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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보는 그림 한국사 백과 ㅣ 한 권으로 보는 그림 백과
지호진 지음, 이혁 그림 / 진선아이 / 2006년 11월
평점 :
제목을 보고 우리 역사를 '한권'에 담았고, '그림'이 중심이며, '백과'라 했으니 시대별로 주요 주제를 골고루 다루었을 거라는 추측을 했다. 궁금한 것은 얼마나 아이들의 관심과 흥미를 끌 것인지, 또한 한권 속에 어떻게 우리 역사의 요체를 담고 있고 선명하게 전달할지의 두 부분이었다.
책의 구성은 선사시대부터 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와 국가들을 시대 순서로 배열하고, 세부적으로 나눈 주제별로 그림과 설명을 담았다. 고구려부터 대한민국에까지, 왕, 영토와 도읍지, 정치, 사회와 경제, 생활과 풍습, 예술과 문화, 전쟁, 유물, 옷, 음식, 집, 과학과 기술, 인물 등의 주제로 2페이지에 걸쳐 간략히 소개되어 있다. 한권 속에 한국사의 주요 내용들을 모두 다루기 때문에 내용은 간단한 편이지만, 용어 해설을 비교적 충실히 하고자 노력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선사시대와 초기 국가들까지는 그림이 약간 어지럽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고구려부터는 정돈된 느낌이 들면서 그림과 텍스트가 적절하게 조화되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비주얼한 요소가 강한 예술과 문화, 유물, 옷 등은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런데 왕의 경우, 그림에 표현된 외모는 거의 비슷하여 좀더 강렬한 인상을 줄만한 요소를 그림 속에 넣으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활용할 때에는 주제별로 접근하면 어떨까. 예컨대 영토와 도읍지 부분을 고조선부터 대한민국까지 순서대로 뽑아서 보는 것이다. 영토가 어떻게 변화했고 도읍지는 또 어떻게 이동했는지를 시대별 국가별로 비교하면서 보면 더욱 이해가 쉬울듯 하다. 특히 이 책은 다른 역사책에서는 별로 다루지 않는 의식주의 주제를 상대적으로 자세히 다루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초등학생들에게는 가깝고 친근하게 느껴지는 주제이기에 이 부분부터 시작한다면 역사 공부를 어렵지 않게 인식시킬 것 같다. 또한 이 책과 함께 사진과 지도, 이야기 책을 병행하여 보는 것도 좋겠다.
마침 '삼족오'를 최근에 알게 된 작은 아이는 고구려의 예술과 문화 주제에서 [태양을 상징하는 새, 삼족오]라는 부분을 보고 또 본다. 책장을 넘기다가 음식 부분에서 멈춰서서 또 한참을 본다. 아직 1학년이지만 책을 통해 작은 지식들이 쌓이면 역사에 대해 관심도 늘어나고 자신감도 생길 것 같다. 중학생인 큰 아이도 전체적으로 꼼꼼히 읽어보게 하려고 한다. 어차피 중학교 국사도 크게 이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며,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이 책이 좀더 자세하기도 하다.
역사의 흐름을 단박에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어린이들에게 한국사는 어쩌면 거대한 산처럼 느껴질 수 있고, 자신이 거기의 어디 쯤에 있는지 도통 감을 잡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가장 관심이 가는 시대나 주제, 그 중에서도 한가지 사실을 붙잡고 깊이있게 알아가는 것만으로도 사실은 충분하다. 그러다 다른 사실로 확장하다 보면 역사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힘이 생길 것이고 또 그래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