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천재 조승연의 이야기 인문학 언어천재 조승연의 이야기 인문학 1
조승연 지음 / 김영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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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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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쓰이는 상표명들을 보면서 그저 그 제품의 이름으로만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름에 어떠한 의미가 있다기 보다는 그저 이름이기에 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고등학생 때 제 2외국어를 불어로 배우게 되면서 우리나라의 제품 이름에 불어가 꽤나 많이 차용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구나 편하게 쓰는 모나미는 ‘mon ami’, 나의 친구라는 의미이며 라끄베르는 Lac vert’,

초록 호수, 마몽드는 ‘ma monde’, 내 남자친구 등 생각보다 많은 이름이 불어에서 왔다는 것에서 그리고 그 이전에는 별 다른 생각도 못했던 이름들을 알고 나니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아는 만큼으로 보이는 것이 세상이라는 말처럼, 이 책의 저자 역시 단어 속에 담겨 있는 이야기들을 인문학적인 접근으로 알려주고 있는데 이전의 단어들을 하나씩 배워가면서 그 안의 의미를 새롭게 알게 되듯이 너무나 자연스레 쓰고 있었던 단어들의 기원부터 발전 과정을 알아가다 보면 어느새 이야기 속에 푹 빠지게 된다.

‘bene’반듯해서 보기 좋다라는 뜻해서 선하다’, ‘옳다라는 뜻으로 발전했다. 따라서 ‘Caffe Bene’는 직역하면 커피를 좋게라는 뜻이 된다. ‘아주 좋다라는 뜻의 브라질에서 온 유행어 따봉이나 프랑스의 인사말 봉주르에서 의 어원이기도 하고, 마음 좋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주는 돈인 보너스와도 연관이 있다. 이렇게 로마인들에게는 반듯한 것이 좋은 것이고 좋은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그래서 ‘bene’의 발음이 프랑스어 ‘belle’로 바뀌면서 반듯한 여자’, 미녀를 뜻하게 된다. –본문 

 

 카페베네를 보면서 그저 커피체인점의 이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것은 커피를 좋게라는 의미를 지닌 뜻이라고 한다. 별 다른 의미 없이 붙여진 줄만 알았던 bene라는 뜻에 좋게, 라는 뜻이 있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그는 이 하나의 단어에서 의미를 멈추는 것이 아닌 좋은 이라는 뜻이 프랑스어로 바뀌면서는 아름다운이라는 뜻을 지닌 ‘belle’로 바뀌면서 미녀를 의미하게 된다는 것에서 bene belle가 되는 그 단어의 변천사는 신비롭기까지 하다.

 

 흥미롭게도 미국에선 문차우젠 남작의 이야기가 왜곡되어서 머리카락이 아니라 자지가 자기 부츠를 끌어올려 늪에서 빠져 나왔다고 전해졌다. 컴퓨터 과학자들은 버튼 하나로 컴퓨터를 켜는 기능을 마치 문차우젠과 부츠 이야기같이 말도 안되는 것이라며 부츠를 잡아당기다’. 부팅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마침내 실제로 컴퓨터가 버튼 하나를 인지하면 스스로를 깨우는 기술이 개발되었고 오늘날까지 컴퓨터나 휴대폰이 켜지는 것을 부팅한다라고 말한다. –본문  

 버튼 하나만 누르면 컴퓨터든 핸드폰이든 켜지는 이 부팅 시스템에 대해서 당연한 것들이라고 여겼기에, ‘부팅하다라는 단어 조차에 대해서 그 누가 생각을 해 봤을까? 그저 작동시킨다는 의미 정도로만 알고 있는 것이 다반사 일 텐데 이 안에도 과학자들의 수 많은 고민이 들어있다고 한다.

 스위치 하나만으로 스스로 살아나는 컴퓨터,, 이것의 우리의 눈에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들지만 당시의 사람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하나의 생물체도 아니고 고요히 죽어있는 것에 버튼 하나로 그 모든 것을 활성화 시키는 것은 마치 잠들어 있는 사람을 깨우는 것과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하는데, 우리에게는 당연한 것이 그들에게는 고심할 수 없었던 문제였다는 것이 놀랍게만 느껴진다.

 그리하여 이 부팅한다, 라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어찌보면 말도 안 되는 현상이기에 늪에 빠졌던 문차우젠이 자신의 부츠를 잡아당겨 나왔듯이 기계에 부팅하는 것은 그들에게는 혁명과도 같은 일이었던 것이다.

 한 권의 책을 읽는다기 보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듣는 느낌이다.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단어들의 이야기 속에 이토록 풍성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니. 아는 만큼 세상이 보인다는 말이 이 책을 통해서 확연히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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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 베르나르 베르베르저

 

 

독서 기간 : 2014.01.11~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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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업 희망 공동체 - 농촌을 살리는 대안 경제, 현장에 바탕을 둔 마을기업 이야기 공동체 살리는 시리즈 1
정윤성 지음 / 씽크스마트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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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의 반 이상의 국민들이 농업을 기반으로 하여 지내왔던 예전의 우리나라의 모습을 TV 화면 속의 모습으로 보면 그다지 오래지 않은 과거임에도 불구하고 꽤나 낯설게만 느껴진다. 당시에는 농업에 종사하는 분이 많이 계셨겠지만 70~80년대를 지나 농촌에 있던 인구는 대거 도시로 이주를 하게 되면서 현재의 농촌은 당시 자리를 지키고 계시는 어르신들 밖에 남아 있지 않다.

 농촌에 있는 학교들마저 하나 둘 폐교가 되어가고 아이들은 물론 청년들의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농촌의 소식을 듣노라면 그 곳이 그렇게 허물어져 가면 안될 텐데,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은 그렇다고 막상 그곳에 가서 살기에는 쉽지 않은,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모습이 현 사회가 안고 있는 난제일 것이다.

 농촌의 경기를 부흥하고자 국가나 지자체에서는 보조금으로 농민들을 도우려 애쓰고는 있으나 이러한 방안은 임시 방편일 뿐 농촌이 가지고 있는 오래된 문제들을 해결하기에는 버거운 상태이다. 점점 텅 비어가는 농촌을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북적이면서도 스스로 살아날 수 있는 경제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정윤성 저자의 이야기에 담겨 있다.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일하는 수많은 풀 뿌리 기업인들을 만나면서 지역의 향토자산을 일구고 이를 기초로 벌이는 사업이야말로 지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동시에 마을기업이야말로 마을의 일자리 창출, 마을 공동체의 형성, 지역 복지의 근간임을 깨닫게 됐다. –본문

책 속에는 마을기업이라는 이름으로 성공한 마을들의 사례가 자세히 소개되고 있는데 농촌이라는 고정관념을 벗어나 휴경지를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은 물론이거니와 일본의 마을과 같이 일촌일품 운동으로 인해 매실장아찌의 판매를 극대화 하고 있는 사례 등 다양한 모습들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나 우리나라와 같이 계절의 특성상 겨울에는 농사를 지을 수 없기에 놀고 있는 토지를 이용해서 눈썰매장을 만들어 겨우내 휴무지를 이용하기도 하면서 수익이 없는 겨울이라는 시즌에 마을을 북적거리게 하고 있었다. 특히 처음에는 겨울이라는 한정된 시즌에만 진행했던 것들이 청년회 경제사업단의 부단한 노력으로 이제는 사계절 체험의 장으로 변모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전북 구이면 마을의 아이디어는 돋보이면서도 즐거운 것들이었는데 폐업한 한증막을 인수하여 그 곳을 힐링을 테마로 한 마을 기업으로 재탄생 시킴으로서 그저 죽어 있던 공간을 재활용함으로서 마을은 이제 억대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었다.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마을기업들은 탄탄한 지역 공동체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마을기업이 ‘우리 마을의 기업’이라는 주민들의 인식이다. 마을기업이 우리 마을에 뿌리를 내리고 있고, 마을기업이 잘 되면 우리 마을이 풍족해진다는 마을 공동체 구성원들의 의식이다. –본문

물론 이러한 성공의 가도를 달리고 있던 마을기업들 역시도 초반에는 고배를 마시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적자가 아닌 흑자로 전환하기까지에도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했지만 어찌되었건 주민들은 자신들의 마을에 대한 환골탈태를 기리며 지금의 어려움은 조만간 도래할 함께 잘 사는 미래를 그리며 부단히 노력하고 있었다.

 더 이상 답은 없다, 가 아닌 할 수 있다, 라는 생각을 기반으로 마을 기업에 대한 막연한 시작이 아닌 계속 좀 더 나은 방향으로의 모색으로 농촌도 부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몸소 보여주는 이 기업들이 있다는 것에서 우리의 농촌이 점차 사라지는 것이 아닌 함께 계속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탄인 이 책이 참으로 반갑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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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 브라이언 핼웨일저

 

  

 

독서 기간 : 2014.01.15~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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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4-02-07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더 많은 블로거들이 와도 괜찮을 블로그이네요...

미라클 2014-02-12 16:2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
워낙 조용히 활동하다 보니까 그렇게 많은 분들이 오시진 않네요^^::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벤츠 베토벤 분데스리가 - 독일에 간 한국 유학생의 현장 리포트
최연혜 지음 / 유아이북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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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츠, 베토벤, 분데스리가 라는 이 3 단어를 마주하면서도 대체 이것이 어떠한 공통점이 있을까? 라며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다. 표지 상의 3단으로 나누어진 색깔을 보면서도 그저 디자인이려니, 하는 생각으로 별 감흥 없이 바라보고 있는데 이것은 그야말로 독일을 대표하는 것들이자 독일의 국기를 표지 안에 한아름 안고 있다는 것을 부재를 보고 나서야 파악하고 있었으니 독일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내가 아는 것을 거의 없는, 제로의 상태로 보아도 무관할 것이다.

 그저 맥주가 유명하고 벤츠는 누구라도 타고 싶어하는 차이며 독일인들의 성격은 꼼꼼하기 그지 없기에 독일제, 하면 무엇이든 알아준다는 것 정도의 이야기는 익히 들어왔다. 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초반까지 외화 벌이를 위해 우리나라의 간호사와 광부들이 파견 되었다는 사실과 이전에는 동독과 서독으로 나뉘어 있던 분단 국가였지만 지금은 통일이 되었으며 얼마 전 유럽에 발발했던 유럽발 경제 위기에서도 독일은 건재하기에 오히려 부실한 EU를 탈퇴하려 하는 조짐마저 보였다고 한다. 이 몇 줄의 내용이 내가 이 책을 마주하기 전의 독일의 전부였다면 이 책 속에서 마주한 독일은 어떻게 그들이 오늘 날의 번영을 가지고 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역사적인 기반은 물론이거니와 사회, 정치, 교육에 대한 전 분야에 대해서 폭 넓게 다루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선 1950년대 독일의 경제부흥을 ‘라인강의 기적’이라고 부른다. 이 말은 1970~1980년대 우리나라의 고도성장을 일컫는 ‘한강의 기적’과 비유되며 자주 쓰이지만, 막상 독일 사람들은 단순히 ‘경제 기적’이라고 표현하지, ‘라인강의 기적’이라는 말을 모른다. –본문

 독일에서 박사과정을 보내면서 오랜 시간 독일에서 지내왔던 저자는 그야말로 독일의 세세한 일상들에서부터 독일만의 모습을 찾아내고 있었다.

 “아침 시간은 입에 황금을 물고 있다라는 속담을 가장 좋아한다는 독일인들은 모두 아침형 인간을 추구하고 있다. 어린아이부터 남녀노소 구분 없이 모두 아침 일찍 일어나 생활 하는 것이 자연스런 일상이 되어 있었는데 대학의 첫 번째 강의는 7시부터 시작이며 초등학교의 경우도 8시부터 1교시가 시작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강의는 물론이거니와 회사의 업무 시작도 대게 9시에 시작하는 것에 반하면 독일인들은 1~2시간씩은 더 빠르게 아침을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

 그들의 근면 성실한 모습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그럴 것만 같다,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들의 교육관이야 말로 우리나라에 차용하고 싶은 것 중 하나였다.

 독일의 유치원은 우리나라처럼 공부를 가르치고 학습 능력을 키워주기보다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사회 적응 훈련을 하는 곳에 더 가깝다. 몇 년 전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다 배웠다>는 로버트 풀검의 책이 선풍적 인기를 끈 적이 있는데, 독일 유치원은 정말 이 말에 꼭 들어맞는다. –본문

 유치원에 입학해서부터 한글은 물론이거니와 영어를 뛰어넘어 중국어까지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는 우리나라의 모습과는 다르게 독일에서는 유아기에 교육보다는 예절과 정리정돈, 규칙을 엄수하는 것들에 대해 배운다고 한다. 이 시기에 철저한 그들의 교육 덕분에 아이들을 성인이 되어서도 교통 규칙을 준수하고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는 일 등의 어찌보면 작지만 그 하나하나의 습관이 규율이 될 수 있는 그들만의 룰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유치원 교사들마저도 아이들의 숙제나 책가방 챙기는 일들을 학부모들에게 도와주지 말 것을 당부한다고 하니, 어린 시절부터 그들은 혼자서 자신의 일을 해 나가는 법들을 하나씩 배우고 있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는 맥주와 함께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토론문화가 자리를 자리하면서 단순히 유흥을 위한 모임이 아닌 성장을 위한 그들의 동력이 되어 준 것인지도 모르겠다. 모두에게 공평한 교육의 기회가 주어지며 등수가 아닌 그들 개개인의 개성을 존중해주고 있는 독일의 사회를 보면서 그들의 뚜렷한 국기의 색깔만큼이나 확고한 그들만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었다.

 우리가 말하는 라임강의 기적은 그들에게는 파괴되었던 생태계의 회복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들과 같은 경제의 기적이 또 다시 한강을 타고 일어날 수 있도록 독일 사회에서 좋은 점들을 차용하여 우리나라에도 전해지길 소망해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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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야기2 / 전영애저

 

  

 

독서 기간 : 2014.01.19~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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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수 혁명 - 안전한 식수를 향한 인간의 권리와 투쟁
제임스 샐즈먼 지음, 김정로 외 옮김 / 시공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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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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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수기 버튼만 누르면 언제나 물은 흘러내리고 수도꼭지를 틀면 원하는 만큼의 물을 쉬이 구할 수 있다. 물론 그 만큼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는 하나 그다지 큰 어려움 없이 물을 마실 수 있다는 점에서 물 부족 국가라는 우리나라의 이야기가 사실은 크게 와 닿지는 않았었다. 물이라는 것이 마음만 먹으면 그다지 힘을 들이지도 않고 얻을 수 있는, 이것으로 인해 생과 사가 갈릴 수 있다는 것을 사실 그렇게 크게 생각해보지도 알지도 못했었다.

 그러다 얼마 전에 <케냐의 장미꽃은 슬프다>라는 다큐를 보면서 나에게는 원하는 때면 언제든 얻을 수 있는 물이, 권력이 되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슬픔이자 비극이 된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비단 이 다큐멘터리 방송이 아니더라도 정수되지 못한 물을 식수로 삼는 지구 반대편의 아이들이 물로 인해서 죽음의 사투를 벌이는 병마와 싸우고 있다는 이야기들은 심심치 않게 들어오곤 했었는데 이 다큐를 보면서 마시는 이라는 이 당연한 권리가 왜 당연하지 못하는 것인가, 에 대한 비탄에 빠지게 되었다.

 지구의 70%를 뒤 덮고 있는 물 중에서 인간에게 허락된 것은 단 3% 남짓이라고 한다. 해수담수화 하는 기술이 개발되기는 했다지만 어찌되었건 그 양은 아직 미비하기에 우리에게 주어진 그 3%를 모든 이들이 함께 나누면 좋으련만 실상은 물 역시도 빈익빈 부익부의 사태가 발생되고 있었다.

 몇 십 년 전만해도 물을 사 마신다, 라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라고 한다. 어디서든 쉬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고 눈에 보이는 물이라면 아무런 문제 없이 마실 수 있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요새는 깊은 산속의 약수 조차도 검수를 받을 후에야 식음 가능한지 여부가 판단되며 생수를 사 마시거나 정수기를 통해 정수된 물을 마시는 것이 당연하게 되고 있으니 몇 십 년 만에 물이 돈이 되는 세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20세기에 접어들자 저농도의 염소를 물에 타면 대부분의 미생물을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괄목할 만한 정수기술이 등장했다. 그때까지는 어떤 도시에서도 식수를 공급할 때 화학약품을 첨가한 적이 없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물에 반응하는 염소를 대량의 물에 어떻게 잘 섞을 것인가라는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1902년 벨기에의 소도시 미델케르케 에서 최초로 염소 소독체계가 마련되었으며, 미국에서는 저지Jersey 시가 앞장을 서 1908년 염소 처리한 식수를 처음으로 시 전체에 공급했다. 염소는 쉽게 구할 수 있고 값도 싸며 물속에 오랫동안 남아 있기 때문에 염소 처리방식이 차츰 자리를 잡았다. –본문

 깨끗한 물에 대한 당연한 갈망은 수 많은 화학용품들의 사용을 부축이게 만들었고 눈으로 보기에는 깨끗하게 정수가 된 듯한 물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이것이 과연 안전할까? 라는 의구심을 안게 된다.

 얼마 전 뉴스에 보도된 자료를 보면 정수기를 통해 정수된 물보다는 수돗물이 더욱 깨끗하고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이것이 가장 안전한 것일까? 라는 어디를 향할지 모를 두려움을 계속 안고 있는 듯 하다.

 깨끗한 물을 마실 권리에 대해서 당연하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던 찰나, 이 책 속에서는 역사를 통해 인간에게 보급되는 물이 당연하지 않은, 그야말로 치열한 역사로 함께 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로마의 수도관 개설에서부터 스페인의 탐험가가 물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서게 되면서 유럽인들이 북미에 정착했다는 이야기까지, 그야말로 물은 인간의 역사의 시작에서부터 현재까지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는, 필수적인 요소이자 살아있는 역사로 함께 하고 있었다.

 물 부족, 기후변화, 고령화 및 인구 조밀화, 의약품 사용 증가, 물 재사용 의존도 심화 등으로 머지않아 지하수와 지표수, 식수에 의약품이 더 많이 함유될 것이다. 그 결과 물 안전이 위태로워지거나 위험이 예상보다 심각해질 수 있다. –본문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서 필수불가결한 물은 21세기를 도래하면서 그저 단순한 물이 아닌 각 국가별로 생존을 넘어 권력의 수단이 되는 존재로 변모하고 있다. 성수의 판매로부터 아이디어를 얻게 되어 시작되었다는 생수 산업은 그야말로 불모지 이기에 페리에 이후에 현재는 코카콜라마저도 그 사업에 뛰어들고 있었으며 대기업들의 생수 산업으로의 진출은 그 이변에는 더욱더 물의 부족을 초래하게 하는 환경오염의 위협이 되어가고 있다.

 자본의 흐름을 타게 되면서 물이라는 것은 누군가의 소유로 전환되기도 하고 이 과정 속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을 대기업의 횡포에 막연하게 당하고만 있었다. 뿐만 아니라 모두의 생명과도 연관되는 식수를 볼모로 하여 벌이는 테러나 생물학적인 변형 등, 이전에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문제들이 우리를 계속해서 압박해 오고 있었다.

 매일 생각 없이 마시고 쓰던 물에 대해서, 이토록 많은 논제들이 다뤄지고 있었다는 것에서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인간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우리는 이라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고 도래하고 있는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가야만 할까.

 마시는 물에 대한 위협은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낸 문제들이기에 우리 스스로 풀어야 하는 당면한 과제이다. 누군가의 배를 채우기 위한 물이 아닌 생명의 젖줄이기에, 이 난제들이 모두를 향해 공평하게 흘러 지구상의 모든 이들에게 안전한 생명의 물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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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틀마니아 / 엘리자베스 로이트저

 

  

 

독서 기간 : 2014.01.1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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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조건 - 제니퍼소프트, SAS, 그리고 우리가 꿈꾸는 리더들
박상욱 외 지음, SBS 스페셜 제작팀 엮음 / 북하우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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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과 을의 관계라는 이야기는 회사에 들어서는 순간, 이 뗄래야 뗄 수 없는 이 관계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배워가는 듯 하다. 무수한 갑과 을의 관계가 있겠지 만은 학창시절에는 반장과 학우의 관계처럼 친근한 것과는 다르게 사회에서 마주한 갑의 존재는 무한히 크고 범접할 수 없는 그들만의 세계에 있는 듯 하다. 선거를 통해서 우리의 손으로 선택한 이들이거나 때로는 취업을 한 후 마주하게 되는 경영자와의 관계는 1:1의 평형을 유지하기 보다는 100:1 정도의 한 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쳐진 힘의 불공정한 모습이 오히려 익숙하기 마련이다.

 서민 행보는 언제봐도 어색하기만 하다. 평소에 얼마나 서민들과 동떨어진 생활을 했기에 때마다 보여주기식 서민행보가 필요할까 싶은 생각도 든다.

정치 리더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는 일반 국민들의 생각을 읽고 그들의 삶이 행복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노력하는 것이다. 하지만 당선이 되기 전에는 국민들과 함께 하는 리더가 될 것이라고 다짐하던 사람들도 당선이 되고 난 후에는 특권 챙기기에만 급급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본문

 이렇듯 리더에 대한 호감보다는 반감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실정을 보노라면 특히나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는 턱없이 낮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우리 스스로 선택한 그들에 대한 신뢰 수준이 왜 이토록 떨어지는 것인지에 대한 해답이 이 책 안에서 마주할 수 있다.

 스웨덴의 정치인들의 활동을 보면 국회의원이라는 감투를 썼다기 보다는 그야말로 국민들에게 봉사하는, 우리와 같은 일반인의 모습이었다. 정치인이란 이름에 대해서 왠지 모르게 멀게만 느껴지는 이들이 아니라 대중교통을 타고 출퇴근을 하고 아담한 사이즈의 사무실에서 혼자서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한다고 하는 그들을 보면서 국민들의 세금을 기반으로 일하고 있는 그들이 진정 국민을 위한 정치인의 모습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특권의식에 젖어 있는 정치인이 아닌 정말로 사회에 봉사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하고 있는 스웨덴의 국회의원들을 보면서 리더의 모습이란 이런 것이구나, 를 절로 깨닫게 된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라는 별명이 따르는 우루과이의 호세 무히카 대통령은 본다고 해도 그는 일국의 대통령이라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이웃집의 할아버지에 더욱 가까운 모습이다. 자신의 전 재산은 그가 소유한 작은 자동차에 불과한 이 가난한 대통령은, 우리나라로 치면 청와대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래 살고 있던 집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었다. 이 작은 자동차를 타고 말이다. 대신에 비어있는 공간은 오갈 곳이 없는 가난한 이들을 위해 개방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웃집의 지붕을 수리해 주기 위해서 코에 멍이 든 채 나타난 대통령을 보면서 그 누가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적게 가진 사람이 아니라 더 많이 갖기를 갈망하는 사람이야말로 가난한 사람이라면서, 더 많이 소유하기 위해서 약한 사람들의 것을 빼앗는 사회가 되지 않도록 국가를 이끌어가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본문

 정치권이라는 멀게만 느껴지는 그 곳의 리더만이 아닌 한 회사를 책임지고 있는 리더의 모습들 역시 이 책 안에서는 훈훈한 모습의 그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특히나 책장을 넘기자 마자 처음에 마주하게 되는 SAS의 리더는 다음날 직원들이 오고 싶어 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초창기부터 직원들을 위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는데 직장인의 눈으로 본 이 회사는 그야말로 파라다이스와 같은 곳이었다.

 회사라기 보다는 SAS 캠퍼스라는 별명이 있다는 이 회사는 드넓은 공간 안에 빼곡히 자리한 나무는 물론 예술 작품들과 함께 곳곳에는 직원들이 필요한 약국이며 미용실, 수영장을 비롯한 스포츠센터가 자리하고 있으며 직원들의 아이들을 위한 유치원도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 직원 개인마다의 개인 사무실이 따로 자리하고 있으며 정해진 근무시간만 채우면 되기에 출퇴근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고 한다. 게다가, 퇴직에 대한 일정 연령도 없고 회사가 어려운 시기 조차도 일방적인 정리해고가 없는 이 회사는 읽는 내내 지구 상에 이런 회사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인가, 라는 감탄사밖에 나오질 않는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 복지 혜택만 주는 것이 아니라 직원을 대접함에 있어서 느껴지는 리더의 진심이다. 즉 회사가 돈을 벌겠다거나 기업을 성장시키겠다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직원을 대우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은 가치 있는 사람이고 우리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직원 개개인의 가능성을 진심으로 인정해야 한다. 직원들은 이렇게 자신이 인정 받고 있다고 느낄 때. 자신이 가진 능력보다 더 놀라운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본문

 이러한 누군가에게 보여지는 진심이야 말로 찬차마요란 타국에서 시장이 된 정흥원 시장과 같이 리더로서 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해답이 아닐까. 책을 읽기 전만 해도 특권 의식에 젖어 있는 리더들에 대한 모습만을 생각했다면 이 책 속에 있는 이들을 마주하면서 이러한 리더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한편의 위안으로 다가온다. 이들이 있다는 것은 이러한 이들이 탄생할 수 있다는 하나의 신호탄이면서도 이들과 같은 리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계기가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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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정요 / 신동준저

 

 

 

독서 기간 : 2013.12.20~12.23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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