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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내 책 만들기 ㅣ 로렌의 지식 그림책 15
로렌 리디 글.그림, 안종설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북메이킹]이라는 영역을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 아이들의 독서나 체험학습, 자료 조사 등의 결과물을 책 만들기로 정리하는 것. 책은 인쇄소에서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던 고정관념에 큰 충격을 주었으니, 종이 한 장만 있으면 얼마든지 책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책 만들기 방법도 무척 다양하지만, 사람마다 얼마든지 변형해서 ‘나만의 개성 있는 책’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책 만들기를 하게 되면 독서나 체험의 효과가 더욱 커지고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고.
이 책은 아이들이 ‘멋진 내 책’을 만들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도움을 주는 책이다. 그것도 단순한 형태의 책이 아니라 제법 제대로 된 책을 만드는 방법에 관한 책이다. 그래서 일종의 매뉴얼 같은 인상을 준다. 의미 있는 스토리 구조 속에서 정보를 드러내기보다는 지식과 정보 제공에 제대로 중점을 둔, 그야말로 정통 ‘지식 그림책’이다. 그래서 백과사전을 대할 때의 건조하고 딱딱한 건조한 느낌도 들 수 있다. 책 만드는 순서를 총 19단계로 나누어 차례대로 설명하고 그림을 곁들였다.
이 책이 아이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요소라고 한다면 어른이 보기에는 복잡하고 산만할 정도의 구성과 편집이라는 점. 그래서인지 나의 눈에는 상대적으로 구성이 깔끔한 후반부가 훨씬 눈에 잘 들어왔다. 그런데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으면서 놀란 것은 아이가 중요한(!) 설명에 주력하는 것이 아니라 책 속에 예시로 든 글(수정과 교정 부분)을 하나하나 꼼꼼히 읽는다는 점이었다. 자기와 같은 아이가 쓴 글이라고 생각해서일까. 아이들은 확실히 어른과는 다른 부분에 집중하는데 그 부분이 늘 의외이기는 하다.
이 책은 아이들의 책 만들기 과정을 차근차근 보여주기 때문에 아이들이 직접 책을 만들 때 크게 도움이 될 것이고, 출판사에서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더불어 맛보기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디어로부터 시작하여 브레인스토밍, 분야 선정, 자료 조사, 등장인물과 배경의 설정에 이어 스토리보드를 만드는 기획 단계까지 살펴보다 보면, 책 한권이 그냥 뚝딱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제목을 책 만들기의 중간 단계에서 붙이는 것을 보니 제목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 수 있다. 다소 전문적인 부분들, 예컨대 판형과 제본 등도 아이들 눈높이에 알맞고 흥미롭게 제시되어 있다.
책을 보고 나니 아이와 함께 책 만들기를 해볼까 하는 생각이 슬며시 든다. 이 책에 소개된 ‘책 만드는 과정’을 담은 책 말이다. 이 책이 책 만들기 기법에 치중하는 책은 아니지만, 몇 가지 새롭게 눈 여겨 보게 된 기술이 있어서, 지금까지 만들었던 책보다 훨씬 멋지게 책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