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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들의 비밀 수첩 - 피겨 신동 김연아에서 수영 신동 박태환까지
이정은.이나영 지음, 원유미 외 그림 / 해냄주니어 / 2007년 11월
평점 :
개인적인 인연 때문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김연아 선수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을 보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신동’이라는 말에 약간의 거부감이 들었지만 책을 덮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자기 관리에 철저하고, 이렇게 꿈을 향해 전진하는 아이들이라면 신동이라 부를 만하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신기한 아이들이 아니라,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이 땅에서 피나게 노력하는 아이들이었다. 각자의 분야에서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는 여덟 명의 아이들 이야기는 흥미롭게 읽혔고, 잘 몰랐던 분야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미 매스컴을 통해 알고 있는 주인공도 있었지만 처음 접하는 주인공도 있었는데, 이름이나 얼굴은 안다 해도 지금까지의 과정을 잘 알지 못했기에 대부분 처음 접하는 이야기가 많았다.
90년대 말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유태평양 군이 지금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유학을 가있다는 점이 가장 놀라웠다. 타악기를 제대로 배울 수 있고 더불어 영어도 배울 수 있다는 점 때문이라고 하는데, 어쩌면 21세기가 원하는 새로운 국악인의 미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B 보이에서 국내 최정상의 발레리노로 변신한 이동훈 군의 경우는 장기적으로 현명한 결정으로 생각되었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을지 가히 짐작이 되었다. 반대로 장점을 더욱 극대화한 것에 박수를 보낸다.
이 책의 구성은 약간 독특하게 느껴졌다. 각각의 신동에 대하여 지금까지 자라온 과정을 평면적으로만 열거한 것이 아니고, 일대기를 그리면서도 신동마다 독특한 점을 부각시키는 구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돋보이는 것은 ‘비밀수첩’ 코너. 신동이 들려주는 형식으로 만들어진 이 부분에서 다시 한번 성공의 핵심을 되새겨볼 수 있다. 그리고 신동이 활동하는 분야에 대하여 더 알아보는 코너도 유익했다. 단 아쉬운 점이라면 주인공의 생활을 그리는데 있어서 약간 피상적으로 느껴지는 대목이 있었고, 각종 매스컴을 통해 습득하는 정보 이상의 깊이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그리고 대부분 삽화인데 기왕이면 실사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듯.
이 책에서 소개한 신동들에게는 공통적으로 ‘재능’이 있었다. 그러나 누구도 완벽하게 소유할 수는 없는 재능에 빛을 발하게 한 것은 ‘노력’일 것이다. 여덟 명의 신동들에게서 자신의 분야에서 빛나는 재능, 그리고 최고가 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이라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대부분의 경우에서 부모님의 뒷받침과 헌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스케이트 수리까지 도맡아 했던 김연아 양의 어머니, 자식을 위해 남아공과 브라질로 이주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던 유태평양, 유태풍 군의 부모를 보라. 부모가 차지하는 절대적인 몫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 점에서도, 부모는 위대하다.
사실, 이 책의 주인공들과 같이 운동과 예능 기타 특수한 분야에서 성공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어쩌면 이 책은 ‘공부가 가장 쉽다’는 생각을 갖게 할지도 모른다. 공부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들 못지않게 피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