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쟁이 할아버지의 집짓기
아오야마 쿠니히코 글 그림, 이경민 옮김 / 사파리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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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와, 멋진 책이다! 그림책을 보고 난 후 엄마와 아이가 함께 우와, 소리가 나는 것은 그리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뭔가 독특한 점, 인상에 남는 부분이 있을 때 이 소리가 나는 법. 이 책은 모녀로 하여금 자동으로 탄성을 이끌어낸 책이다.

  가장 먼저 흥미를 끄는 것은 집의 도면도. 어른들이야 집을 구할 때 도면도를 수없이 보게 되지만 아이들은 아마도 처음 접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상상을 초월하는 도면도의 변화! 처음 난쟁이 할아버지가 집을 지으려고 했을 때 단순했던 1층, 2층, 전망대의 도면도는 여러 동물들이 간청할 때마다 점점 복잡해지고 확대된다. 집짓는 동안 늘 함께 등장하는 도면도를 찬찬히 살펴보는 것도 큰 재미.

  그 다음으로 흥미를 끄는 것은 집 짓는 과정. 도면도를 만들고 그에 기초해서 가장 먼저 나무 기둥을 세워나간다. 그리고 벽을 만들고, 계단을 만들고, 벽돌을 쌓는다. 이 책처럼 도면도를 수정하면 집은 또 다른 모양으로 만들어지고. 못을 박고, 재료를 옮기며, 도르레를 이용하여 재료를 올리거나 사람이 올라가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3층짜리 나무집을 만드는 것이지만 우리가 집 짓는 과정도 대략 이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무어보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완성된 집! 이렇게 주문 사항이 많은데 과연 집이 완성될 수 있을까 궁금증이 증폭되는 순간, 결국 멋지게 완성된 집이 눈 앞에 나타난다. 여러 동물들의 소망과 노력으로 드디어 만들게 된 집을 보자마자 저절로 탄성이 나오는 것! 거기다 할아버지의 오랜 소망인 전망대의 추가 설치는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여운까지 남기는 맛. 우와, 정말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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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 선생님이 최고야 작은거인 12
엘리자베스 쵤러 지음, 리자 알트하우스 그림, 문성원 옮김 / 국민서관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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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신문에서 보았던, ‘선생님이 가져온 놀라운 변화’ 라는 제목의 글이 떠오른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어느 학부모의 글이었는데, 학교 생활에 시큰둥하던 아이가 새로운 담임 선생님을 만난 후부터는 학교 가는 것을 날마다 기다릴 정도라는 것이다. 글씨체가 눈에 띄게 단정해지고, 선생님이 말하는 모든 것을 준수하려고 노력하며, 발달 장애가 있는 급우에 대해서 아이들이 여유를 가지고 바라보고 도와준다는 것. 이 모든 것이 선생님의 ‘마술’ 덕분이라고 표현하였는데, 선생님으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지는 놀라운 변화의 힘, 그리고 그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놀라운 변화를 가져오는 선생님이 보여주는 ‘마술’은 어떤 것일까. 그것은 선생님마다 다를 것이다. 구체적인 방법을 배우려고 들면, 분명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본다. 그러나 커다란 원칙은 통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라라 선생님의 이 말로 대신할 수 있을 것이다. “너희들은 최고야”. 아이들 스스로 ‘최악’이라고 생각했던 학급은 선생님의 이 말 한마디로 변화의 계기를 갖게 된다. 만약 그것이 피상적인 구호에 그치는 것이었다면 진정한 변화는 뒤를 잇지 못했을 것. 그러나 라라 선생님은 선생님만의 방법을 동원하여 생활 지도와 교과 지도를 하게 되고, 아이들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선생님은 첫 만남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설명하게 함으로써 아이들로 하여금 서로를 알게 하였고, 선생님도 편견 없이 아이들과 마주하였다. 실수를 먹어 치우는 사자를 데려왔고, 규칙과 한계를 이해시켰다. 아이들이 직접 만든 문장을 돌아가며 불러주면서 받아쓰기를 하였고, 전문가 놀이를 통해 모든 아이들이 한 가지 주제의 전문가가 되도록 만들었다. ‘우리는 어린애가 아니야’라고 말하는 3학년 아이들은 선생님에 대해 항상 우호적인 것은 아니었다. 때로는 불만을 제기하고 선생님을 시험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진심은 통하는 법. 성 마르틴 축일의 승마 행진 광경은 선생님을 진정으로 받아들인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책에서 보여준 라라 선생님의 ‘마술’은 같은 일에 종사하는 교사들에게 큰 시사점을 줄 것이다. ‘학교는 아이들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라는 라라 선생님의 입장은 교단을 선택했을 때의 첫 마음가짐을 다시금 떠올리게 할 것이다. 똑같은 일과가 되어 버린 학교 생활에서의 변화를 원하는 교사들에게는 훌륭한 자극이 될 거라고 본다. 그리고 아이들을 바라보는 어른들에게도 의미 있는 책이 될 수 있을 텐데, 존중과 격려를 먹고 자라는 아이들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을 읽는 아이들 또한 한 뼘 자라있지 않을까. ‘우리들은 최고야’에 진정 어울리는 내가 되기 위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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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
김현근 지음 / 사회평론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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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공부해서 좋은 대학 갔어요" 류의 책을 보고 싶다는 생각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전혀 없었다. 이미 정규 학교 교육이 끝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공부는 자기 스타일대로 하는 것이지 다른 사람의 방법을 열심히 찾아보아야 별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제 나만의 공부 스타일을 정립할 시기가 도래한 내 아이가 정작 헤매고 있음을 절감하니 이런 종류의 책을 찾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엄마가 백날 이야기해봐야 객관화된 정보로 다가가지 못하고 잔소리로만 들릴뿐, 결국 다양한 책들을 접하게 하여 아이가 뭔가 느끼고 선택하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거라 생각했다.

 도서 소개를 꼼꼼한 읽어보고 선택한 이 책. 제목이 다소 자극적이라 약간의 거부감도 들었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그 반대의 상황에서보다 훨씬 어려운 일임을 알기에 더욱 가치가 있는 일이라 생각되었다. 먼저 아이에게 읽게 하니, 금방 다 읽고 난 아이의 말 - "엄마가 (평소에) 했던 말들이 다 있어! 이 오빠랑 엄마랑 똑같아."

 그래? 뒤이어 나도 읽어보니, 아이 말이 맞다. 중학교에서의 첫 시험을 망친 아이에게 누누이 했던 말들이 고스란히 적혀있다. 학원에서 공부하는 것 배우는 시간일뿐, 배운 걸 자기 것으로 만드는 '자기공부'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학교 시험은 선생님이 내시는 것, 수업 시간에 선생님 말씀에 절대 집중해야 한다. 시험 문제지를 모아놓고 선생님의 시험 출제유형을 파악해서 거기에 대응해야 한다. 문제집 보다 교과서를 두세번 꼼꼼히 뜯어보면서 개념과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

 거봐, 엄마가 뭐랬어? 구구절절이 엄마가 했던 말과 똑같은 말을 하는 이 책의 저자를 보면서, 엄마는 의기양양해진다. 엄마가 말할 때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더니, 프린스턴 대학에 진학하게 된 공부 잘 한 이 오빠까지 마치 엄마와 짠 듯 고대로 책에 적어놓고 있으니 엄마의 조언에 힘이 실려지지 않을 수가 없겠지? 그런데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아서 혼자만 알고 있을 줄 알았던 공부의 비법을 이 아이도 정확히 알고 있으니 (중요한 것은 실천을 하고 있으니), 그건 모두가 아는 비법이었단 말인가???

 

 이 책을 읽고 아이가 가장 인상적인 것은 두가지란다. 하나는 승부근성이 놀랍다는 것. 경쟁의식이 강하여 어떤 분야든지 지고는 못살았던 것 같다. 자유투를 성공시켜야 하는 체육 시험에 대비하여 농구 잘하는 친구에게 며칠씩 강습받았던 아이. 결국 그 친구와 똑같은 자유투 성공율을 보였으니 그 승부근성은 누가 시켜서 갖게 된 것은 아닐 것. 게다가 2억이 걸린 삼성 장학생 시험을 주도면밀하게 준비하고, 황우석 박사와 이메일로 서신을 교환하면서 결국 대학 입학 추천서를 받아내는 과정을 보면서 이것이 어찌 10대 청소년의 자연스러운 행동양식이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마저 들었다.

 다른 하나는 엄청난 노력파라는 것. 본문에서 저자는 자신이 천재나 영재가 아니며 엄청나게 노력했음을 강조한다. 그러나 중학교 입학 배치고사에서 전체 1등, 졸업할 때도 1등, 우리나라 최고의 과학 영재가 모인 부산영재과학고등학교에서도 우등의 성적으로 졸업했다면 천재나 영재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러나 우리 아이는 의외로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천부적인 천재성이 있다기 보다는 피나는 노력을 통해 경이로운 성적을 냈다는 것이다. 음... 이해가 잘 안되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과목에서 72점이 나오자 학점을 올리기 위해 책을 통째로 외워 그 다음 시험에서 100점을 맞았다는 대목을 생각하면 그것도 맞는 말일 수 있다.

 이제 막 스무살이 된 젊은이의 "승부근성"과 "치열한 노력"이 우리 아이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다면 이 책을 권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라 본다. 더불어 공부란 이렇게 하는 것이다 하는 구체적인 방법과 전략 중에서 몇가지를 자기 것으로 만들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

 그러나 이런 생각도 슬며시 들게 된다. 수학과 영어 외에는 사교육을 받지 못했던 저자는 부산영재과학고의 입학 전형을 앞두고 단기간에 높은 수준의 과학 공부를 해야만 했다. 저자의 선택은 동네 도서관에 나가서 과학시사상식이 꽉찬 과학동아 1년치를 탐독했다고 한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스스로 생각해서 말이다!

 혹시...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따로 있는 게 아닐까? 태어날 때부터 공부가 쉽고 즐겁고 잘 맞는 사람들. 만약 완전하게 다른 부류라면 역할 모델로는 부적합한 것이 아닌가. 거봐, 엄마가 했던 말하고 똑같지??? 엄마가 말한대로만 하면 된다니까!!! - 의기양양했던 기운이 갑자기 꺽이는듯 하다. 이 책대로 열심히 따라해볼만 할런지, 다른 길을 모색해봐야 할런지 얼마간 고민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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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스캔들 창비청소년문학 1
이현 지음 / 창비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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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 시기를 한참 지나친 지금, 성장소설이 주류를 이루는 청소년 문학 작품을 읽는 것은 매우 낯설게 느껴지면서도 또한 가깝게 생각되기도 한다. 청소년들은 요즘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구나, 그들의 세계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구나, 하는 놀라움이 먼저 들기는 하지만, 그러면서도 오늘의 그들 모습에서 옛날의 나를 발견할 때가 많다. 그리고 오늘날 어른이 된 나의 모습을 또한 그들의 세계에서 마주할 수 있기도 하다.

  아직 결혼하지 않은 ‘미혼모’가 아니라 결혼을 하지 않은 ‘비혼모’라 주장하는 서른살의 이모. 중학교 2학년인 나의 학교, 그것도 나의 반에 교생으로 왔다. ‘튀지도, 밟히지도 않는다’는 평범하면서도 매우 영리한 생활신조를 가지고 있는 나에게는 매우 골치 아픈 사건이 아닐 수 없으니, 입 다물고 조용히 4주가 흘러가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상책이다. 그러나 자유분방한 밤무대 가수이며 딸이 하나 있는 이모의 모습은 반 아이들이 가입한 비밀 카페에 버젓이 공개되고 만다.

  ‘세계 최고의 인터넷 강국’이라는 자랑스러운 우리나라의 면모는 이 책에서도 확실히 증명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사생활에 보이는 지대한 관심, 그리고 미혼모든 비혼모든 그가 어떻게 교단에 설 수 있느냐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상식을 분명하게 만나볼 수 있다. 교생의 이야기로부터 출발하여, 담임 교사의 폭력과 갈등, 소위 ‘비행 학생’의 가출과 징계, 반 학생 간의 의사소통과 불신 등 많은 사건들이 동시에 꼬리를 물고 등장한다.

  무엇보다 다음에 이어질 이야기가 궁금하였고, 학교와 교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는 점, 범인을 예상할 수 있는 시점이 오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과정이 나름대로 흥미진진하여 손에서 책을 놓지 못했다. 이모가 학교와 싸워 수업 참관권을 얻어내고, 처음으로 뺨을 맞았지만 역시 처음으로 할 말을 할 수 있었던 주인공의 변화가 또한 인상적이다. 아프고 시린 경험이지만 그래서 한 뼘 더 성장했다고 한다면, 그 댓가가 너무나 가혹하다고 할 것인지.

  우리 사회에서 비혼모를 보는 시선,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하는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 그리고  그 속에서 사람 간의 관계를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소설이다. 중학생인 내 아이를, 그리고 어른인 나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단, 인터넷 소설 같은 느낌의 가벼움과 자칫 10대들의 화려한 승리로만 비칠 수 있다는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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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7-12-21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덩이 적립금이 들어와서 구입합니다! 땡스 투... ^^
 
부모가 아이를 화나게 만든다 - 부모와 자녀의 심리 비교 분석
이정숙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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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가 아이를 화나게 만든다? 제목을 보고는, 이거 또 아이를 이해하라, 부모가 변해야 아이가 변한다 뭐 이런 말을 하려는 부모교육서려니 했다. 실제로 아이가 부모를 화나게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인데, 아이가 화나는 건 또 부모 탓이라고?

  고까운 마음을 잠시 접고 몇 장을 읽다보니 마음의 평온이 찾아오고 반성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요즘 나오는 육아서들은 예전 책들과는 확실히 차별화되고 있구나. 뻔한 이야기라도 뻔하지 않게 접근하고, 뭔가 새로움을 이끌어내려는 시도를 보이니 말이다. 서문에서 그랬다. 부모의 보호 본능과 아이의 자립 본능이 대립하여 문제가 발생하는 거라고. 당연한 말이지만 다시금 깨닫게 되는 순간. 이것이 바로 육아서의 역할!

  이 책은 자립 본능을 이해하면 자녀와 말이 잘 통한다고 충고한다. 아이의 능력을 믿고, 인격을 존중하라는 원론적인 이야기에서부터, 반항을 잠재우려면 아이의 특성에 맞게 대화한다든가, 아이와의 심리전에서 승리하라는 기법도 소개하고 있다. 특히 ‘너무 만만하게 보이면 부모 꼭대기에서 논다’는 말이 너무나도 다가왔으니 주위에서 간혹 이런 사례를 보았기 때문이다. 한없이 관대한 애정을 쏟는 엄마와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 안타까울 정도로 제법 많이 눈에 띈다.

  다양한 상담 사례들을 열거하고 각 사례마다 간단한 해결책과 예방책을 달아놓았다. 필요한 부분만 읽고 다시 한번 소통의 원칙과 기술을 점검하는 용도로 쓰면 족할 듯. 여전히 불만족스러운 책 제목. 서문의 제목처럼 ‘아이가 반항하는 이유는 부모에게 있다’ 정도로 했다면 더욱 의미는 살고 거부감은 덜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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