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일이 5 - 불꽃이 되어
최호철 그림, 박태옥 글, 고래가그랬어 편집부 / 돌베개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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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일이의 마지막 이야기. 이미 그 마지막을 알고 있었으나 책장을 넘기면서 눈물이 나고 또 났다. 그가 왜 불꽃이 될 수 밖에 없었나. 눈을 질끈 감고 여공들의 아픔을 외면했더라면 작은 공장의 사장이 되어 자신과 가족의 배는 채울 수 있었던 그가 아닌가. 그러나 그는 평화시장 노동자의 열악한 근로환경에 문제의식을 가졌고, 열심히 노력하면 고칠 수 있다고 믿었다. 냉혹한 현실은 그를 배반했지만 그는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그는 불꽃이 되어 남은 이들에게 빛이 되었고 동시에 빚이 되었다. 초등학생 딸아이가 태일이 만화 시리즈를  읽고 또 읽더니, 책장에서 오래된 책, <전태일평전>을 꺼낸다. 아이가 읽을 수 있을까? 아이에게 어떤 인상을 남길까? 그 계기가 된 고마운 책을 만든 최호철 만화가께 감사드린다.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부모들도 함께 읽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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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일이 4 - 노동자의 길
최호철 그림, 박태옥 글, 고래가그랬어 편집부 / 돌베개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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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일이 4권의 제목은 노동자의 길. 평화시장에서 드디어 재단사가 된 태일이는 ‘노동자’로 거듭나게 된다. 자신의 배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잘 사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그 계기는 ‘근로기준법’이었다. 근로자의 편을 드는 법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고, 어려운 한자 투성이의 법전을 읽고 또 읽는다. 대학생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가슴이 아프고 또 아프다. 초등학교만을 졸업하고 찢어지게 가난했던 그에게 한자를 가르쳐줄만한 친구는 단 한명도 없었다.  

그러나 그는 평화시장에서 재단사들을 친구로 불러 모았고, 바보회라는 모임을 결성한다. 그 댓가는 참혹했으니, 평화시장에서 더 이상 그를 써주는 공장이 없었고, 믿었던 근로감독관은 그를 외면했다. 구세주로 믿었던 근로기준법이 현실에서는 휴지조각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된 태일이. 방황과 고뇌의 시간을 갖게 된다. 근로감독관을 찾아 갔던 관공서 화장실에서 환풍기를 처음 보고 놀라는 태일이를 보면서 가슴이 먹먹해진다.  

불과 40년도 안 된 시절의 이야기라니. ‘의류산업이 노동집약적 산업이고 60-70년대 우리의 주력 산업이었다’는 사회교과서의 진술은 그 이면에 있었던 열악한 노동자들의 삶을 보여주지 못한다. 만화로 만나는 그 당시의 상황은 그래서 더욱 생생하고 처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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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 선생님 다산천자문 1 - 우주와 자연, 사람과 삶
이덕일 지음, 김혜란 그림 / 웅진주니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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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아동의 기본교재였다는 천자문을 나도 한번 정복해볼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앞부분은 어느 정도 책장이 넘어간다 해도 진도가 좀처럼 나가지 않았다. 한자 자체의 난이도도 들쑥날쑥이었지만, 도대체 이게 어떠한 이유로 배열된 것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정약용 선생이 만든 천자문 ‘아학편’이라는 책이 있단다. 비슷한 뜻끼리 묶어서 효과적인 한자 학습을 꾀했다는 책이 궁금했던 차, 아이들을 위해 엮은 다산천자문을 보게 되었다.

1권은 우주와 자연, 사람과 삶이라는 대주제로 관련되는 한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 안에서도 8개의 영역으로 나누어 더욱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있다. 천자문의 시작은 ‘천지현황(天地玄黃)’이 아니라 ‘천지부모(天地父母)’인데, 그 이유에 고개가 끄덕여 진다. 하늘과 땅만큼 중요한 분이 부모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라고. 천자문을 처음 접하는 아동들에게도 천지만큼 중요한 한자어는 부모이리라. 그 밖에도 사람의 신체에 관한 한자어를 비슷하게 조합한 것이나 기상현상에 관한 한자어 모음도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최근에는 잘 쓰지 않는 한자어도 있고, 비슷한 뜻을 중시하다보니 난이도 역시 균일하지 않지만 그래도 기존의 천자문보다는 수월하게 접할 수 있다.

날마다 8자씩 써보면서 한자를 익힐 수 있는 익힘책도 별도로 나와 있어 함께 활용하면 좋을 듯싶다. 그러나 난이도의 차이가 나는 한자어들이 섞여 있어 어떤 수준의 아이들이 하면 좋은지는 쉽게 판단이 안 된다. 한자를 반드시 외운다는 생각보다는 한자를 확장한다는 생각으로 찬찬히 살펴보면 더 좋을 것 같다. 200년 전, 중국의 천자문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고 새로운 천자문을 만든 다산 선생의 존재가 새삼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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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일이 3 - 평화시장
최호철 그림, 박태옥 글, 고래가그랬어 편집부 / 돌베개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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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평전>을 읽으며 커다란 충격을 받았던 젊은 날이 기억난다. 고등학생이 된 내 아이에게 얼마 전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하면서 반응이 참 궁금했다. 나보다 앞선 시대를 살았던 전태일의 삶을 내 다음 세대는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아무 말이 없었다. 한번 물어봐야겠다 싶다.  


이 책은 <전태일평전>과 또 다른 책을 바탕으로 새롭게 구성한 만화이다. 처음 만화가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참 궁금했다. 만화로 어떻게? 만화에 대한 선입견이랄까, 일종의 고정관념이 있기에 너무 가볍지 않을까, 너무 건너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없지 않았다. 그런 차에 3권을 가장 먼저 읽게 되었고, 결론은 1,2권과 4,5권도 찾아 읽어야겠다는 것이다.  

 

3권의 제목은 <평화시장>. 어려운 유년기를 보내고 청년기에 접어든 전태일이 노동자로서 성장하는 부분이다. 평화시장에서 시다에서 미싱사로, 재단보조에서 재단사로 승급하는 전태일. 그 과정은 ‘고되다’는 말로는 부족하고, ‘가혹하다’고 해도 전부를 말해줄 수 없을 것 같다. 만화로 그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기에 책보다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평화시장의 작업환경이 얼마나 열악했는지 너무도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  


재단사가 되기까지 너무나 가혹한 시절을 보냈지만 그래도 비교적 짧은 시간에 노동자들이 선망하는 자리에 오르게 된 전태일. 그가 고향인 대구를 다녀오는 것으로 3권은 끝난다. 평화시장에서 잘못된 노동조건을 인식하기 시작한 전태일이 4권부터는 본격적으로 노동자의 의식을 형성해나가는 과정이 그려지겠지. 책을 번갈아 읽은 초등학생 딸아이와 남편이 3권 말고 더 없냐고 한다. 21세기에 다시 만나게 된 태일이가 너무나 반갑고, 소중하고, 눈물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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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에 기쁨이 가득 작은 곰자리 8
신자와 도시히코 지음, 오시마 다에코 그림, 한영 옮김 / 책읽는곰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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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온 세상에 기쁨이 가득! 제목만 읽어봐도 기분이 좋아진다. 온통 우울하고 충격적인 뉴스들 속에서 기쁘고 밝은 뉴스를 기다리기 때문일까? 나도 궁금하다. 온 세상에 기쁨이 가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대는 어느 유치원 마당. 꽃씨를 뿌리고 싶은 아이와 진흙 공을 만들면서 놀고 싶은 아이가 ‘함께’ 기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건 진흙 공으로 만든 울타리 안에 꽃씨를 뿌리고 정성껏 가꾸는 것! 한 사람만 기쁘고 다른 한사람은 기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이렇게 둘이 모두 기쁠 수 있는 지극히 단순한 해법이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것은 두 사람만을 기쁘게 한 것이 아니었으니 진흙 공 꽃밭을 보며 기분 좋은 많은 사람들에게 또한 기쁨을 나누어 주는 것.

이 책은 자신이 잘 하는 것을 함으로써 주위에 기쁨을 주는 아이들이 여럿 등장한다. 요리를 잘 하면 요리하는 것으로, 노래를 잘 하면 노래하는 것으로... 그렇기에 기쁨을 주는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없고, 기쁨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없음을 알게 된다. 그럼 나는 어떤 일을 해서 온 세상에 기쁨이 가득하게 하는데 일조할 수 있을까? 내가 잘 하는 것이 뭘까, 생각해보게 한다.

“나에게 기쁨이 되는 일이 너에게도 기쁨이 됐으면
너에게 기쁨이 되는 일이 모두에게 기쁨이 됐으면
우리 이 세상을 기쁨의 꽃으로 가득 한가득 넘쳐나게 하자”
고운 노랫말은 이 책이 주는 덤이다. 악보까지 있으니 아이와 함께 ‘기쁘게’ 불러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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