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넨스 추기경 지음 ; 한정옥 옮김. 2003.

 이 책은 벨기에의 제5대 국왕이었던 보두앵(H.M.Baudouin)이 42년간 (1951-1993)통치하면서 벨기에 역사와 사람들의 마음에 잊혀지지 않는 흔적을 남겼던 경탄스러운 일을 보두앵 국왕과 가깝게 지냈던 수에넨스 추기경에 의하여 쓰여진 증언록이다. 보두앵은 레오폴드 3세의 장남으로 태어나서 1951년 7월 17일 스물 한 살의 젊은 나이로 왕위에 즉위하게 된다. 그후 독일의 벨기에 점령 중에는 독일에 억류되었다가 프랑스·포르투갈·스위스 등에서 망명생활을 하였다. 1960년 12월 15일 스페인의 에스파냐 드모라 백작의 딸 파비올라 데모라 이 아라곤과 결혼했으나 아이를 두지 못했으며, 1976년에는 왕위 등극 25주년을 맞아 벨기에인들의 생활조건을 향상시키기 위해 King Baudouin Foundation을 설립하기도 했다.

깊은 종교 심성을 지닌 그는 1990년 국민의 뜻을 따르기 위하여 잠시 왕권을 포기한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그는 낙태 허용 법안에 서명하기보다 가톨릭 원칙을 고수하기 위해 왕직을 떠났으나 모든 것이 통과된 후 의회가 다시 돌아오길 바라자 복귀했다. 1993년 7월 31일 심장마비로 죽었다. 전체 제4부로 구성된 이 책은 1부: 회상/ 2부: 숨은 삶-영적 여정/ 3부: 고통 그리고 하느님에 대한 자녀다운 신뢰/ 4부: 울려 퍼지는 삶으로 보두앵의 신앙과 사랑과 헌신의 삶이 곳곳에서 잘 드러난다. 그와의 만남을 가졌던 이들의 편지를 통해 지금까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보두앵 국왕의 고매한 인격과 그리스도인으로서 뛰어난 영적 삶이 깊은 감동의 메시지로 드러난다. 한 평생을 하느님의 참된 자녀로 세상의 빈곤과 불평등과 불의에 맞서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려는 성실한 노력으로 살아온 보두앵 국왕의 이야기는 삶에서 희망을 보지 못하거나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느끼는 이들에게 한 줄기 빛과 한 모금의 샘물이 될 것이다.

오늘날 저마다 자국의 이익, 자신만의 이득을 위해 거짓과 부정을 선으로 포장하는 이 시대에 복음적 메시지를 살았던 한 국왕의 겸손한 숨은 삶과 충직한 신앙은 우리의 편협하고 안일한 삶, 이기적인 사고에 일침을 가한다. 참으로 하느님과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참사람이었던 그는 또한 진정한 국왕이었으며 '모든 이의 마음에 드는 사람'이었다. 정치·경제·문화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죽음의 문화가 만연되어 있는 이 세상에서 그의 삶을 통해 참으로 지혜로운 삶이 어떤 것인지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고 인생의 고귀한 의미를 비추임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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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톨릭 신자들은 11월을 위령 성월로 정하고 죽은 이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며 자신들의 죽음도 묵상합니다. 실은 자주 묵상하기엔 죽음이란 좀 무거운 주제지요. 그래서 이렇게 특별한 시기를 정해 놓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죽음에 관해 맨 처음 생각하게 된 것은 친한 친구의 어머니가 오랜 시간 병마와 싸우시다가 돌아가시는 것을 보고 나서였습니다. 점점 기력을 잃으시는 모습을 바라보며, 죽음이란 참으로 고통스러운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끼고 두려웠습니다. 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그렇게 보내야 한다면 얼마나 괴로울까 겁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죽음"이라는 단어는 생각하기도 싫었습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또 몇 번의 죽음을 더 바라본 후에야, 그렇게 두려웠던 죽음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맞이해야 하는 삶의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두려운 마음은 변함이 없었지요. 

 그랬던 저의 두려움을 많이 가라앉혀 준 책이 있었습니다. 스즈키 히데코 수녀님의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진실"이라는 책입니다. 

 "임사체험"이라는, 영혼이 육신을 떠나는 경험을 통해 특별한 능력을 가지게 된 수녀님은, 죽음을 앞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과 마음을 나누며 죽음을 통해 삶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게 위로하고 또 위로받은 분입니다. 이 책에서 수녀님은 자신의 임사체험과 다른 환자들을 만나며 겪은 일들을 편안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수녀님 뿐 아니라 임사체험을 통해 죽음을 경험했던 다른 많은 사람들은 모두 죽음 이후의 세계가 아주 행복하고 따뜻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것, 새로 태어나는 과정이고, 그렇기 때문에 죽음은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또한 죽음을 통해서 살아 있음에 대한 기쁨을 배우고, 그렇기 때문에 삶을 더 긍정적으로 살아 가야 한다는 메세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책을 조금 들여다볼까요?

 아무리 지겨운 병을 앓고 있어도 지금 살아 있고, 우리는 시시각각 바뀌어 가는 '지금 이 시간'을 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나쁜 미래를 상상함으로써 불안해하거나 지금을 허비하지 말아야 합니다. 두려움에 휩쓸리지 말고, 앞으로 3개월이 남았든 30년이 남았든 중요한 것은 지금을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어떤 방향을 선택하여 살아가는가에 따라 미래는 크게 바뀝니다. ... 지금 이 순간은 얼마 되지 않는 차이일지 모르지만 1개월 후, 반년 후가 되면 엄청나게 큰 차이가 생길 것입니다.

 죽음이 언제 어떤 모습으로 저에게 다가올지 저는 모릅니다. 아직도 죽음이란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삶의 한 과정인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 지금 살아 있음에 감사드리며 기쁘게 살아간다면 죽음도 반갑게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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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히데코 지음 ; 심교준 옮김. 2004. 250 p.


저자는 자신의 임사체험과 많은 사람들의 죽음의 순간을 목격하면서 '어떻게 하면 잘 떠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깨닫게 된 것은, 저 세상으로 보다 잘 떠나기 위해서는 꿋꿋이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죽음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면 좋은지를 이 책에서 말하고 있다.

1장 '죽음'과 사이좋게 사는 지혜/ 2장 '왜 내가'로 시작되는 죽음의 5단계/ 3장 '암이 사라진다', 기적을 불러 깨우는 힘/ 4장 '죽음이 두렵지 않게 된다'는 체험과 확신/ 5장 '죽음의 순간' 즐거운 추억을 이야기하자/ 6장 '죽음으로 끝나지 않아', 더욱 강해지는 살아 있는 사람과의 굴레/ 7장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절대적인 무게 등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해서 들려준다.

저자는 많은 임종자들을 만나면서 체험하게 되는 것은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충만하고 행복한 자유로운 빛, 생명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남은 생명에 연연하여 시간을 낭비하기보다는 죽음을 마주하고 받아들일 때 오히려 자신안에 있는 치유력이 회복되고 병이 치유되는 것을 체험한다.

누군가로부터 생명을 받았음을 깨닫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들의 사례들, 특히 죽음을 앞둔 사람이 겪는 다섯 가지 단계를 설명하면서 환자를 보살피는 사람들이 취해야 할 자세를 자세하게 알려준다.

이 책은 죽어가는 사람뿐만 아니라 그를 돌보는 이, 어떤 모양이든 죽음을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죽음은 또 다른 은총임을 알려준다. 죽음에 비추어본 삶이 얼마나 경이롭고 감사한 것인지 그래서 기꺼운 마음으로 삶에 충실할 때 죽음도 아름답게 맞이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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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어린이 책을 참 좋아합니다. 읽고 나면 왠지 제가 순수해지는 느낌이 들거든요. 단순하고 담백한 교훈도 좋고요. 

 유명한 성인 프란치스코의 전기입니다. 어린이들을 위해서 쉽게 씌어졌지만, 내용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성인의 삶을 통해 느껴지는 감동들과 배울 점들을 놓치지 않고, 그러면서도 단순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겸손하고 단순한 마음과 잘 어울리는 문체라는 느낌이 듭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이 어렸을 적 장난꾸러기였던 이야기가 마음에 많이 남습니다. 공부는 싫어하고 장난치고 노는 것만 좋아하던 프란치스코를 침착하게 타이르며 함께 기도하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잔잔한 감동이 밀려오며,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과, 따뜻한 사랑에서 남을 배려하는 건강한 마음을 배우는 어린이의 모습을 바라보게 됩니다. 이런 어머니가 계셨기 때문에 새들에게도, 늑대에게도 설교하는 단순한 마음을 프란치스코 성인이 갖게 된 것이 아닐까요? 진정한 인성 교육, 신앙 교육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초등학교 3-4학년 어린이들에게 적당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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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자 글 ; 김담 그림. 131 p.

바오로딸 성인전 시리즈 다섯 번째 책으로 40여 점의 그림과 함께 프란치스코의 전기를 생생하게 읽을 수 있다. 성인전의 이해를 돕도록 관련 인물과 사건에 대한 배경지식을 알려주는 10여개의 박스를 넣어 학습효과를 높였다. 서로 미워하고 다투며 고통을 주기보다 사랑과 평화와 용서를 심는 삶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착하고 충성스러운 그리스도의 종으로서 사랑받기보다 사랑하기를 몸소 실천하며 살다 간 맨발의 성인 프란치스코의 전기다. 프란치스코는 ‘태양의 찬가’와 ‘평화의 도구로 써주소서’라는 기도 시로 유명한 시인, 가난한 이들의 이웃, 예수님을 섬기듯 한결같이 가난한 이들을 섬기며 하느님을 뜨겁게 사랑한 제2의 그리스도, 소박하고 겸손하게 복음 말씀을 실천한 평화와 용서의 성자였다.

프란치스코는 1182년 아시시에서 커다란 옷감 가게를 하던 피에트로 디 베르나르도네와 어머니 피카 조반나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이가 주님 보시기에 좋은 사람이 되길 바란 어머니는 아이 이름을 조반니로 하길 바랐으나, 지성적이고 품위 있는 아이로 자라 옷감 장수가 되길 바란 아버지의 뜻대로 프란치스코라 불리게 되었다. 아시시와 페루자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자 기사를 꿈꾸던 프란치스코는 아시시 군대에 지원했으나 패배하는 바람에 1년 가까이 페루자에서 포로 생활을 하다 열병에 걸려 몸값을 치르고 풀려났다.

꿈결에 ‘주인을 섬기는 일이 옳으냐, 종을 섬기는 일이 옳으냐?’라는 질문을 받고 돈과 명예와 출세는 모두 어리석은 일임을 깨닫고 제대 앞에서 울면서 기도한 끝에 주님만을 섬기기로 결심하고 로마로 성지 순례를 떠나 거지들에게 옷을 벗어주고 성 베드로 성전에 가진 돈을 모두 봉헌한 후 아시시에서 신비한 나환자를 만난다.

가난을 체험한 그는 ‘가난 부인'을 신부로 맞아들여 평생 예수님을 섬기기로 약속하고 절벽 동굴에서 살면서 “너희는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주머니에 금이나 은이나 동전을 넣어 가지고 다니지 말 것이며, 식량자루나 여러 벌의 옷이나 신발과 지팡이도 가지고 다니지 말라.”는 말씀을 실천한다. 1209년에는 포르치운쿨라 소성당 근처에 초라한 움막을 짓고 맨 끝자리에서 살아가는 ‘작은 형제회'를 시작한다.

프란치스코는 어디를 가든 어디에 있든 아무것도 가지려 하지 않았고 집도 없었다. 당나귀 집에서 산적도 있다. 자루처럼 단순하게 생긴 옷에 밧줄로 허리를 묶고, 구두도 없이 맨발로 다녔다. 먹는 것도 충분하지 않아 거지처럼 얻어먹고 살았으며, 하느님이 창조하신 해와 바람과 달을 형제자매로 대했다. 질병과 죽음까지도 누이로 여겼으며, 밤새도록 기도하느라 엉덩이가 아플 때는 “내 ‘엉덩이 형제'가 몹시 힘들 테니 그만 쉬어야겠군.” 하고 말했다.

새들한테도 설교했으며 매미와 늑대하고도 친구가 되었다. “내 자매인 새들아, 주님을 찬미하고 감사하여라. 너희는 씨를 뿌리거나 거두지 않아도 하느님께서 다 먹여주신다. 색색의 깃털 옷과 고운 목소리와 하늘을 날 수 있는 날개도 주시지 않았니? 둥지를 틀 나무도 주님이 주신 선물이란다. 목마르면 마시라고 시냇물도 주셨고, 몸을 숨기기 좋게 바위틈도 마련해 놓으셨다. 내 자매인 새들아, 주님을 사랑하여라. 생명을 주시고 돌봐 주시는 은혜를 잊지 말아라.”

말년에는 심한 눈병을 앓고 앞을 거의 보지 못했으나 하느님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태양의 찬가'를 지었다. 1224년 베르나 산에서 성흔을 받고 2년 동안 예수님과 같은 고통을 느꼈으며 온몸이 부어오르는 수종증으로 고생하다 1226년 마흔넷의 나이로 하늘나라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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