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빠 닥터 푸르니에
장 루이 푸르니에 지음, 김남주 옮김, 이형진 그림 / 웅진지식하우스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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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친구가 수업시간에 키득거리면서 까지 들여다보고 있는 짤막짤막한 글의 이 책이 뭐가 그리 재미있을까 하는 궁금증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다 읽는데는 1시간 반이 채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나 역시 웃으며 책을 읽고 마지막 부분에 작가와 아버지가 같이 있는 사진을 보고나면 이 책이 내 가슴속에서 쉽게 잊혀지지만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작가의 아빠, 닥터 푸르니에는 이중의 모습을 갖고 있다. 닥터 푸르니에가 젊은 날 죽자 결코 넉넉하지 않은 형편의 동네 사람들이 조금씩 돈을 걷어 묘지에 기념비석을 만들어 줄 정도로 따뜻하고 자상한 의사였으나 소년의 가족 앞에서는 걸핏하면 술 마시고 난동을 부리는 한마디로 한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행동을 일삼는다. 소년이 자기집이 왜 술집을 하지 않는가에 대해 궁금해 할 정도이다. 살아생전 가족들에게 의사아버지라는 자부심보다는 부끄러운 모습이 더 컸던 닥터 푸르니에의 행동을 보며 닥터 푸르니에가 '왜 그래야만 했는까?'에 대한 생각이 맴돌았다.

푸르니에의 행동으로 안타까움에 앞서 웃으며 이 책을 읽었지만 한편으로는 아버지를 인간으로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을 작가의 어린시절이 안타깝기도 했다. 소년은 아빠의 행동에 대해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그저 그런 아빠를 덤덤히 바라본다. 단지 자신이 아빠의 사랑을 좀 더 받는 아들이었으면 했던 아쉬움을 간직하고 있다. 지금 또한, 나약한 인간이었던 아버지를 이해한다. 소년이 아기 때 침대 위에서 아빠와 같이 찍힌 산진 한장은 왠지모를 그리움과 함께 아련함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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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1 (무선) 해리 포터 시리즈
조앤 K. 롤링 지음, 김혜원 옮김 / 문학수첩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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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읽을 때쯤에도 해리포터의 열기가 고조되가고 있었다. 지금도 그 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해리는 지금도 눈앞에 펼쳐진 무궁무진한 모험세계에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나온 해리의 모험에 동참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다만 내가 '초콜릿 공장의 비밀', '마녀가 우글우글'의 주인공이 되길 그토록 바랐던 그 때,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더라면 난 기꺼이 해리포터의 모험에 동참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너무 늦었다. 도깨비 방망이의 환상이 깨져버린 십년 전 그때부터였을런지도 모르겠다. 전 세계 어린이들이 해리포터의 마법에 설레고 그의 모험에 눈이 초롱초롱해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 줄거운 소리로 들린다. 그러나 마법의 빗자루나 트롤, 그리핀도르 기숙사만큼이나 설레고 사랑받는 우리만의 환타지 동화를 바라고 싶은건 나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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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만큼 자라는 아이들
박혜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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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 2월 노래 <아무도>를 들고 혜성처럼 나타나 우리 가요계를 뒤흔든 두 명의 남자 <패닉>... 어디로 튈지 '아무도'알 수 없는 그들의 음악은 처음엔 다소 충격이었다. 후속곡인 <달팽이>가 나온 후 96년 한 해, 나는 <패닉>을 열렬히 사랑했다. 고입을 준비하던 그 때 <패닉>은 내게 소량이지만 결핍되면 치명적일 수도 있는 비타민과도 같았다. 패닉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패닉의 어머니인 여성학자 박혜란도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고입시험을 치른 날, 서점으로 달려가서 이 책을 사온 후, 허전하고도 홀가분한 마음으로 이 책을 재밌게 재밌게 읽었다. 박혜란씨는 구수한 입담으로 세 아들을 키우면서 겪은 일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철학을 들려준다. 책 제목에서처럼 박혜란씨의 교육원칙은 '자립'이다. 아이들이 한창 커갈 때 전업주부에서 공부하는 엄마가 되었는데 이 때 겪은 경험과 갈등을 보며 이전부터도 극성엄마는 아니었지만 이를 통해 아이들이 엄마의 모습을 보며 스스로 행동하고 책임지는 아이들로 자란 것 같다.

특별히, 이적의 팬이었던 난 이적의 성장과정을 덤으로 들여다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한 편의 가족드라마를 보듯이 술술 책장을 넘기다보면 아이들이 스스로 자라는 것을 지켜보는 것, 그들의 성장을 인내하고 기다려주는 것이 가장 어려운 교육이라는 박혜란씨의 교육철학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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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
이광주 지음 / 한길아트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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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도서관에 갔다가 국민배우 안성기가 등장하는 독서권장 포스터를 봤다. 숲이 우거진 곳에 앉아 책 속의 한유를 즐기고 있던 그의 손에 들린 초록색 표지의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책을 사랑하는 저자와 고락을 같이 하는 '책'의 찬미로 시작해서 우리가 지금 흔히 볼수 있는 책 이전부터의 책의 역사를 보여주고 더불어 책에 얽힌 문화까지 아우르고 있다. 특히, 유럽문화와 관련한 책이 중점적으로 다뤄지고 있다. 이것은 이 책의 단점보다는 장점으로 부각시키고 싶은데 이는 특정한 지역, 시대의 사회에서의'책'의 위치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 또한, 동양의 독자적인 '책'의 문화를 알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한 점 때문이다.

문명의 기원에서 아프로디테의 탄생을 찬미하고 도시와 국가까지도 예술화한 유럽에서 책은 예술품이었다. 베리공의 '호화시도서'에는 대형 세밀화가 한 페이지 전면을 차지하는데 이 책은 채식화가, 세밀화가 필사가의 완벽한 조화위에 제작될 수 있었다. 명장 윌리엄 모리스는 예술이 낳은 중요한 산물로 아름다운 건축 다음으로 아름다운 책을 꼽고 활자의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였다. 책은 공방에서 완성되었다.

책에 관한이야기 곳곳에서 애서가들을 만나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서적 마니아들의 책에 굶주린 무한한 상상력은 책이 수를 헤아릴 수 없을만큼 존재하는 '시바여왕의 도서관'이라는 허구의 공간을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책을 지독히도 사랑하는 서점주인이 자신이 아끼던 책을 사간 고객을 쫓아가서 죽이고 그 책을 다시 찾아왔다는 다소 엽기적인 에피소드도 있다.

구텐베르크의 활자 발명으로 책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다.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베껴 복사본을 만들어 내는 수고로부터 벗어나 일반인들도 책을 소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요즘의 인터넷 열기와도 맞물린다. 그러나 인쇄본이 낳은 무의식의 우리에 인간정신이 가두어지는 말과 문자의 기계화를 풍자했던 영국의 시인 포프는 기술메커니즘에 의해 조작되는 미디어가 우리 모두의 메시지로 군림하는 끔찍한 정보사회의 허구를 이미 예고던 것인가.책을 통해 끊임없이 인간과 자아를 발견하고자 한 이들도 있었다. '크세주'-나는 무엇을 아는가?-라는 물음, 인간과 인간을 둘러싼 삶 전체를 찾으려했던 르네상스의 인문주의자 몽테뉴는 다양한 주제 자유로운 구성과 문체로 인간 탐구라는 주제를 풀어란 '에세'란 저작을 통해 '문인'이라는 사회범주를 창출하였다. 이토록 책은 인류문명과 고락을 함께 한 가장 오래되고 믿을만한 친구였다.

책 한권을 위해 평생을 바친 이들도 있다. '웹스터 사전'의 노아 웹스턴, '옥스퍼드 영어사전'의 존슨의 집념은 언어의 집합소라고 할 수 있는 사전을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단의 정의와 어원의 기술이라는 제약으로 이루어진 사전에도 사전 편집자의 주관적인 사상이 개입된다는 것이다. 하긴 히틀러가 지배하던 독재치하에서 '자유'란 단어는 '국민이 국가에게 가장 먼저 양도해야하는 당연한 권리'라고 정의되었을런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악폐에 대한 비판이 1세기 후에나 나타났다고 하니 앞으론 사전을 볼 때도 항상 주의해서 살펴보아야 할 것 같다.

'책'책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여러가지 의미로 얽혀있고 또, 읽히지만 일찍이 보들레르가 말했듯이 '모든것은 반듯하고 아름다우며 영화와 열락과 고요함이 존재하는' 이상적인 존재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분명 '시바 여왕의 도서관'의 책들 사이에서 즐거운 기웃거림을 하고 있지 않은가? 아마 책을 사랑하는 이들의 천국은 도서관의 모양일 것이리라.

1만권의 책을 가까이 함은 진정 '한권의 책'을 찾기 위함이나 아직도 '결핍'의 시대에 저자는 옛 선비의 문방 경상 위 책과 같은 그 한권을 만나지 못한 자괴감을 감출 수 없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그러한 책 한권을 찾기 위한 노력이 곧 인간의 역사이며 인간만이 이룩할 수 있는 온전한 우주이다. -결국 세계는 한 권의 아름다운 책에 이르기 위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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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앤빵의 이탈리아 요리 - 웅진생활요리무크 7
뺑앤빵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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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기를 좋아하시는 엄마의 영향으로 우리집엔 요리책이 유난히 많은 편이다. 어렸을때 나는 때때로 그 요리책에 나오는 먹음직한 음식들,,, 그야말로 '그림의 떡'을 보며 침을 꼴깍꼴깍 넘기곤 했다. 그러나 지금 나는 침만 꼴깍꼴깍 넘기고 있지 않는다. 때때로 내가 상상속에서만 맛보았던 그 요리들을 감히 직접 만들어 보는 시도를 한다. 물론 부족한 내 요리 실력을 탓해야 할 때도 있지만 가끔 요리책을 따라 하면서 만든 요리가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 요리엔 재료를 조리하는 순서, 타이밍이 중요한데 상세한 사항을 모르는 초보자가 따라 하기엔 그 과정이 너무나도 복잡한 요리책을 보고 할 때도 따라 실패를 겪는다.

그런점에서 이 책은 초보자도 손쉽게 따라할 수 있게 하는 친절한 책이다. 이 책의 제목인 뺑, 빵은 각각, 요리책을 쓴 두 자매의 어렸을 때부터의 별명이다. 성악을 공부하러 간 이탈리아에서 뜬금없이 요리를 배우고 왔다니 두 자매의 요리사랑이 어느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은 구하기 쉬운 재료로 정말 맛있는 이탈리아 요리를 완성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데 토마토, 크림, 올리브유 소스를 활용한 21가지 파스타 만드는 방법, 피자 라자냐, 라비올리 등 기본 이탈리아 요리 마스터 방법 등을 수록하고 있고 맛있는 이탈리아 레스토랑도 추천한다.

이 책을 보면서 왠지 어렵고 생소하게만 느껴지는 이탈리아 요리에 도전해보자. 쫄깃쫄깃하고 고소한 라자냐를 가족들의 한끼 식사로 내놓는다면 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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