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꿈을 펼쳐라
이원숙 지음 / 김영사 / 1991년 4월
평점 :
절판


오래전부터 책꽂이 한 편에 자리잡고 있던 책이었지만 별로 시선을 끌지 못하는 연하늘색 표지의 상투적인 인생 설계서임을 자처하는 듯한 '너의 꿈을 펼쳐라'라는 제목 때문에 나에게 늘 외면 받았었다. 그러나 이 책을 우연히 펼치고 이 책이 클래식 음악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정명훈, 정명화의 어머니가 그들의 교육에 관하여 쓴 것을 알고 흥미를 갖고 읽기 시작했다. 이원숙씨의 편안한 글솜씨도 이 책에 빨려 들어가는데 한 몫 했다.

정트리오의 어머니인 이원숙씨는 그들의 자녀들을 유명한 음악가, 의사 등으로 사회에서 인정받는 전문인으로 키워냈다. 이 책은 그녀의 자녀들 중 정 트리오의 교육에 관한 내용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보통 자녀들이 성공한 집안의 부모의 교육법은 주목받는다. 일반적으로 자녀의 적성과 소질을 미리 알고 그것을 계발할 수 있는 최대한의 환경을 지원해주는 교육법이 자녀들의 성공에 주효할 것이다.

이원숙씨는 정명화가 명문학교에 진학하는 것에 대해 제한이 생기자 로비를 벌일 정도였고 정명훈의 언어실력을 확신하지 못하는 교장을 끈질기게 설득해 결국 학교에 입학할 수 있게 했다. 게다가 이사를 할 때는 다른 짐은 포기하더라도 자녀의 교육을 위해 피아노만큼은 꼭 싸들고 갔다. 원숙씨의 이러한 열성은 요즘 부모들에 비하면 정도가 보이지 않지만 그 시대에는 매우 유별난 것이었을 것이다.

자녀들의 성공은 이원숙씨의 이러한 노력에 의해 힘입은바도 크겠지만 요즘의 부모들처럼 자녀에게 맹목적인 요구를 강요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이원숙씨는 단지 자녀들이 뛰어놀 풀밭을 가꿀 뿐이고 자녀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그위에서 맘껏 뛰어노는 것이다. 바이올리스트인 정경화가 피아노를 하다가 바이올린을 하고 싶다고 했을때 피아노에 매우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정경화가 바이올린을 배울 수 있게 도와주었다. 이는 자녀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고 자녀 스스로가 그의 길을 개척하게 하는 그녀의 철학을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해 한 어머니의 사랑속에서 커갔던 유명인을 친숙하게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진정한 부모의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녀는 자녀의 성공을 바랐지만 어떤 욕심을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녀들이 그 분야에서 진정으로 기쁨을 느끼면서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정트리오,, 성공으로 향해가는 그들의 길 한편엔 항상 그들을 지켜보는 어머니가 있었다. 이원숙씨는 자녀의 가능성을 믿고 늘 한결같이 그들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도와준 훌륭한 어머니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