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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 선생님 다산천자문 1 - 우주와 자연, 사람과 삶
이덕일 지음, 김혜란 그림 / 웅진주니어 / 2008년 11월
평점 :
그 옛날 아동의 기본교재였다는 천자문을 나도 한번 정복해볼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앞부분은 어느 정도 책장이 넘어간다 해도 진도가 좀처럼 나가지 않았다. 한자 자체의 난이도도 들쑥날쑥이었지만, 도대체 이게 어떠한 이유로 배열된 것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정약용 선생이 만든 천자문 ‘아학편’이라는 책이 있단다. 비슷한 뜻끼리 묶어서 효과적인 한자 학습을 꾀했다는 책이 궁금했던 차, 아이들을 위해 엮은 다산천자문을 보게 되었다.
1권은 우주와 자연, 사람과 삶이라는 대주제로 관련되는 한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 안에서도 8개의 영역으로 나누어 더욱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있다. 천자문의 시작은 ‘천지현황(天地玄黃)’이 아니라 ‘천지부모(天地父母)’인데, 그 이유에 고개가 끄덕여 진다. 하늘과 땅만큼 중요한 분이 부모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라고. 천자문을 처음 접하는 아동들에게도 천지만큼 중요한 한자어는 부모이리라. 그 밖에도 사람의 신체에 관한 한자어를 비슷하게 조합한 것이나 기상현상에 관한 한자어 모음도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최근에는 잘 쓰지 않는 한자어도 있고, 비슷한 뜻을 중시하다보니 난이도 역시 균일하지 않지만 그래도 기존의 천자문보다는 수월하게 접할 수 있다.
날마다 8자씩 써보면서 한자를 익힐 수 있는 익힘책도 별도로 나와 있어 함께 활용하면 좋을 듯싶다. 그러나 난이도의 차이가 나는 한자어들이 섞여 있어 어떤 수준의 아이들이 하면 좋은지는 쉽게 판단이 안 된다. 한자를 반드시 외운다는 생각보다는 한자를 확장한다는 생각으로 찬찬히 살펴보면 더 좋을 것 같다. 200년 전, 중국의 천자문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고 새로운 천자문을 만든 다산 선생의 존재가 새삼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