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의 빵 국민서관 그림동화 61
오브리 데이비스 지음, 듀산 페트릭 그림, 강석란 옮김 / 국민서관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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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표지에 그려진 먹음직스러운 베이글 그림! 요즘 베이글을 먹는 즐거움에 빠진지라, 빵집에 가게 되면 아이도 엄마 몫으로 당연히 베이글을 골라 온다. 그러면서 정작 자신은 맛이 없다고. 예전에 바게트도 그랬다. 딱딱하기만 한 게  뭐가 맛있어, 하더니 요즘은 엄마보다 더 바게트를 찾는다. 좀더 지나면 우리 아이도 베이글의 담백한 맛을 알려나.

 

맛있는 베이글을 구입하고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는 사람에게, 빵집 주인인 할아버지는 감사의 인사를 받아야 할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고 한다. 가게 일을 거들어주는 손자 베니는 그 이유가 궁금하다. 할아버지는 베이글을 만드는데 밀가루를 쓰고, 그 원료인 밀은 하느님이 만드신 땅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하느님께 감사를 드려야 한다고 말한다. 맛있는 베이글을 만들게 해 주셔서 고맙다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베니는 일한 댓가로 받은 베이글을 교회의 나무상자에 넣어 두고 온다. 하느님 드시라고 말이다.

 

정말 아이다운 발상! 아홉 살인 우리 아이는 2년 전부터 성당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하느님에 대해 궁금한 것도 많고 이렇게 저렇게 혼자 상상하는 것도 많다. 하늘에 계신 하느님이 우리를 언제나 지켜보고 있다는 것에 대해, 하느님은 과연 안경을 썼을까 안 썼을까를 궁금해 하는 아이다. 베니의 행동은 우리 아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행동. 그리고 그 베이글이 어떤 이에게 훌륭한 양식이 되고 다시 다른 이에게 사랑이 전파될 수 있다는 점은 더 큰 교훈을 준다. 하느님을 믿든 믿지 않든,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그림책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맛있는 빵을 나누어 먹고 싶은 마음을 강하게 만드는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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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토지 제1부 1 - 박경리 원작
박경리 원작, 오세영 그림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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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는 우리 근대사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당시 우리나라의 격동적 세월을 살아야만 했던 우리 민중들의 삶을 한 두 명의 특정 인물 중심이 아니라 삶 자체의 관점에서 실감나게 스토리를 풀어간 점은, 비록 소설이라 할지라도 역사 그 자체로 평가받을만 하다. 이러한 책을 만화의 형식을 빌어 더욱 흥미롭게 볼 수 있었던 이 책은 예전에 읽었던 감동을 더해줄뿐더러, 소설이 주는 감동에 더해 상상력을 더욱 풍부하게 해 준다.

  ‘만화 토지’라는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는 초등학생 정도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읽어보니 중학생 이상의 청소년들이 읽기에도 다소 어색한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등장하는 인물이 많고 또 복잡한 역사적 사건들을 알기 쉽게 표현을 해야 하다 보니, 비록 만화이기는 하지만 글이 많고 또 그림의 스타일이 어린이용은 아닌 듯 하다. 그렇다면 독자층이 청소년 이상 성인일텐데, 기왕에 원작을 압축한 '청소년 토지'가 나와 있으니 두 시리즈가 독자층에서 약간 겹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등장인물의 외모에 있어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이자면 서희의 얼굴을 좀 더 갸름한 계란형으로 그리면 좋을 것 같다. 곱고 다부진 얼굴이기는 하지만, 얼굴형이 서희의 이미지와는 잘 맞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며 오래 전에 읽었던 토지의 기억을 다시 떠올렸고, 아이 보라고 구입했던 청소년 토지 12권을 꺼내 읽기 시작하였다. 청소년 토지는 줄거리의 상당부분을 압축한 듯, 만화 1권의 내용이 책 1권의 앞부분까지 나온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만화로 완독하기보다는 토지 원작을 찾게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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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니와 고우니 이야기 보물창고 5
이금이 지음, 이형진 그림 / 보물창고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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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르니와 고우니, 예쁜 두 딸을 가진 가족의 이야기. 모두 네 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재미난 단편이다. 엄마가 먼저 읽고 한바탕 웃은 후, 아빠에게 건넸다. 잠자리에서 앞의 두 에피소드만 아이에게 읽어주라 했더니, 아이가 벌떡 일어나 나머지 두 개의 에피소드를 마저 읽고 잠이 든다. 그렇게 재미있니? 그럴 줄 알았어~ 초등학교 2학년 눈높이에 딱 맞는 재미있는 책이다. 

 

  우리 집 이야기인양, 옆집 이야기인양, 친근하고 재미있는 이야기에 저절로 웃음이 번진다. 특히 두 아이를 둔 가정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듯. ‘푸르니 엄마’로만 불리는 푸르니, 고우니 엄마를 보면서 혹시 나의 작은 아이도 서운함을 느끼지는 않았을까 잠시 생각해본다. 그럼 이제부터 첫째 아이 엄마 말고 둘째 아이 엄마라는 이름도 가끔 써볼까. 그리고 혹시 큰 아이한테는 작은 아이가 태어난 후부터 줄곧 ‘너는 언니잖아’라는 말만 해서 중압감을 주었던 것은 아닌지.

 

  둘째를 낳고부터 통통하다고 (주의 : 절대 뚱뚱한 것이 아님) 핀잔받기 시작했는데, 나도 푸르니 엄마처럼 살림은 제쳐두고 헬스클럽에서 몸짱 만들기에 돌입해볼까. 장난이라도 엄마, 여보 살 좀 빼라는 말은 안하겠지? 푸르니와 고우니처럼 툭탁툭탁, 티격태격 다투다가도 어느새 짝짜꿍이 잘 맞는 두 딸을 보면서, 엄마는 묻고 싶다. 언니 있어서 좋지? 동생 있어서 좋지? 우리 가족이라서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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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달 지구이야기 - 열두 달 자연 이야기 3-자연의 아이들
우나 야콥스 글.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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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과 함께 지구의 자전과 공전을 이야기하며 새삼스럽게 놀란 적이 있다. 지구가 매일 한바퀴 돌다니! 365일이면 태양 주위를 큰 원으로 한바퀴 돌고! 그 큰 움직임을 사람의 감각으로는 전혀 느끼지 못하기에 참으로 신비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 지구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책은 열두 달 자연 이야기의 세 번째 책이다. 이미 열두 달 나무 이야기와 숲 이야기를 통해 자연의 놀라운 변화를 감탄의 눈으로 엿보았다. 이 책은 지구에 관한 이야기로, 월별로 나누어 소개되었던 앞 시리즈와는 조금 다른 구성을 보인다. 사계절을 만드는 지구의 여행에서부터 출발하여, 햇빛, 생물, 흙에 대한 소개가 이어진다. 그리고 다시 살아나는 땅, 봄으로부터 시작해서 여름과 가을을 지나 다시 잠드는 땅, 겨울로 끝이 난다.

  지구라는 타이틀이 붙었지만, 주된 것은 흙으로 이루어진 지구의 ‘땅’. 수많은 생명들이 살아 숨쉬는 삶의 터전이기에 땅은 ‘모두’를 위한 곳이고, 인류에게 귀한 먹거리를 제공하기에 땅은 ‘우리’를 먹여 살리는 곳이다. 흙에서 시작하여 흙으로 끝나는 영원한 순환의 과정은 또 하나의 생명인 우리의 존재를 되돌아보게 한다.

  빼곡한 글씨 때문인지 초등학교 2학년인 아이는 이 책을 무척 어려워한다. 그렇지만 감자의 성장 그림을 보여주니 큰 관심을 보인다. 자세히 살펴보면 그림 속에 많은 이야기들이 들어있음을 알 수 있다. 좀더 자라면, 길다고 생각되는 텍스트도 만만해지는 시점이 오겠지. 지금은 공들인 그림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한 인상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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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만들며 크는 아이 - 재미난 엄마의 소문난 육아 노하우
김정연 지음 / 즐거운상상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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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는 내내 여러 번 감탄했고, 부러웠다. 하루 종일 어린 아이와 함께 보내는 매일 매일의 일상이 어쩌면 단조롭고 무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 않았을까. 엄마는 아이를 ‘키우는’ 대신, 아이와 함께 재미나게 ‘놀아’ 주었다. 그녀의 무궁무진하게 샘솟는 아이디어 뿐만 아니라, 아이도 엄마도 함께 행복하게 만든 육아의 관점과 엄마로서의 열정이 존경스럽다. 

  이 책은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만들고, 이야기한 6년 간의 ‘신나는 놀이 일기’다. 태어날 아이를 기다리는 행복한 엄마가 했던 일부터, 아이와 둘이서 멋진 시간을 함께 보낸 즐거운 경험들이 가득하다. 생활 속에서 작지만 큰 기쁨을 찾는 그녀 만의 노하우는 종류도 다양하다. 쪽파를 촘촘히 심어놓은 화분은 멀리서 보면 난초 같다는 말에 살며시 웃음이 나온다. 아이와 함께 계란 껍데기와 돌멩이에 그림을 그리는 것은 적은 비용에 큰 즐거움을 주는 활동이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물티슈로 한번은 꼭 닦아 주라고 한다. 그 이유는 한번 해보면 알게 된다고. 아이의 작품은 꼭 모아두되 때로는 과감하게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단다. 중요한 것은 아이 모르게 살짝. 

  이 책의 포커스는 ‘책’ 보다는 ‘아이’. 아이가 자연스럽게 책을 가까이 하게 된 그녀만의 노하우와 그 과정도 물론 포함되어 있지만, 이것은 ‘신나는 놀이’라는 전체적인 육아의 관점에서 보아야할 듯. 아이를 기다리거나 영유아를 둔 엄마들에게 깊은 인상을 줄만한 책이다. 저자처럼 미술에 특별한 소질이 없으면 어떠랴. 중요한 것은 엄마와 아이가 질적으로 높은 교감을 이루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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