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
나카타니 아키히로 지음 / 홍익 / 199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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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것은 80%이상이 책의 제목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 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은 다른 사람 또한 그랬을 것이다. 한 동안 이런류의 책이 유행했다.
20대에 뭘 하면 좋을까? 인생의 기초를 쌓아가는 시기...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여러가지 할 일을 제시하는데 지금까지 기억에 남고 가장 가슴에 와닿는 것이기도 한 말은 '사흘에 한 번 작심삼일을 반복하라.'였다.

사실 저자가 하라고 한 일을 내가 지금 똑같이 해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저자는 20대에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목표를 세웠고 그 일 한가지에 끈질기게 파고 든 결과 자신의 분야에서 어느정도 인정받을 수 있게 되었다.
저자는 우리에게 20대의 열정으로 차근차근 실력을 쌓으라는 것을 50개의 해아 할일로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 중에서 내 미래에 도움이 되는 일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내가 30대가 되서 지금의 나와 똑같이 20대를 살아가는 후배들에게 '성공하려면 내가 했던 것처럼 이런 일들을 해봐야 한다'고 자신있게 말해줄 수 있는 일이 과연 무엇이 있을까? 에 대해서 말이다.

그러한 세부항목을 정하고 실천하는 건 정확히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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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검정 그물 스타킹
이신조 지음 / 문학동네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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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조의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하나 같이 쓸쓸하다. <나의 검정 그물 스타킹>의 주인공은 화려한 연예인으로 그려지만 자신의 순수한 사랑을 가슴속에 묻고 속물 같은 사람들만 상대하다 결국 화자(자신의 그물 스타킹)로 목을 맨다.

<정류장에서 너무 먼 집>에 나오는 두 남매는 아빠의 사업실패로 세상으로 나가는 출구(버스 정류장)과 멀리 떨어진 단칸방에서 살면서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누나가 식빵에 크림치즈를 바르는 대신 딸기잼을 바르는 것을 지켜보는 것, 동생이 하는 게임의 이름인 'house of death'를 자신의 집에 비교하는 누나의 마음이 그러하다. 동생은 하룻동안 가출하지만 결국엔 전에 살던 집의 정원에 있던 고물자전거를 끌고 집으로 돌아온다. <산책>에는 채팅으로 만나 서로의 이름을 알지 못한 채 또한, 뜻도 모르는 브랜드의 상품을 사는 아이와 그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다른 아이가 있다.

각기 다른 것을 말하고 있지만 이 소설을 관통하고 있는 것은 도시의 익명성이, 상품의 이름이 지배하는 도시에 살고 있는 현대인의 퍽퍽한 삶이다. '낙원'은 이름도 모르는 브랜드가 도열해 있는 백화점 안에서만 존재할 뿐이다. '도시에 그토록 많은 비둘기의 둥지와 알은 왜 보이지 않는 것일까?' 라는 의문, 이는 도시 아래 감춰진 인간 개개인의 삶의 정체를 찾고자 하는 물음이다.

이 소설의 삶에서 우리의 모습을 있었기에 이 책을 잡자마자 나도 모르게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이신조는 그래도 희망을 이야기 하려고 한다. 그물 스타킹으로 목을 맨 주인공은 순수를 찾아가려 한 것이다.

작가가 대변하는 것은<낙원> 에서 브랜드의 상품을 넣어둔 사물함의 열쇠를 물에 던져버리는 아이이며 자전거를 끌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동생이다. 소설에 나오는 현대인을 상징하는 다양한 코드를 소설의 주제를 일관성 있게 좇고 있는데 한해 적절히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신조의 소설의 이미지는 더욱더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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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들의 학창 시절
게르하르트 프라우제 / 푸른미디어(푸른산)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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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저널 :역사 속 인물 가운데 유명인 97명을 뽑아 그들의 학창시절을 살폈다. 아인슈타인·바그너·거쉰·키신저 등의 학창시절을 통해 학교와 사회에서의 성공의 상관관계를 알 수 있다"고 했으나 학교에서 실패했든 성공했든지간에 결국은 그 분야에서 성공한 인물들의 이야기기므로 위의 말에는 어폐가 있다.

책의 제목 그대로 천재들의 학창시절의 모습이 인물사전식으로 한 인물당 1, 2쪽 정도로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다. 권위적이고 엄격한 규율을 따라야 하는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모와 떨어지기 싫어해서 학교에 가지 않으려고 발버둥쳤으며 성적은 늘 하위권에 맴돌았던 천재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가 생각한 것은 '꼭 학창시절을 잘 보내야만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라는 명제는 아니었고 그들의 학교가 특별히 엄격했다던가 아니면 그들의 성향이 학교와는 맞지 않아서겠지라는 것이었다. 성공한 사람들 중 학창시절에 우등생이고 적응도 잘하며 지낸 걸 보면 꼭 학교가 성공을 가로막는 것도 아님에 틀림없고,,

아무튼 세계의 유명인들의 '학창시절'을 이렇게 분류한 것이 저자의 의도였다. 그러니 내가 실망했더라도 너무 많은 것을 바랐던 것이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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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꿈을 펼쳐라
이원숙 지음 / 김영사 / 199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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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책꽂이 한 편에 자리잡고 있던 책이었지만 별로 시선을 끌지 못하는 연하늘색 표지의 상투적인 인생 설계서임을 자처하는 듯한 '너의 꿈을 펼쳐라'라는 제목 때문에 나에게 늘 외면 받았었다. 그러나 이 책을 우연히 펼치고 이 책이 클래식 음악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정명훈, 정명화의 어머니가 그들의 교육에 관하여 쓴 것을 알고 흥미를 갖고 읽기 시작했다. 이원숙씨의 편안한 글솜씨도 이 책에 빨려 들어가는데 한 몫 했다.

정트리오의 어머니인 이원숙씨는 그들의 자녀들을 유명한 음악가, 의사 등으로 사회에서 인정받는 전문인으로 키워냈다. 이 책은 그녀의 자녀들 중 정 트리오의 교육에 관한 내용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보통 자녀들이 성공한 집안의 부모의 교육법은 주목받는다. 일반적으로 자녀의 적성과 소질을 미리 알고 그것을 계발할 수 있는 최대한의 환경을 지원해주는 교육법이 자녀들의 성공에 주효할 것이다.

이원숙씨는 정명화가 명문학교에 진학하는 것에 대해 제한이 생기자 로비를 벌일 정도였고 정명훈의 언어실력을 확신하지 못하는 교장을 끈질기게 설득해 결국 학교에 입학할 수 있게 했다. 게다가 이사를 할 때는 다른 짐은 포기하더라도 자녀의 교육을 위해 피아노만큼은 꼭 싸들고 갔다. 원숙씨의 이러한 열성은 요즘 부모들에 비하면 정도가 보이지 않지만 그 시대에는 매우 유별난 것이었을 것이다.

자녀들의 성공은 이원숙씨의 이러한 노력에 의해 힘입은바도 크겠지만 요즘의 부모들처럼 자녀에게 맹목적인 요구를 강요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이원숙씨는 단지 자녀들이 뛰어놀 풀밭을 가꿀 뿐이고 자녀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그위에서 맘껏 뛰어노는 것이다. 바이올리스트인 정경화가 피아노를 하다가 바이올린을 하고 싶다고 했을때 피아노에 매우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정경화가 바이올린을 배울 수 있게 도와주었다. 이는 자녀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고 자녀 스스로가 그의 길을 개척하게 하는 그녀의 철학을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해 한 어머니의 사랑속에서 커갔던 유명인을 친숙하게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진정한 부모의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녀는 자녀의 성공을 바랐지만 어떤 욕심을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녀들이 그 분야에서 진정으로 기쁨을 느끼면서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정트리오,, 성공으로 향해가는 그들의 길 한편엔 항상 그들을 지켜보는 어머니가 있었다. 이원숙씨는 자녀의 가능성을 믿고 늘 한결같이 그들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도와준 훌륭한 어머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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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헨리 페트로스키 지음, 홍성림 옮김 / 지호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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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 중 태어나서 연필 한 번 안 잡아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연필은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올바른 글씨 쓰기 자세와 힘 조절 능력을 길러준다는다는 점에서 사용이 장려되고 있다. 태어난지 1년이 되면 으레 하는 돌 잔치에서도 연필을 볼 수 있다. 아이가 연필을 집으면 나중에 학문에서 두각을 나타낸다고 믿어지고 있기 때문에 연필은 때로 아이가 그걸 잡길 바라는 기대에 찬 부모의 시선을 한 몸에 받기도 한다. 연필의 가격은 보통 200원 정도,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필기구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한 다스 정도의 연필을 뾰족하게 깎아놓고서야 글을 쓰기 시작한다고 했다.

위의 이야기는 연필과 관련된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정작 연필은 어 디 서 왔는가? 에 대해서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연필의 향긋한 냄새, 연필을 쓸 때 나는 특유의 사각거리는 소리 때문에 좀 불편해도 깎아 쓰는 연필을 고집하고 예쁜 연필을 보면 내 손에 잡아보고 싶어하는 특이한 편집증적 취향 을 가진 나에게 이 책의 발견은 커다란 기쁨이었다. 작가는 연필 한 자루를 둘러싼 이야기들을 끊임없이 해준다. 연필 이전의 필기구에서부터 시작하는 연필의 역사와 내가 가장 궁금해 했던 연필의 제조방법, 연필의 주재료인 흑연광산을 둘러싼 암투, 세계적인 연필 제조사, 나와 같은 연필 매니아에 관한이야기 등 544쪽에 걸친 긴 이야기.

이 중 나의 가장 나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연필의 제조방법이었다. 그림을 곁들인 설명을 보며 10년 동안 가졌던 연필에 어떻게 흑연심이 들어갈 수 있은가에 대한 의문이 시원스럽게 풀렸다. 좋은 연필의 조건, 연필깎는 직업이 있던 시절, 연필 산업을 했던 '월든'의 저자 헨리 데이빗 소로우 등 연필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고나서 연필 한 자루를 바라보는 눈이 전보다 더 사랑스러워졌다. ^^;

쓰다가 짧아지면 주저없이 버리고 없어져도 잘 모르는 하찮은 물건 연필에 관해 무슨 할 이야기가 이렇게 많나 싶지만 '연필'은 인간이 현재보다 더 나아지려고 노력했기에 존재 할 수 있는 공학의 산물 중 하나이다. 연필이란 필기구의 존재가 당연한 우리에게는 연필이 하찮게 느껴지지만 '하나의 나무자루에 흑연심을 집어넣어 완성되는' 연필 한자루가 만들어지기까지에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의 고민과 노력, 공학적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했을 것이다.

연필 한자루를 통해 '공학의 역사'를 아우르고 있는 이 책을 읽는 다면 우리가 죽어있다고 생각하는 사물들에서도 장인의 팔딱거리는 심장소리와 뜨거운 열정이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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