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왜 우리를 만족시키지 못하는가 - 채소값부터 노후연금까지, 실물경제를 움직이는 16가지
랑셴핑 지음, 차혜정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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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왜 우리를 만족시키지 못하는가? 우리가 국가에게 원하는 것은 로또 1등에 당첨된 것처럼 개개인에게 수 억 원의 비용을 달라는 것이 아니다. 매년 GDP 성장률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실제 국민들의 체감 경기는 언제나 바닥을 치는 것을 넘어서 마이너스 성장률을 사무치게 느끼고 있을 때 국가는 단 한번이라도 이러한 국민들의 바람을 헤아리고 그것을 풀려고 노력했느냐 하는 대에 대한 질문이다.

뉴스를 틀어보면 언제부터인가 암울한 소식들뿐이다. 물가는 점점 오른다고 하는데 실제 서민들의 지갑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몇 십 년을 일한다고 해도 수 많은 불빛이 가득한 아파트 촌에 내 집 하나 갖기가 힘들고, 채소값만 해도 폭등한다는 소식들이 들려올 때면 만원 짜리 한 장으로 장을 보기가 점점 버거워 진다.

량센핑이라는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현재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라고 한다. 미국에서 석.박사를 취득하고 국제 금융관련 논문 인용률이 세계 1위를 차지할 만큼 경제학의 대가라고 불리 울 만한 그는 자국의 현실에 대해 매보다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철저히 비판하고 있다.

국가에 대한 정책과 국민들이 체감하는 현실의 세계 속의 갭의 차이에 대해 설명할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량센핑의 눈을 통해 본 중국의 현재와 문제점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뉴스 채널과 검색 엔진 등 모든 정보에 대한 것에 철저히 감시하는 자국에 대해 그가 이토록 냉소적인 비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스스로 중국에 대한 애정이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세계 전반적으로 펼쳐진 국가와 국민간의 미덥지 못하지만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상관관계라기 보다는 중국이라는 대륙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진 내용이라 안타깝기는 하지만, 차근차근 분석해 나가며 실제 실행가능하고 효율적인 해답까지 제시하고 있다. 마지막 1KM에 갑작스레 폭등하는 배 추값과 그들만을 위한 금리 인상 등에 대한 소소하면서도 생활 속에 묻어나는 문제들을 그의 눈높이가 아닌 우리의 눈높이에서 쉽게 풀어나가기에 가볍게 책 장을 넘기며 함께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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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린다 뱁콕.사라 래시버 지음, 김보영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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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제인 ‘WOMEN DON’T ASK’처럼 나 역시도 도무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드러내지 않는 그런 여자 중 한 명이었다. 직장 생활이든 친구들과의 관계든 연인과의 관계이든 간에 서로 좋은 게 좋은 거다.’ 라는 생각으로 내가 조금 감내하며 지내면 되겠지 라는 생각과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언젠가는 진심을 다 통하겠지 라는 막연한 믿음과 그것이 여자로서의 나에게 충실한 것이라 생각하며 지금까지를 살아왔다.

여자가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을까? 라는 제목에 이끌려 책을 펼친 이후 내가 생각했던 여자가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이라기 보다는 여자들이 충분히 가질 수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요구하지 못하고 심지어는 부족한 현실에 대한 인지를 못하고 있기에 그 동안에 여자들이 놓치고 있던 것들에 대해 설파하고 있다. 즉 충분히 여자들에게 주어져야 하지만 그들만 모르고 있는 것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며 읽는 구절마다 뇌리에 강렬한 충격 그 이상의 것을 남겨 주었다.

초 저금리 시대, 거의 0%에 가깝다는 이율 속에서도 단 0.%의 이율이라도 높은 은행을 찾아발품을 팔아보거나 인터넷 검색을 해 본 사람들이라면 알 것이다. 소수점 이하의 이율이라도 조금이라도 높은 이자를 받고자 하는 그 노력에 비하면 여자들은 그 원금, 다시 말해 연봉을 더 늘리고자 하는 일이라 칭할 수 있는 연봉 협상의 테이블에서는 너무나도 관망자의 태도를 취한 다는 것이다. 일 년 동안 단 몇 푼의 이자를 더 받기 위해서 애를 쓰면서도 그에 몇 배 혹은 몇 십배를 더 얻을 수 있는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는 소극적이면서도 회사에서 제시하는 그 금액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더 이상 착한 여자일 필요는 없다. 자신의 의견을 드러낸 다고 해서 나쁜 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여자들에게 바라온 모습만이 나의 전부가 아니며 내가 드러내지 않는다면 세상은 언제까지나 나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주지 않을 것이다.

어려운 것이 아니라, 저는 이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혹은 저의 의견은 이것입니다 라는 시도 만으로도 나의 세상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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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첫 번째 재즈 음반 12장 - 악기와 편성 당신의 재즈 음반 12장
황덕호 지음 / 포노(PHONO)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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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즈라는 말은 종종 들어본 적이 있다. 재즈 풍이다, 재즈 카페다, 심지어 노래 가사에도 종종 등장하는 이 재즈라는 단어는 익히 들어본 적은 있지만 사실상 그 실체에 대해서는 무엇인지 갸우뚱하는 것이 사실이었다. 마치 유령이라는 단어는 알고 있지만 그 실상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허공을 향해 손을 내 짓는 것과 같은 존재가 재즈였다면 이 책의 저자는 나와 같이 재즈라는 단어만 알고는 재즈에는 문외한인 이들에게 차근차근 곁에서 오감을 동원해 하나부터 열까지 설명해주는 설리반 선생님과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사실 책으로 재즈를 논한다는 것에 대해 한계가 있을 것이라 내심 그 한계성에 대해 책을 펼치기 전부터 의구심을 가지고 봤다. 또한 그 동안 재즈라는 것에 그다지 친숙하지 않았기에 어렵기만하고 동떨어진 이야기들만 나열해 놓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을 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러한 고민들이 괜한 기우였다는 것을 단숨에 깨달았다.

 재즈 수첩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저자는 너무나도 나를 잘 알고 있었다. 별 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펼친 이 순간의 그와 나의 조우는 둘 간의 꼭 필요가 아닌 우연을 통한 만남이기에 더욱 소중한 인연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갑작스런 재즈에 관한 관심이나 공부가 아닌 1년에 12장 정도의 음반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을 권유하고 있다.

 음반을 산다는 것이 되레 낯선 요즘 시대에 그는 동떨어진 듯 하지만 그는 굳이 음반이 아니더라도 어떠한 형태로든 재즈를 접하기를 권한다. 그가 골라놓은 12장의 음반은 재즈라는 장르에 있어 너무나도 유명하면서도 현재까지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을 골라 놓았다. 가만히 읽다 보면 이 음반들을 찾아보지는 않고서는 못 배기도록 그의 이야기는 재즈에 대한 유혹으로 넘실거린다. 12장의 음반 속에 내가 들어보았던 음악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를 따라 간 재즈의 길은 하나 같이 무언가 마음을 동하게 하는 것들이 있었다.

 재즈 연주 속에 즉흥 연주가 있다는 사실도 몰랐던 나에게 그는 꾸지람 보다는 이 좋은 것들을 모르고 지내던 나를 다독이며 또 다른 세계로 통하는 길을 가만히 열고 기다리고 있다. 이것이 재즈이다, 이런 음악이 무엇이다, 라는 것을 가르쳐주기 보다는 가만히 마음을 열고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하는 여유를 알려준 그가 고맙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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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철학 교과서, 나 - 청소년, 철학과 사랑에 빠지다 꿈결 청소년 교양서 시리즈 꿈의 비행 3
고규홍 외 지음 / 꿈결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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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은 하나지만 물음은 끝이 없다는 서문으로 시작하는 책을 펼치면서 십대를 위한 철학 교과서라는 제목에서처럼 나는 부담 없이 쉽게 읽을 수 있겠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 내려가는 동안 빠르고 쉽게 보다는 읽는 내내 나 자신에게 끊임 없이 질문을 하며 책을 읽었다. 이런 내용에 대해 생각을 해 봤던가? 이런 질문에 대해 나는 무엇이라 답할 것인가? 혹은 나는 그 동안 왜 이러한 물음에 대해서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을까? 가 이 책을 읽는 동안에 내 머리 속에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것들이었다.

 나는 중고등학생 시절 윤리 과목을 끔찍하게도 싫어했다. 이해보다도 무조건적으로 A의 답은 A’라며 단순히 암기하며 시험을 겨우 보냈었기에 윤리라는 과목은 철저히 처음부터 끝까지 외워야만 하는 무시무시한 과목이었다. 목적론적 윤리와 의무론적 윤리라는 하나의 텍스트 안에 설명만이 아닌 예시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감으로써 전반적인 내용의 이해뿐만이 아니라 그렇기 때문에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을 해 볼 수 있었다.

 어떤 도둑이 물건을 훔치기 위해 타인의 집에 들어가 값 나가는 물건들을 주섬주섬 챙기는 동안 어둠 속에서 발을 헛디뎌 화분이 깨졌다고 하자. 그 순간 도둑은 그 집의 주인들이 나타날 것이 자명하며 그 이후의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짧은 시간 내에 수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에도 그 집의 누구도 나와보는 이가 없었으며 이를 이상하게 여긴 도둑이 되려 방문을 열어 확인해 본 결과 그 집안 사람들은 일산화탄소에 중독되어 사경을 헤매고 있는 장면을 목격한다. 이를 본 도둑은 119에 신고를 해서 그 일가족을 구하게 된다. 즉 도둑질을 하기 위해 들어선 그 집에서 순식간에 그는 범죄자가 아닌 생명의 은인이 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있어서 목적론적인 윤리로 보았을 때 그 도둑은 비록 도둑질을 하러 타인의 집에 침입했지만 오히려 그들의 목숨을 건졌기에 그의 행위는 타당한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의무론적 윤리론으로 바라보았을 때 그 도둑이 사람의 목숨을 살린 것을 명백하지만 본래의 의도는 도둑질을 하기 위한 것이었기에 그는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이 마땅한 것이다.

 하나의 사건이나 행동에 무조건 하나의 답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 답으로 가기 위한 길을 여러 개의 방향이 있을 것이며 그렇기에 단 하나의 답만이 존재하고 그것만이 진리이기에 다른 어떠한 물음도 가지지 않는 것은 도리어 내 스스로 한계를 구축하여 틀 안에 가둬 놓는 것이다.

 나는 나의 여고 시절에, 이과 반이 14개 학급 중 3~4반만이 존재하는 것을 보면서도 그것이 당연한 이치라고만 생각했다. 남고에는 이과반과 문과반의 비율이 반반이지만 그 당시 여고는 대게 문과의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당연하다, 친근하다, 익숙하다는 것들이 주는 함정이 얼마나 큰 것인지 이 책을 읽으며 새삼 느꼈다. 왜 일까, 왜 그런 것일까? 라는 물음은 답이 정해져 있든 아니든 언제나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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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만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 장자(莊子)를 만나는 기쁨
김태관 지음 / 홍익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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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가서 책을 고를 때면 작가, 출판사, 표지, 제목, 내용 등을 따져보며 책을 보고 그리고 나서 마지막에 가격을 확인하게 된다. 몇 권의 책들을 골라놓고 최후의 선택에서 결정하기 까지 같은 비용이라면 왠지 모르게 얇고 가벼운 책 보다는 두터운 책을 고르곤 했다.

얇은 책이라고 내용이 가볍고 그 책에서 얻고자 하는 것들이 없는 것도 아닌데 나는 항상 책을 고를 때면 조금 더 두꺼운 것을 골라온 듯 하다. 만약 이 모습을 장자가 보았더라면, 아마 큰 꾸지람을 했을 것이다. 인생의 길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안의 삶의 모습이 중요하다고 하는 장자의 가르침을 읽으며 나는 나의 인생에 대한 가치관이 책을 고를 때의 모습만큼이나 닮아 있는 것을 느꼈으며 그 동안 보여지는 것에 대해서만 판단을 하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루의 삶이 80년보다도 더 값질 수 있으며 80년의 삶은 하루보다도 못할 수 있다. 절대적인 시간이 아니라 그 안에서의 상대적인 삶의 내용이 우리가 살아 온 인생의 무게를 논할 수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년이면 서른을 맞는 나의 나이라는 숫자에 갇혀 있던 내 모습을 장자를 만나며 자유롭게 놓을 수 있었다.

책을 읽는 내내 2천여 년 전에 살았다던 장자가 지금 나와 함께 마주하고 이야기 해주는 느낌이었다. 자신의 아내가 세상을 등지고 먼저 떠났을 때에도 대야를 두드리며 장단을 맞추어 노래를 하던 장자. 그래, 아마 아무것도 모르던 나와 같은 사람이 장자를 보았다면 나는 그를 미친 사람으로만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가 왜 기쁘게 노래를 불렀는지를 이해하고, 그의 생각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에 도리어 내가 그를 통해 치유를 받게 된다.

2012년 임진년의 해가 기울어지고 있고 2013년 계사년의 해가 눈 앞에 있다. 내 나이의 앞의 숫자가 변하는 2012년의 끝자락에서 장자를 만나기 전이었다면 나는 올해를 보내야만 하는 하루하루가 야속하기만 했을 것이다. 하지만 장자를 만난 지금은 그러한 쓸모 없는 고민을 하며 오늘을 보내지 않는다. 앞으로 남아있는 하루하루 속에 얼마나 긴 나의 인생들이 담겨 질지가 오히려 기대된다. 장자를 만난 이후 나의 오늘은 참으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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