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 이야기
세스 고딘 지음, 박세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아르's Review

 

  

마케팅 원론이라는 수업을 들어며 <보라빛 소가 온다>라는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어떠한 내용인지, 저자가 누구인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이 책이 당시 마케팅 서적으로는 혁신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에 지도 교수님께서 한 번 읽어 봄직한 책이라 추천해주시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보랏빛소라는 제목에 대한 잔상이 뇌리에 강하게 남은 덕분에 지금까지도 기억하고 있는 듯 하다. ‘보랏빛소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임에도 왜 이 저자는 이 제목을 가지고 출간했을까, 라는 궁금증만 안고서 그의 신작인 <이카루스 이야기>를 먼저 마주하게 되었다.

<보라빛 소가 온다>를 읽어보진 못했지만 그의 책을 이렇게 마주하게 된다는 것에서 새록새록 하기도 하기에 더욱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종 온라인 서점에서도 자주 보이고 있는 이 책은 과연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리스 신화 속 이카루스는 신의 뜻을 거역한 죄로 인해 아버지와 함께 탈출이 불가능 한 미로에 갇히게 된다. 그러던 그들은 성 위에 떨어지는 새들의 깃털을 모아 날개를 마들어 미로를 탈출하게 되는데 밀랍으로 엮어진 날개는 태양 근처로 가게 되면 녹아버리니 너무 높이 날지 말라는 아버지의 충고를 무시한 채, 태양 가까이로 계속해서 날아가던 이카루스는 결국 추락하고 만다.

한번쯤은 들어봤을 이 신화 속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과욕이 부른 추락에 대해서,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다시금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이야기를 듣곤 한다.

 이것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이카루스의 교훈이라면 저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이카루스의 교훈을 뒤집어 자신을 너무 낮추지만 말고 더 높이 날아가라고 독려하고 있다. 우리는 그 동안 겸손이며 예절이라는 미덕들에 둘러 쌓여 자신의 능력이 그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이카루스의 교훈을 너무 철저히 받아들인 나머지 더 이상의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안락지대를 새로운 안전지대로 이동시키는 것은 수영을 배우는 것과도 같다. 수영은 물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그리고 즐길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다. 하지만 수영을 배우는 동안 편암함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지 않을 때 불안해지고 상황이 바뀌지 않을 때 마음이 불편해지며 최근에 전혀 실패를 맛보지 않았다는 사실에 실망감이 든다면 당신은 지금 수영은 배우는 주이라 할 수 있다. 조금만 더 지나면 당신은 새로운 안전지대에서 살아남을 뿐만 아니라 그 환경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본문

 어느 새 모니터를 마주한 이 책상 위에 앉는 것이 익숙하다 못해 습관이 되어 버린 듯 하다. 매일 비몽사몽간에 출근을 해서 이 자리에 있는 것은 그야말로 안락지대에 안주한 것이다. 그는 안락지대안전지대로의 변모를 꾀하고 있었는데 안전지대는 도전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의미한다. 안락지대에만 머물러 그것만을 만족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발전이나 변화 없이, 그저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도 아닌 오히려 도태되고 있다고 세스 고딘은 말하고 있는데, 생각해 보면 나 역시도 한때는 자기 계발이라며 다양한 것들을 시도했던 입사 초반의 모습과는 달리 지금은 그저 주어진 일들만 대략 처리하는, 그야말로 안락지대의 한 가운데 있는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하나의 부품과 같이 대체될 수 있는 그 무엇이 아닌 자신의 창조성을 길러 나만의 가치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그는 우리에게 아티스트가 될 것을 주문하고 있었다.

 도마뱀 뇌의 가장 치명적인 무기는 불가능한 프로젝트, 불가능한 꿈, 가치는 있지만 결국 실패로 끝날 목표로 여기게 해 눈길을 돌리게끔 하는 것이다. 애초에 달성할 수 없는 목표라면 그걸 이루지 못했다고 해서 비난할 사람은 없지 않느냐고 핑계를 늘어놓을면서 조용히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게 한다. 변화는 힘든 작업ㄴ이다. 변화를 위해 아티스트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규범을 무너뜨리고 현재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본문

 이 정도면 됐어, 혹은 변화를 한다고 해도 이것보다 잘 될 수도 있지만 못 될 수도 있으니 그저 이 정도면 만족하고 있을래, 라는 것이 나의 모습이었다. 변화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내해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위한 노력보다는 최악의 결말에 대한 두려움이 시작조차도 못하게 내 스스로를 웅크리게 하고 있었는데 이처럼 의기소침한 겁쟁이로 영원히 사는 것이 아니라, 더 쉽게 실패하고 다시금 일어날 수 있는 그러한 사람이 되라고 그는 계속해서 독려하고 있다.

 그저 하나의 부품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아티스트로 남아 훨훨 세상을 누빌 것인지에 대한 생각의 변화를 꾀하는 그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당당한 이카루스가 되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내가 만들어 가는 나는 어디로 향하게 될지, 그가 알려준 날개를 안고서 휘휘 날아보려 한다.

 

 

 

아르's 추천목록

 

『아침 설렘으로 집을 나서라』 / 서승우저

 

 

 

 

독서 기간 : 2014.02.01~02.03

 

 

by 아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 꿈만 꾸어도 좋다, 당장 떠나도 좋다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1
정여울 지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당선작 외 사진 / 홍익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아르's Review

 

 

          

 묵직하지만 어깨에 들고 다닐만한 배낭의 무게를 안고서 운동화의 바닥이 닳아 없어질 정도로 그렇게 유럽을 여행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20대 초반서부터 마냥 꿈꿔온 듯 하다. ‘유럽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그 희한한 증상을 가지게 된 것은 지인들이 유럽을 다녀온 후 들려준 이야기들을 비롯하여 세상에 이런 곳이 있다니, 라는 감탄을 하며 보는 사진들마다 어찌된 영문인지 그 곳이 다 유럽에 위치해 있다는 것을 안 그 순간부터 인 듯 하다. 특히나 요새 광고에서 보여주던 내가 사랑하는 유럽 TOP10’의 시리즈로 방영되는 것들을 보노라면 갈수만 있다면 브라운관이 아닌 두 눈에 실제로 담고 싶은 욕망이 끓어 넘치게 된다.

 어찌되었건 지금 당장은 내 것으로 만들 수 없는 것들이기에 이 책으로나마 위안을 삼아보려 책을 펼쳤다.

요새 쏟아져 나오는 유럽에 관한 여행 책자들이 많아 무엇을 골라야 할지 조차 모르고 있었던 찰나, 이 책에 수록된 여행지들은 33 3천 명이 직접 선정했다는 것에서 이 책에 대한 신뢰가 갔다. 유럽을 다녀온 이들이, 한 두 명도 아닌 33만 명이라는 표본집단이 직접 선정했다니. 그 수많은 이들이 꼽은 베스트 10은 무엇일까, 라는 생각과 이 곳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다녀와야겠다는 나름의 오기가 발동한 것이다.

여행은 책만 읽는 바보였던 나에게 세상의 숨결을 들을 줄 아는 따뜻한 귀를 선물해주었다고, 여행이 아니었다면, 나는 평생 동안 같은 골목마을 뱅뱅 도는 삶을 살았을 거라고. 여행이 었었다면 아무리 오래 뛰어도 그저 러닝머신 위를 죽어라 뛰는 것 같은 외눈박이 먹물 인생에 머물렀을 것이라고, 10년 동안 난데없는 역마살에 걸려 한결같이 길을 떠난 딸은, 이제 우리 동네 뒷동산조차도 찬란한 유럽처럼 황홀하게 바라보는 법을 터득하게 되었다고. –본문

책에 대한 호기심이 이 책을 선택하게 한 이유였다면,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을 읽어 내려가면서 이 책의 선택이 탁월한 것이었음을 깨닫게 해준 것은 바로 정여울작가의 문체 덕분이었다. 이전에 그녀의 책을 읽어본 적이 있었던가, 라며 뒤적거리며 찾아보았더니 <잘 있지 말아요>를 본 기억이 아스라히 떠올랐다. 그녀 특유의 소소하지만 가슴에 전해지는 이야기들을 참 좋아했었는데 그녀의 힘은 이 책 안에서도 어김없이 드러나고 있다.

 

 세상에 이런 곳이 있단 말인가, 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곳들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계속해서 등장하게 된다. 특히 블레드섬 성모마리아 승천 성당은 그야말로 아름다운 풍경화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는데 운이 좋은 날이면 이 곳에서 결혼을 하는 장면을 마주할 수도 있다고 한다. 블레드 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유일한 교통수단인 나룻배를 타고서야 들어갈 수 있다고 하는데 나룻배가 아니더라도 수영을 배워서라도 어떻게든 한 번은 가보고 싶은 곳이다. 할 수만 있다면 사랑하는 이와 이 곳을 함께 거닐 수만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세상의 주인공이 바로 우리일 것만 같다는 생각과 함께 이곳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으로 가슴 속에 고이 담아 놓았다.

 

 동화 속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포즈난의 풍등 축제를 보노라면 어디선가 어린왕자가 나타날 것만 같은 기분이다. 색색의 풍등이 담고 있을 사람들의 염원을 안고 밤 하늘을 가득 채우는 이 모습을 보노라면 사람들의 그 마음들이 하나하나 전해지는 느낌이다.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위해, 때론 나를 위해서 바람을 가득 안고 날린 이 풍등이 하늘을 메우는 동안 공허했던 하늘은 이 풍등을 품에 안으며 무엇을 또 느낄까. 15,000개의 풍등이 동시에 오르는 이 모습은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고 하는데 1년 중 단 하루만 이뤄지는 이 축제에 나도 풍등 하나를 띄워보고 싶은 바람이다.

 고등어 케밥이란 이름부터 생경한 이 음식에 대한 도전 의식은 물론이거니와 당장이라도 이 책 속에 담긴 곳들을 내 발로 뛰어들어 두 눈 안에 가득 담고 싶은 소망이 요동치고 있다.

여행은 이렇게 나만 즐기고 싶은 세상이 아니라 함께 누리고 싶은 세상을 향해서 별의별 꿈을 다 꾸게 한다. 스피노자는 기쁨의 감정을 인간이 작은 완전성에서 더욱 큰 완전성으로 이행할 때 발생하는 감정이라고 정의한다. 여행은 바로 그런 기쁨이 확장을 꿈꾸게 한다. –본문

 홀로 가는 여행이지만 절대 혼자가 아닌 그녀의 여행을 동행하다 보면 어느새 여행의 온기가 이곳까지 전해지는 느낌이다.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은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유럽의 향수만 남긴 듯 하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유럽은 꼭 한 번 가보리라. 그리하여 나만의 유럽으로 다시 만들어 내고 싶다.

 

 

 

아르's 추천목록

 

『이탈리아가 내게로 왔다』 / 김윤희저

 

  

 

독서 기간 : 2014.01.28~01.29

 

 

by 아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 유 레디? - 준비하라 내일이 네 인생의 첫날인 것처럼
백승진 지음 / 홍익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아르's Review

 

 저자의 스펙을 읽어 내려가는 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압도가 되어 버렸다. 국내 무대는 물론이거니와 국제무대로 나아간 그는 대학생 시절에 미국 선물거래사와 미국 공인회계사를 취득했으며 대학원 시절에는 세계은행의 국제컨퍼런스에 우리나라를 대표하여 참석하였으며 400:1이 넘는 유엔국별경쟁시험의 재정분야에 합격하여 유엔 이코노미스트가 되었다는 그는 지금 유엔 중남미경제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다.

 그의 양력을 읽어 내려가는 것만으로 과연 이것이 가능한 일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는 엘리트 코스를 지나온 듯 했다. 감히 범접 할 수 없는 경지에 있는 그를 보면서 이러한 삶을 살고 싶다, 라는 생각 이전에 도저히 따라 갈 수 없는, 진정 그들만의 리그에 관한 이야기인 듯 했다.

 이미 처음부터 완벽한, 무엇 하나 흠 잡을 수 없는 나날들의 연속이었더라면 그가 자신의 경험담을 오롯이 이 책에 담았다고 한 들 독자들의 마음을 이동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시작부터 급이 다른 것이라고 느꼈을 것이며 그 리그에 있는 그들만의 세상이라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찬찬히 읽어보다 보면 그 역시 우리나라의 평범한 청년 중 한 명이었으며 중고등학교 때는 오히려 지금의 나 보다 더 어려웠던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이웃 마을의 산 꼭대기에 자리하고 있는 학교를 가기 위해서 아득한 계단을 오르내리며 매일을 다니는 동안, 그는 어느 새 계단처럼 세상을 오르는 법을 그 때부터 터득하고 있었던 것이다.

 ‘글로벌’이라는 키워드와 ‘국제기구’라는 사회적 위상이 뒤섞인 그 무엇인가가 번쩍하고 머릿속을 지나는 섬광을 느꼈다. 그와 함께 언젠가 책에서 읽은 문장 하나가 내 가슴을 두드렸다.
우연히 마주친 작은 계기로 인생 전체가 변하는 일이 허다한 것이 우리 삶이니 한 순간이라도 소홀히 살지 말라.’ –본문

 취업 원서를 내는 동안 필수로 자리하고 있는 어학 연수에 관한 칸을 보면서 아무것도 채울 수 없는 내 자신이 당시에는 비참하게만 느껴졌다. 나의 경쟁자들 중 대다수는 그 칸을 아당당이 채울 수 있는 반면 나는 아무것도 채울 수 없다는 것이 서글프게만 느껴졌다. 그래서 당시에 부모님께도 말도 안 되는 심통을 부리기도 했었는데 그런 내 모습과는 달리 저자는 스스로 그 다음 단계를 위해서 끊임 없이 자신에게 채찍질 하고 있었다.

 가만히 보면 그는 끊임없이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다. 남들이 보기에 그 정도면 되지 않았어?’ 라는 질문이 무색하게 그는 또 다음을 준비하고 있었고 그 준비가 있었기에 그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지금에만 만족하지 않았다. 이 채근이 그로 하여금 누가 보더라도 감탄사가 나올 수 밖에 없는 현재의 그를 만든 모습일 게다.

우리가 어떤 목표를 정하고 그것에 도전할 때 초반에 진입 장벽을 넘기 위해 겪는 고통을 어떻게 감내하고 언제 어떤 방식으로 성장 단계에 진입하느냐가 성공에 이르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사실이다. –본문

 그를 보면서, 그의 삶까지 도달하기 위해서 그가 오롯이 운이 좋았다, 라는 것이 아닌 티핑포인트까지 도달을 하고 하지 못한 것이 그와 나의 차이가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든다. 당시의 나에게는 이 정도면 충분해, 더 이상 할 수 없어, 라며 확신했던 것들이 지나고 나면 아쉬움이 남듯이 나는 티핑포인트까지의 도달을 이르기 전에 주저하고 내려왔다면 그는 그 시간을 넘어 낸 것이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도전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라는 질문에 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현재 얼마나 될까. 그 대답이 준비되어 있는 이들에게 도래한 미래는 그와 같은 성공일 것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꾸준한 노력은 우리를 티핑 포인트로의 안내를 가져올 것이다. 꾸준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도전할 용기가 없다면 인생의 의미가 없다는 고흐의 말처럼, 나를 위한 내일을 위해 지금부터 부지런히 달려봐야겠다.

 

 

 

아르's 추천목록

 

『아침 설렘으로 집을 나서라』 / 서승우저

 

 

독서 기간 : 2014.01.03~01.05

 

by 아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래를 읽는 지식 키워드 DNA
데이비드 E. 던컨 지음, 김소정 옮김 / 황금부엉이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아르's Review

 

 

 과학에 대해 알아가면 갈수록 경이롭다, 라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는 듯 하다. 그저 자연스럽게, 당연히 그러한 현상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과학의 눈으로 보게 되면 복잡하면서도 얽히고 설킨 것들이 어쩜 이 모든 것들을 안고 있었던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얼마 전 일본에서 줄기세포보다 안전한 만능세포를 개발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약산성 용액에 담그면 신체의 어느 조직이든 변모가 가능한 세포 개발이라고 하는데 작은 세포가 이렇게 변모하는 것처럼 눈에도 보이지 않는 이 모든 것들이 인간을 구성하는 유전자의 본체에 해당하는 DNA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이 책은 보기도 전에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과를 하기는 했지만 원래는 이과를 전공으로 하고 생물 2까지도 배우기는 했지만 그 기억은 이미 아스라히 사라진 과거이며 내게는 잔존하지 않는 먼 이야기였으니 말이다.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도 긴장하면서 책을 읽어내려 갔다면, 이 책 속의 이야기는 강도 높은 과학에 대한 접근이라기 보다는 유전공학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들을 접근하면서도 과학자들이 당신 스스로 연구 과제를 선택하게 한 이유나 그들의 개인적인 견해들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들을 전해주기에 생각보다는 쉬이 읽어내려 갈 수 있다.

 7명의 과학자들의 각각 소개와 함께 곁에 소개되고 있는 그들이 닉네임과 같은 별명은, 그들이 하고 있는 연구에 대한 전반적인 성향을 보여주고 있다.

유전학을 이끌어가고 있는 과학자들의 면모를 살펴보고 과학자들이 유리 인류를 위해 어떤 연구를 하고 있으며 유전학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사항은 무엇인지를 알아 나가는 과정도 유전학의 본질을 근본적으로 이해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불을 우리에게 가져다준 프로메테우스와 인류를 천국으로도 지옥으로도 이끌 수 있는 파우스트, 선악과의 열매를 따먹도록 유혹한 이브, 득점을 올리기 위해 인류의 DNA를 마음대로 주무르고 있는 붉은 털 에릭 같은 유전학자들 말이다. –본문

 자신의 아이들이 제 1형 당노병을 앓고 있기에 줄기세포를 연구하여 랑게르한스 섬 세포를 생산하는 방법을 연구하고자 하는 더글러스 멜튼 박사프로메테테우스라는 별명이 붙여져 있다.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 준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의 삶을 변모시키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임에 틀림 없다. 하지만 그 반대로 불로 인해서 화재 등의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는, 그야말로 제대로 다루지 않으면 인간에게는 재앙을 가져다 주는 것인데 과학이라는 것이 필요하지만 악용되었을 때는 그 무엇보다도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프로메테우스의 신화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여 전해주고 있었다.

 특히나 신시아 케년 박사의 연구는 무엇보다도 흥미로웠는데 그녀가 말하는 바로는 생명체의 수명을 아이팟의 소리 조절 버튼처럼 너무나 간편하게 늘이고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유전자를 활성화시키거나 억제시키는 간단한 조작으로 인류의 생명을 쉬이 연장할 수 있다고 하는데, 특히나 나이가 들어가는 그 모습 그대로 삶을 연장하는 것이 아니라 젊은 날의 상태 그대로, 그 모습으로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 한다.

 그녀는 유전자 조작으로 예쁜꼬마선충의 수명을 6배나 늘리는 것에 성공했는데 이 기술이 바로 예쁜꼬마선충을 그 모습 그대로, 그러니까 나이 듦이 없이 그 순간으로 멈춰 있는 상태에서 수명을 연장시켰다는 것이다.

 물론 젊음을 되돌려주는 기적의 약이 가난한 사람들은 꿈도 꾸지 못할 정도로 비싸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세계를 극단적으로 양분하는 부의 상징이 되고 말겠지만 말이다. 사실 캐년 박사가 만들고 싶어 하는 젊어지는 약이 결국 세상에 나오지 않더라도 지난 몇 십 년 동안 서구 권은 비서구권에 비해 훨씬 더 건강해지고 수명도 늘어났다. 갑자기 늘어난 수명은 인구 과잉과 같은 난처한 문제를 유발하기도 했다. 늘어난 수명 덕분에 젊은 상태로 오랫동안 결혼 생활을 유지한다면 그로 인해 출산이나 사회보장제도, 은퇴, 건강보험과 관련된 수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본문

물론 이 책 안에서는 그들이 하고 있는 연구에 대해서 무조건적인 찬양이 아닌 그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제약회사들의 특허권에 대한 쟁취가 단순히 자신들의 약에 대한 특허를 주장하는 것을 넘어 수요 공급에 대한 법칙에 따른 생산이 아닌 오롯이 독점으로 자신들만이 그 약을 생산하여 터무니 없는 값을 요구하는 모습들을 보노라면 인간의 생명의 담보로 하여 그들이 하는 행태는 무자비하게 보이기만 하다. 신시아 박사의 이 연구는 성공하게 된다면 도 다른 문제들이 발생할 것이라는 것이 자명하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연구는 영생이라는 달콤한 유혹을 안고 있다.

노벨상을 받았던 제임스 왓슨 박사폴 버그 박사까지. 그들이 하고 있는 연구는 인간의 삶을 보다 낫게,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 계속 되고 있었다. 이 안에 담겨 있는 연구들이 우리에게 희망이 될지 또 다른 재앙이 될 지는 그 연구를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인간을 기반으로 실험되고 있는 유전공학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게 될지, 그 행보를 유심히 지켜보려 한다

 

 

아르's 추천목록

 

내 생명의 설계도 DNA / 최재천, 권준수저

 

 

 

독서 기간 : 2014.01.17~01.18

 

by 아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사 10 당신이 알아야 할 시리즈
서경덕.한국사 분야별 전문가 지음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아르's Review

 

 

 

 얼마 전 뉴스의 인터뷰를 보면서 기암을 금치 못했던 적이 있다. 중고등학생은 물론 이제 대학생이 된 그들에게 3.1절이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의미들을 물어보는 장면이었는데 그들은 3.1절을 ‘3 1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심지어 야스쿠니 젠틀맨이라고 답하는 있었다. 나와는 이제 열 살 남짓 차이가 날 그들에게는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득하기만 했던 뉴스를 보면서, 일본은 자신들의 교과서를 왜곡하면서까지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마당에 우리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라는 한탄만이 계속 되었다.

 바꾸어 생각해보면 그들에게는 환호성을 지를 만한 사건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수능에서 국사가 필수과목이 아닌 선택과목이라는 것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 자신에게 유리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였는지는 몰라도 이 안일한 정치의 결과는 10년 사이에 우리나라의 연사라는 근간마저도 흔들게 만들 엄청난 재앙이 되어 버린 셈이다.

 비단 그들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이 모든 것은 탁상공론에만 빠져있던 어른들이 만들어낸 것이며 일본이 독도를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것들을 보면서 그저 그들의 안일한 태도에 혀만 차고 있었으니, 저자의 말마따나 우리는 우리 역사에 대해서 알아보고 배운다는 인식 이전에 그저 당연한 것들이라고만 생각하고 더 이상의 노력을 하고 있지 않았던 그 태도가 더욱 심각한 것이다.

 동북공정과 독도 문제의 가장 큰 적을 중국 정부와 일본 정부가 아니라 우리들의 무관심이었다. ‘독도가 어느 나라 땅이냐?’라고 한국인들에게 물으면 하나같이 대한민국 땅이라고 대답한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왜 우리나라 땅이냐? 라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명확하게 대답하질 못한다. 이것은 독도에 관한 역사 교육을 우리가 스스로가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본문

 사실 일본의 안하무인격의 그들의 논리를 보면서 그저 미쳤다라며 혀를 차며 왜 저들은 진실을 왜곡만 하는 것인가에 비난을 하고 있을 즈음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철저한 준비과정에 들어가 진실을 변모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에 반면 우리는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 아래 별 다른 준비도 없이 그들의 행태를 방관하고만 있었는데 이 책을 읽는 내내 그 동안은 우리 땅이야! 혹은 일본이 당연히 잘못한 거야!’ 라는 감정의 대하이었다면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명백한 논리의 대항이 가능하게 된다.

 18세기의 지도에도 독도의 옛 명칭인 우산도가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다. 에도 막부 시절까지만 해도 일본 스스로도 독도는 조선의 땅임을 인지하고 있었던 그 시간을 지나 1905, 독도를 다케시마라는 이름으로 그들의 영토로 강제 편입 시키고 만다.

 일본 내무성에서 작성한 태정관 지령문에도 독도와 울릉도는 일본과는 관계 없는 조선의 것이라는 것을 인정한 사실이 있음에도 현 일본 정부는 이 문서의 존재에 대해 너무 오래된 문서라 조사가 필요하다라는 이야기로 그들의 어긋난 논리를 외면하고만 있다.

 얼마 전 향년 91세로 별세하신 황금자 할머니의 소식을 들으면서 끔찍한 만행을 저지른 일본에 대한 원망과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그들이 가증스럽기만 하다. 13살의 나이에 일본 순사의 손에 이끌려 일본군 위안부가 되었다는 할머니는, 살아 생전 일본의 사과 인사를 듣는 것이 소원이라고 하셨는데 끝내 그 이야기를 듣지 못하시고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기자회견으로 시작된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사회에 조금씩 알려지면서 그녀들의 이야기를 모아 일본 정부에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고 하는데 2013 9월을 기준으로 56명읠 할머니가 살아계셨다고 하는데 이제는 55명으로 줄어든 셈인 게다. 우리에게는 그녀들의 한을 풀지 못하고 떠나 보내야 했던 아픔이자 송구한 순간이지만 일본의 입장에서는 안도하고 있을 듯한 그 시간이 조만간 빠른 시간 내에 참회의 시간으로 되 찾을 수 있길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아베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우리나라의 뉴스에 오르는 것을 보면서 일본의 침략의 가중화됐던 당시의 시대에 대한 미화때문에만 그들의 행보가 지탄을 받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안에는 그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는데 야스쿠니 신사는 그들만의 신사가 아니었던 것이다.

야스쿠니는 진정 타인과 그 영혼에 대한 마음대로 해도 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적국에 끌려가 그 우두머리를 위해 싸우다 죽는 것이 천추의 한이거늘 그 우두머리의 신사는 그들 혼령을 다시 잡아 가두어 놓고 제멋대로의 종교의식을 치르는 것이다. 사자의 인격을 두 번 세 번 아니 헤아릴 수도 없이 모독하고 유린하고 있는 것과 다름 없다. –본문

단 한 권의 책이지만 기본적으로 나마 우리가 알아야 할 역사가 빼곡히 담겨 있다. 당연한 우리의 역사에 힘을 실어 주기 위해서는 그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서는 역사 스스로가 권리를 내세울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네 선조가 현재의 우리에게 전해 준 이 위대한 유산들을 지키고 보존하며, 아픈 역사마저도 제대로 인지하고 우리 스스로 치유하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도 제대로 아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무조건 우리가 맞아! 가 아닌 왜 그럴 수 밖에 없는 지에 대한 당위성의 논리가 제시되는 순간, 역사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아르's 추천목록

 

역사 e 2 / EBS 역사채널e

 

 

독서 기간 : 2014.01.20~01.22

 

by 아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