 어른을 알아보기를 조언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서점에서도 한창 찾아보았던 <역사란 무엇인가> 또한 이 책 안에서 마주할 수 있었는데 영화 <변호인>에서 이 책을 읽은 젊은이들에 대해 사상이 불온하다는 이유로 무고한 형을 살아야 했던 그들의 모습도 어른거리며 이 책 안에 담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안고서 열심히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역사가는 필연적으로 선택을 하게 된다. 역사적 사실이라는 딱딱한 속알맹이가 객관적으로 그리고 역사가의 해석과는 독립하여 존재한다는 믿음은 어리석은 오류이지만, 뿌리 뽑기는 매우 어려운 오류이다. -본문

과거의 기록을 담은 것이 역사이지만 역사라는 것이 어떠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 기록되는 것이기에 기록하는 사람의 사상이나 선택이 담겨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객관성을 유지하여 담아야 하는 것은 역사를 기록하는 이들의 몫이겠지만 우리나라의 광복절의 의미가 일본에게는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일로 기억되는 것과 같이 하나의 사건이라도 누구의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역사의 기술을 달라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독도를 두고서 교과서를 바꾸는 것은 물론 대외적인 홍보 자료를 고쳐 전 세계적으로 일본의 영토임을 주장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현재를 지나 과거가 될 지금의 행태들이 훗날 사료로 남길 바라며 행하는 그들의 모습이 얼마나 치밀한 것인지에 대해 다시금 깨닫게 되는데 이렇듯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과거의 것이 아닌 과거의 일을 현재의 눈으로 바라보며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기에 역사는 늘 현재 속에 존재하고 있다고 말하는 E.H 카의 이야기를 마주하면 할수록 그의 책을 다시금 찾아 읽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데미안>을 읽고서도 풀리지 않았던 의문들에 대한 힌트를 넘어서 앞으로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할지에 대한 대안과 이 안의 이야기와 반대되는 책들에 대한 소개들도 빠지지 않고 담고 있기에 한 권이 책이지만 그 안에서 수 십 권의 책을 마주한 느낌이 든다. 이제 걸음마를 떼고 있는 나에게 있어서는 더 없이도 친절한 길잡이가 되어준 이 책을 한동안 곁에 두고서 지침서로 이용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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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고전콘서트 / 강신주, 곽신환저


  

 

 

독서 기간 : 2015.05.02~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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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칵테일 강석기의 과학카페 4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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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에 대한 이야기들은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 안에 들어서기에는 알고 있는 것이 없기에 마냥 어렵지 않을까, 하는 고심만 하다가 돌아서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렇기에 어디선가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오긴 했지만 그것이 과연 사실인지 모른채 그저 카더라 뉴스가 맞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보냈던 것이 대부분이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점심을 먹고서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시는 것이 회사 생활의 낙이 된 요즘에도 커피를 마시면서 이 커피를 마시고 나면 그 만큼 물을 더 많이 마셔야 한다던데,라는 이야기에 시원한 커피를 마시면서도 즐겁게 마시지 못하곤 했다. 화장을 제대로 하지도,그렇다고 관리를 잘 하는 것도 아니기에 피부에 대한 최소한 할 수 있는 것은 하자, 라는 생각으로 하루 2리터의 물을 마셔보자, 라고도 다짐해 보지만 늘 1리터의 물만 겨우 마시는 것은 물론 거기에 커피 한잔을 마시는 것이 일상이었기에 피부를 건조하게 만든다는 커피를 마시면서 왠지 모를 씁쓸함이 맴도는 것도 있었으나, 이 책을 통해 마주한 사실은 커피가 피부의 적이 아니라는 기쁜 소식이었다.

 

 오줌의 양이나 몸 수분의 양 변화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두 실험의 차이는 없었다. 즉 하루 커피 두세 잔은 우리 몸의 수분 밸런스 유지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 다만 오줌에 포함된 나트륨 이온의 양은 커피를 마셨을 때가 10% 정도 더 높았다. 그럼에도 배출된 오줌의 양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인체의 수분 밸런스는 다양한 메커니즘을 통해 유지되므로 이 정도는 다른 쪽에서 충분히 상쇄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본문

 

 심지어 커피의 탈수에 관한 논문은 지금까지 2편뿐이며 이 논문에 실험에 사용된 실험은 하루의 커피 5잔 이상 마실 경우에 대한 것을 기반으로 한 실험이기에 과도한 카페인의 섭취가 아닌 이상 하루 한 두 잔의 커피는 피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그 동안에 익히 들어왔던 이야기가 옳은 것만은 아니었구나, 라는 것에서 허탈하면서도 한편으론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특히나 학창시절 생물시간에 배웠던 혀에서 느낄 수 잇는 네가지 맛의 영역에 대한 그림이 사실은 혀의 위치에 따라 다른 맛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 비해서 민감도가 조금 더 높다는 사실을 그려 놓은 것인데 마치 이것이 혀의 영역에 따라서 맛을 느낀다는 것으로 잘못 오도된 것이라고 한다. 1901년에 발표한 이 논문의 이야기가 잘못 받아들여짐에 따라 1974년 혀의 맛을 느끼는 것이 영역의 문제가 아니라는 실험이 다시 이어지지만 이전에 굳어진 믿음을 깨기는 어려웠다는 것에서 뿐만 아니라 그것이 10여년 전의 나의 학창시절의 수업시간까지 이어져왔구나, 라는 것에서 얼마나 우리의 생활 속에 과학이란 이름의 맹목적인 믿음으로 전해지고 있는지에 대한 실체를 바라보게 한다.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교복을 입은 아이들의 키가 유독 눈에 띄게 된다. 학창시절만 해도 작은 키가 아닌 평이한 키였던 내가 지금의 아이들 틈에 있으면 작은 편에 속하게 될 만큼 10여년 사이에 키가 훌쩍 큰 것처럼 보이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 익히 들어왔듯이 영양 상태가 이전보다 개선되었기 때문으로 알고 있었는데 실은 그 이외의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저자의 이야기는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중국의 경우 2005 6살 남아의 평균키는 한 세대 전인 1975년 보다 6.5센티미터나 더 커졌다고 한다. 여아의 경우도 6.2센티미터 더 커졌다. 평균이 표준편차만큼 이동한 셈이니 엄청난 변화다.
 
블레이저 교수가 이런 변화의 원인으로 항생제를 지목하는 건 이런 현상이 축산업계에서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즉 항생제가 개발된 뒤 농민들은 전염병을 예방할 목적으로 가축이나 가금의 사료에 항생제를 소량 섞었는데 뜻밖에도 동물들이 빨리 자라는 현상을 발견한 것, 한 메타 분석 결과를 보면 돼지를 키울 때 항생제를 먹이면 그렇지 않을 경우보다 체중이 평균 16.4% 더 나가고 사료 효율도 6.9% 더 높았다. -본문

 

 그러니까 요즘 아이들이 이전 세대보다 키가 큰 것이 영양 상태의 개선도 있지만 그 기반에는 항생제의 영향이 장내 미생물의 생태를 변화시킴에 따라서 숙주의 생리 반응을 조절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일 수 있다는 것에서 과연 이 현상이 좋다고만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가져보게 된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한지 이미 40여년 전에 발견했다는 것에서부터 후성유전학에 따르면 모든 것이 부모에게부터 물려받은 DNA가 아닌 현재의 나에서부터 새로이 변화된 형태가 후대에 물려줄 수 있다는 이야기 등, 이전에는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내용에서부터 바나나 껍질을 밟으면 왜 미끄러운지에 대한 재미있는 실험에 대한 이야기들도 다양하게 담겨 있다.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즐겁게 접하면서 하나씩 배워갈 수 있다는 것에서 과학에 대한 부담감은 어느 새 사라져 버리게 된다. 과학이 이렇게 즐거울 수 있다니, 그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볼만한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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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 / 강석기저


 

 

 

독서 기간 : 2015.05.05~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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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일찍 철들어버린 청춘에게 - 시인 장석주가 고른 사랑과 이별, 청춘의 시 30 시인의 시 읽기
장석주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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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시절 문학 시간에 시를 마주하는 순간이면, 이 안에 또 얼마나 많은 것들을 기록하고 외워야 할까, 라는 생각에 푸념이 먼저 밀려들곤 했다. 나에게 있어 ''는 그 안의 이야기를 가슴으로 느끼고 이해하는 것이 아닌 그 안에 담겨 있는 이야기들을 외우고 암기해야 하는 그야말로 주입식 학습의 산물이었고 그렇기에 ''는 늘 어렵고 버거운 것으로만 남아있다. 

 원체 책을 읽지 않았던 탓도 있지만 그 중에서도 시집을 왠만해서는 읽어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기에 지금까지 읽어온 시집이 손에 꼽을 정도이며 그것마저도 통독이 아닌 발췌독으로 이뤄진 것이 대부분이기에 시를 읽어봐야겠다는 엄두 조차 가지지 못했던 것이 사실인데 장석주작가의 이름이 낯이 익다는 그 하나의 기억만으로 <너무 일찍 철들어버린 청춘에게>를 읽기 시작했다. 

 내가 아는 것은 시인의 일이 영업 판촉 인력의 일과는 다르다는 것. 영업 판촉 인력은 자기가 팔아야 할 제품을 친절하게 설명하지만, 시인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중략) 

 공익성만을 따지자면, 시인들은 인류 문명 건설에 아무 보탬도 되지 않는다. 평생 시가 뭔지 모르고 시집 한 권 읽지 않아도 사는데 불편한 일은 없을 테다. 시를 읽는 것과 읽지 않는 것을 가르는 차이란 모자를 쓰는 것과 쓰지 않는 것 정도로 사소한 것일 뿐.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시를 읽지 않는 삶보다 시를 읽는 삶이 조금이라도 더 좋다는 점이다. -본문 

 유쾌하면서도 담대하게 들려주는 그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는 그의 문장들에 매료되었다. 그가 전해주는 시는 그의 문장으로 다시 전해지며 그 안에 담겨 있는 의미들이 오롯이 나에게 전달되고 그 이야기들을 바라보면서 시를 이렇게 바라보면 되는구나, 라는 생각과 시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나 다가갈 수 없을 것만 같다는 버거움이 조금씩 사그라들게 되었다. 

 이전에는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그 무언가에 대해서 새로운 눈을 뜨게 된 나로서는 이 안의 이야기들을 바라보면 볼수록 점점 가슴이 설레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가난은 그 자체로 선도 악도 아니지만 가난을 구조적으로 낳는 사회는 악이 선을 압도하는 타락한 사회다. 가난에 처한 사람에게 그나마 위안이 되는 사실은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다는 점이다. 돈의 속성에는 애초에 행복은 만들어낼 요소가 없다. 그렇다고 가난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도 아니다. 가난은 굶주림과 사회적 기회의 상실을 낳고, 불만족과 고통을 만들며 우리 내면에 탐욕의 씨앗을 심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난이 우리를 고통과 불행으로 몰아넣는 것만은 아니다.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본문

 신경림 작가의 <가난한 사랑노래>를 보면서 그 안의 상징적 의미나 꼭 알아야 할 문학적인 요소들을 넘어서 이 안에 전해지는 먹먹함만으로 모든 것이 설명되는 듯 하다. 가난하기에 사랑마저 포기했던 그들은 그럼에도 다시 오늘을 넘어서기 위해 그 자리에 서 있다. 물론 그들이라고 해서 삶의 아름다움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누릴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을 뿐이다. 그 먹먹하지만 막막하다고만은 할 수 없는 현재의 이야기가 이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수 많은 미사여구가 필요없이 담백한 언어의 고리는 그 어떠한 문장보다도 이 안에 사는 이들의 삶을 고스란히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초식동물 이마에 돋은 뿔은 살상 병기가 아니다. 그 뿔은 평화와 위엄, 하고자 함이라는 신성한 가치의 상징이다. 장인수 이마에도 '온순한 뿔'이 돋아 있다. 뿔이 있으니 들이 받는 것은 핏속에 내장된 차가운 본성이다. 흑염소들의 기막힌 뿔 맛을 아는 드문 시인이니, 초롱초롱한 눈동자에 깃든 그 장난기, 그 천방지축의 기예, 그 천진한 지혜는 들판 학교 동문인 검은 염소들에게서 배운 게 분명하다. 시인은 염소의 벗이고, 염소와 같은 부류인 착한 짐승이다. 세상의 요청과 부침을 핥고, 비밀스러운 것들과 스스로 충만한 것들을 핥는 혀를 가졌다. -본문 

 장인수 작가의 <온순한 뿔>을 읽으면 그 안의 모습이 눈 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지는 느낌이 든다. 어느 날 학교 앞에 등장한 염소들과 함께 하교하는 나와 천방지축처럼 보이는 염소들이 실은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존재들이지만 그 찬란한 기억을 나누었던 당시의 염소들은 이제 그의 곁에 없다. 어린 시절 수 많은 추억을 나누었을 그들이 그가 자란 지금은 추억으로만 존재하는 것이다. 

 이 안에 담긴 모든 시들을 하나하나 꺼내 놓고서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만큼 모든 조각들이 영롱한 제 나름의 빛을 품고 있다. 시라는 또 하나의 세계를 열어준 책이기도 하거니와 저자의 따스한 문체에 매료되어 정신 없이 읽어내려갔던 이 책을 통해서 시를 하나하나 찾아 읽어봐야겠다는 마음을 가져본다. 시에 전혀 관심 없던 주변이들에게도 내가 느낀 감정을 함께 나누고픈, 그리하여 주변이들과도 이 안의 이야기를 같이 나눠보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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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의 시간 / 도종환저


  

 

독서 기간 : 2015.05.07~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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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기분파 화물운송종사자격시험 Point Summary - 최신법령반영 + 시험에 자주나오는 족집게 125선 수록 + 도로명주소 출제기준 포함
에듀웨이 R&D 연구소 엮음 / 에듀웨이(주)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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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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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류 관련 업무를 처리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더 알아보고자 물류관리사란 자격증을 취득하기는 했으나 화물운송에 관련된 부분은 여전히 아득하게만 보인다. 차량을 배차하고 운송에 관한 정보를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전문적인 분야에 대해서는 항상 긴장하고 배워야 하는 입장이기에 과연 이 안의 내용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조금 더 심도 있게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자격증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물류관리사를 준비하면서도 종종 마주했던 것이라 그런지 낯설지는 않게 느껴지지만, 이 안의 내용은 물류관리사의 것보다는 더 깊이 있게 느껴지는 부분들도 있다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사업용 화물자동차를 운용하고자 하는 자는 반드시 이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데 화물차의 수요가 계속적으로 늘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 있어서 떠오르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기능사 자격을 위한 참고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화물자동차 자체에 대한 종류에 대한 설명은 물론, 화물자동차 운수 사업 등에 대한 용어 정리를 통해서 이 책을 통해서 무엇을 배우게 되는지 기초적인 지식부터 시작하여 심층적인 내용들을 배워나가게 된다 

 

 

 

 

 물류관리사를 준비하면서도 마주했던 화물운송 서비스의 전반적인 이야기는 대략적으로 한번 살펴보았기에 화물운송 서비스에 대해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었는데 페이지를 기초적인 내용들을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기에 초보자들에게도 내용 전달이 쉽게 가능할 것이라 생각된다. 

 

 

 내용 정리가 끝나면 바로 기출문제가 함께 수록되어 있어 이론에 대해 복습을 하면서 필기에 대한 감을 바로 잡을 수 있었는데, 문제별 하단에 핵심 내용을 함께 설명하고 있어서 공부를 하는데 쉽게 할 수 있는 구조로 구성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맨 뒷장에는 모의고사가 담겨 있기에 앞의 내용들을 충분한 복습을 통해 반복적으로 학습하다보면 이 시험 준비를 쉬이 해나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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