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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과 을의 관계라는 이야기는 회사에 들어서는 순간, 이 뗄래야 뗄 수 없는 이 관계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배워가는 듯 하다. 무수한 갑과 을의 관계가 있겠지 만은 학창시절에는 반장과 학우의 관계처럼 친근한 것과는 다르게 사회에서 마주한 갑의 존재는 무한히 크고 범접할 수 없는 그들만의 세계에 있는 듯 하다. 선거를 통해서 우리의 손으로 선택한 이들이거나 때로는 취업을 한 후 마주하게 되는 경영자와의 관계는 1:1의 평형을 유지하기 보다는 100:1 정도의 한 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쳐진 힘의 불공정한 모습이 오히려 익숙하기 마련이다.
‘서민 행보’는 언제봐도 어색하기만 하다. 평소에 얼마나 서민들과 동떨어진 생활을 했기에 때마다 보여주기식 서민행보가 필요할까 싶은 생각도 든다.
정치 리더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는 일반 국민들의 생각을 읽고 그들의 삶이 행복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노력하는 것이다. 하지만 당선이 되기 전에는 국민들과 함께 하는 리더가 될 것이라고 다짐하던 사람들도 당선이 되고 난 후에는 특권 챙기기에만 급급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본문
이렇듯 리더에 대한 호감보다는 반감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실정을 보노라면 특히나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는 턱없이 낮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우리 스스로 선택한 그들에 대한 신뢰 수준이 왜 이토록 떨어지는 것인지에 대한 해답이 이 책 안에서 마주할 수 있다.
스웨덴의 정치인들의 활동을 보면 국회의원이라는 감투를 썼다기 보다는 그야말로 국민들에게 봉사하는, 우리와 같은 일반인의 모습이었다. 정치인이란 이름에 대해서 왠지 모르게 멀게만 느껴지는 이들이 아니라 대중교통을 타고 출퇴근을 하고 아담한 사이즈의 사무실에서 혼자서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한다고 하는 그들을 보면서 국민들의 세금을 기반으로 일하고 있는 그들이 진정 국민을 위한 정치인의 모습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특권의식에 젖어 있는 정치인이 아닌 정말로 사회에 봉사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하고 있는 스웨덴의 국회의원들을 보면서 리더의 모습이란 이런 것이구나, 를 절로 깨닫게 된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라는 별명이 따르는 우루과이의 호세 무히카 대통령은 본다고 해도 그는 일국의 대통령이라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이웃집의 할아버지에 더욱 가까운 모습이다. 자신의 전 재산은 그가 소유한 작은 자동차에 불과한 이 가난한 대통령은, 우리나라로 치면 청와대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래 살고 있던 집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었다. 이 작은 자동차를 타고 말이다. 대신에 비어있는 공간은 오갈 곳이 없는 가난한 이들을 위해 개방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웃집의 지붕을 수리해 주기 위해서 코에 멍이 든 채 나타난 대통령을 보면서 그 누가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적게 가진 사람이 아니라 더 많이 갖기를 갈망하는 사람이야말로 가난한 사람”이라면서, 더 많이 소유하기 위해서 약한 사람들의 것을 빼앗는 사회가 되지 않도록 국가를 이끌어가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본문
정치권이라는 멀게만 느껴지는 그 곳의 리더만이 아닌 한 회사를 책임지고 있는 리더의 모습들 역시 이 책 안에서는 훈훈한 모습의 그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특히나 책장을 넘기자 마자 처음에 마주하게 되는 SAS의 리더는 다음날 직원들이 오고 싶어 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초창기부터 직원들을 위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는데 직장인의 눈으로 본 이 회사는 그야말로 ‘파라다이스’와 같은 곳이었다.
회사라기 보다는 SAS 캠퍼스라는 별명이 있다는 이 회사는 드넓은 공간 안에 빼곡히 자리한 나무는 물론 예술 작품들과 함께 곳곳에는 직원들이 필요한 약국이며 미용실, 수영장을 비롯한 스포츠센터가 자리하고 있으며 직원들의 아이들을 위한 유치원도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 직원 개인마다의 개인 사무실이 따로 자리하고 있으며 정해진 근무시간만 채우면 되기에 출퇴근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고 한다. 게다가, 퇴직에 대한 일정 연령도 없고 회사가 어려운 시기 조차도 일방적인 정리해고가 없는 이 회사는 읽는 내내 지구 상에 이런 회사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인가, 라는 감탄사밖에 나오질 않는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 복지 혜택만 주는 것이 아니라 직원을 대접함에 있어서 느껴지는 리더의 ‘진심’이다. 즉 회사가 돈을 벌겠다거나 기업을 성장시키겠다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직원을 대우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은 가치 있는 사람이고 우리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직원 개개인의 가능성을 진심으로 인정해야 한다. 직원들은 이렇게 자신이 인정 받고 있다고 느낄 때. 자신이 가진 능력보다 더 놀라운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본문
이러한 누군가에게 보여지는 진심이야 말로 찬차마요란 타국에서 시장이 된 정흥원 시장과 같이 리더로서 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해답이 아닐까. 책을 읽기 전만 해도 특권 의식에 젖어 있는 리더들에 대한 모습만을 생각했다면 이 책 속에 있는 이들을 마주하면서 이러한 리더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한편의 위안으로 다가온다. 이들이 있다는 것은 이러한 이들이 탄생할 수 있다는 하나의 신호탄이면서도 이들과 같은 리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계기가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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