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세스 아카데미 해를 담은 책그릇 1
섀넌 헤일 지음, 공경희 옮김, 이혜진 삽화 / 책그릇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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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린세스 아카데미? 공주로 만드는 교육을 하는 학교라는 뜻인가? 책을 읽어보니 맞다. 마차가 다니던 시절, 댄랜드 왕국 왕자의 신부가 에스켈 산에 있다는 사제의 점괘에 따라 산동네 소녀들을 왕자비로 교육시키기 위해 학교가 세워지고 교사가 파견된다. 글자도 모르는 20명의 소녀들이 1년 간의 교육을 통해 왕자비 후보로 손색이 없도록 교육되는 학교가 바로 프린세스 아카데미. 소설과 영화에나 나올만한 설정이 바로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것이다. 

  대리석을 캐는 에스켈 산에 사는 주인공 미리는 아빠와 언니와 살고 있는 소녀. 짝사랑하던 남자친구 때문에라도 프린세스 아카데미에 갈 생각은 전혀 없었으나 어쩔 수 없이 가야만 했고, 그곳에서 발군의 실력을 나타내게 된다. 엄격한 교사의 지도에 반항하여 벌을 받기도 하지만, 프린스 아카데미에서 읽은 책과 대화와 외교 기법은 미리의 힘이 된다. 그리하여 지나치게 엄격하고 독선적인 지도 방침을 고수하는 교사를 꼼짝 못하게 하는 선봉에 서기도 한다.

  친구들처럼 점점 왕자비로 간택되고 싶다는 열망이 생겨나기도 하지만, 결국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과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미리. 거래에 관한 경제 서적을 열심히 읽은 덕분에 오랫동안 대리석의 불공정 거래로 손해를 입어온 자신의 동네에 큰 보탬을 가져오고, 도둑떼와의 아슬아슬한 기 싸움을 승리로 이끈다. 아는 것이 힘이라고 했던가. 이 책에서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알 수 있었다. 한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고, 나아가 여러 사람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교육의 힘 말이다.  

  취학률이 100%에 가까운 우리 나라의 현실에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게다가 중학교까지는 무상 의무교육이 아닌가. 아이들에게 학교는 너무나도 당연하고 일상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학교에 오가는 것만으로 교육과 학습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나를 성장시키고 나의 삶을 변화시키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학습', 그것은 독서가 될 수도 있고, 공부가 될 수도 있고, 경험이 될 수도 있다. 오늘날 다시 발견하고 확인하는 교육의 의미는 바로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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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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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띠지에 '미국 아마존서점 최고의 베스트셀러'라는 광고가 적혀 있었지만, 책을 읽어보기 전에는 반신반의했다. 베스트셀러를 읽어서 실망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므로. 특히 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경우는 더욱 그랬다. 그리고 띠지에는 이런 내용이 문구도 있었던 것 같다. 슬퍼서 아름답고, 아름다워서 슬픈. 5백페이지가 넘는 이 책을 읽고 난 평가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절대 동의한다. 이 책, 최고다.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아주 피상적인 몇 가지 정보 뿐이었다. 1970년대 말에 있었던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이슬람교 문화권, 최근의 기독교 봉사단원의 납치 사건. 이제는 여행 금지 국가가 된 아프가니스탄, 이유가 어찌 되었든 우리 동포를 억류하고 살해한 국가라는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매스컴을 통해서는 표면적인 정보 외에는 알 수 없었고, 그렇다고 심층적으로 알아볼 정도의 관심까지는 갖고 있지 않았다.  

  한 편의 소설이 주는 가치는 바로 이 점에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난 두 여성의 삶을 소설로 엮은 이 책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의 역사와 문화, 사람들에 대해 ‘조금’ 알 수 있었다. 양과 깊이에 있어서는 ‘조금’이지만, 아주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다가왔기에 아주 ‘많이’ 알게 된 느낌이다. 아프가니스탄의 현대사가 어떻게 진행되었고, 개인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가져왔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도 단순히 개인의 삶에 투영된 국가와 민족의 운명만을 본 것이 아니라, 그 삶을 새롭게 만들 수 있는 희망을 보았다. 그래서 정말 슬프고, 또한 아름다운.  

   상당한 두께의 책이어서 읽기에 다소 부담이 되었고, 역자가 말했듯이 초반부가 조금 더디게 진행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책을 읽다보니 금새 몰입이 되었고, 여행지에서 짬짬이 읽어 이틀 만에 완독할 수 있었다. 책장을 덮은 후에도 미리암과 라일리의 모습이 길게 남았다. 이 책의 결말을 해피엔딩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나, 한 사람의 희생으로 다른 사람이 새로운 희망을 찾았다는 점에서 그렇게 말할 수 있겠다. 책의 중반부터 이 책의 결말이 얼마나 궁금했던지, 만약 이 책이 완전한 새드엔딩이었다면 저자를 미워했을지 모른다. 한 편의 소설로도 훌륭하고, 표면적으로만 알고 있는 나라 아프가니스탄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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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할아버지, 11개월 동안 뭐 하세요? 미래그림책 69
마이크 라이스 지음, 김영선 옮김, 마이클 G. 몽고메리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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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타의 계절이 왔다.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작은 아이는 올해 처음으로 산타의 존재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했다. 같은 반 친구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전해주면서 산타가 실은 부모라던데? 하며, 그 말이 맞느냐고 묻는다. 그래서 이렇게 말해 주었다. 엄마가 4학년 때부턴가 산타 할아버지의 존재를 믿지 않기 시작했는데, 그 때부터는 정말 머리맡에 선물이 없더라! 그러더니 아이가 사실은 산타가 있음을 믿는다 한다. 선물을 꼭 받고 싶은 눈빛으로!^^ 
 

  이 책은 제목이 시선을 확 끌어당긴다. 정말 산타 할아버지는 11개월 동안 뭘 하실까? 12월에는 어린이들에게 선물 나눠주느라고 바쁜 것은 아는데 - 그것도 사실 크리스마스 이브 하루만 바짝 일하면 되는 것이 아닐까? - 그럼 나머지 달들은? 12월 한달 내내 손발이 퉁퉁 붓도록 일을 하지만 나머지 열한 달은 실컷 쉬신다고! 이 책을 보면 산타 할아버지가 1월부터 11월까지 무슨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지 알 수 있다.

  뭘 하시는 지를 세세히 밝히면 안 되겠지? 산타의 일과 관계된 일도 하고 전혀 관계없는 일도 하신다. 뚱뚱한 살을 빼기 위해 헬스클럽을 다니다가 곧 포기하는 산타 할아버지와, 뚱뚱한 몸매를 이용하여 스모 경기에 출전한 산타 할아버지의 사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연히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진 책이지만, 무엇보다 이 책은 산타를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다가오도록 한다. 그리하여 이 책을 재미있게 읽고 난 우리 아이, 산타에 대한 회의가 잠시 사라지고 예전과 같은 그 절대적인 신뢰가 다시 샘솟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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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질꼬질 냄새 나는 우리 멍멍이 - 장독대 그림책 10
해노크 파이븐 글.그림, 노은정 옮김 / 좋은책어린이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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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과 표지만 보고는 이 책의 성격과 내용을 알 수 없었다. 눈썰미가 좀더 있었다면 사실 표지의 강아지 모습을 보고 짐작할 수도 있었을텐데! 작은 양파로 된 눈, 페페로니 소시지로 된 코, 더러운 양말로 된 귀를 보면서 이 책이 어떤 대상을 표현하는 책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도 있겠다.

   이 책은 가족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는 책이다. 밋밋하게 선으로 그린 가족의 모습에다가, 이것저것 다양한 것들을 덧붙이게 된다. 힘이 통통 넘치시는 아빠에게는 용수철로  눈썹을! 사르르 달콤함이 연상되는 엄마에게는 고소한 빵으로 입을! 아주 잘 먹는 오빠에게는 돼지의 코를! 그 사람을 떠올리면서 얼굴의 각 부위를 표현하는 방식이 재미나다. 그리고 꼬질꼬질 냄새나는 강아지의 모습에서는 더욱더!

  이 책에서 가장 두근두근한 장면에 강아지의 모습이 짠! 하고 공개되는 장면인데, 책 표지에서 이미 본 그림이라 약간 효과가 반감되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멋지다. 아이디어도 멋지고, 따라하기도 쉽다. 그리고 마지막, 저자의 글이 인상적이다. 병원에서 아픈 아이들과 함께 ‘사물로 그리기’라는 활동을 하면서, 주위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물건들로 자기 모습과 가족들의 모습을 꾸며보았다는 것. 그것으로 꾸민 면지를 책 내용만큼이나 열심히 살펴보았다. 하트 입, 병뚜껑 눈, 주사기 코... 창의적인 표현 활동이 가능한 재미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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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자전거 여행
홍은택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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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르른 자연을 배경으로, 웃는 얼굴의 저자가 힘차게 자전거 페달을 밟고 있다. 나는야 좋아서 달린다 - 정말 그런 심정을 남김없이 보여주는 표지 사진이 아닐 수 없다.

  미국 땅에서 치열하게 공부를 마친 저자가 자신을 위해 선물한 졸업기념여행. "독도는 우리 땅"을 써붙이고 다니면 후원금과 취재를 보장받는다고 주위에서 충고하지만, 저자는 잘라 말한다. "철저히 나를 위한 여행"으로 시작한 것이다. 그 점이 솔직하게 느껴졌고, 마음에 들었다.

 

 엄청난 기름을 소모하는 자동차 여행이 아니라, 내 몸의 지방을 소모하는 자전거 여행.차에 받치는 위험에서는 벗어날 수 있지만 지독히 외로운 하이킹 여행이 아닌 자전거 여행. 절대 녹녹치 않은 준비 과정을 거치고, 첫 일주일간의 가장 큰 고비를 이겨낸 저자는 미국의 서부에서 동부에 이르는 장장 80일간의 여정을 펼쳐간다.

 

 자전거 여행은 사실 생소했는데, 미국에는 바이크 라이더를 위한 숙소가 곳곳에 있다고 한다. 자전거 여행을 통해 만난 사람들과 거쳐간 지역들은 저자의 눈을 통해 새롭게 내 앞에 생생하게 전개되는듯 했다. 특히 미국 생활을 오래해서 그런지, 미국을 여행하는 저자의 안목과 깊이가 두텁게 느껴진다.

 

 이 책을 읽고 나서도 자전거 여행을 해보겠다는 엄두는 나지 않는다. 분명 얻는 것은 있지만,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지독한 고행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가지만큼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자전거를 타는 이유가 무엇이든지간에, 바이크 라이더는 분명 멋진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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