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다. '왔다'는 '가고 있다'로 읽을 수 있다. 봄이 왔다고 읽는 사람은 겨울을 염두에 둔 읽기고, 봄이 가고 있다고 읽는 사람은 봄을 간직하고 싶은 사람이다. 언어는 진실하고 정직하다. 언어를 읽는다는 것은 언어 너머에 생각과 마음을 읽는다는 것이다. 


아직 겨울을 머금은 동백이 조금 남아있고, 봄을 알리는 벚꽃도 만개한 상태다. 여기 저기 여름이 가까워 왔음을 알리는 싹들이 모습을 보인다. 곧 더워 지리라. 




오언 존스의 신간 소식이다. <차브>을 읽으며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선하다. 내용은 망각되고 없는데 약간의 분노와 어쩔 수 없는 사회적 환경이 차브를 만들어 낸다는 생각에 좌절감이 깊게 배여있다. 


이번 신간 <기득권층>은 말 그대로 기득권자들의 세계를 파헤친다. 신간 표지를 함께 고르며 신간 소식을 알려준 사장의 셈세함이 책에 그대로 배여있다. 기실, 이 책은 제목만으로도 분노하게 만든다. 철옹성처럼 쌓여진 기득권자들의 '층'은 무너뜨리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충동을 일으킨다. 


그래, 곧 봄이 간다. 겨울이 갔듯이. 이젠 기득권층도 무너져야하지 않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오언 존스는 대단한 사람이다. 두 책을 계약해 펴내는 북인더갭도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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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7-04-11 14: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봄을 읽다! 예쁘네요.

낭만인생 2017-04-11 15:0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곧 여름이 시작되는 듯 해 아쉽게 봄을 만지고 있습니다.

붕붕툐툐 2017-04-11 2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참 예뻐요~^^

낭만인생 2017-04-12 09:51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집 근처에서 찍어 본 겁니다.
 

꽃이다.

심술궂은 봄비를 잘 버텨준 덕에 봄의 화사함을 만끽 중이다.

좋다.




봄이 되면,

아니 벚꽃이 피면 난 항상 다케우치 유코의 <春の雪>을 생각한다. 

아니 생각난다.

이룰 수 없는 사랑,

돌이킬 수 없는 사랑,

사랑은 왜 사랑을 알 땐 이미 늦은 것일까?

그렇게 둘은 허무하기 그지 없는 존재의 소멸을 추구한다.

벚꽃이 비가 되어 내린다. 

그렇게 영화는 막을 내린다. 


벚꽃하면 봄이고,

봄은 사랑의 시작이다.

그러나 적지 않은 소설은 

벚꽃 아래의 풍경 속에서 이별을 그린다. 

벚꽃을 키워드로 찾으니 몇의 보인다. 일단 담아 놓는다. 

































우연히 알게 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파격적인 제목이 불편하긴 하지만 벚꽃이 만개한 어느날 두 소년 소녀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짧디 짧은 사랑을 나눈다. 그렇게 벚꽃은 눈물이 된다. 아.. 그만 찾아. 갑자기 우울해 진다. 남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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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랑 2017-04-07 14: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벚꽃 관련 소개해주신 글중에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딱 한권 읽어봤군요.

감탄이 절로나오는 그림 보다 멋진 풍경 너무 감사히 보고 갑니다. 정말 좋아요~

낭만인생 2017-04-07 14:44   좋아요 1 | URL
전 아직 한 권도 못 읽었습니다. 일단 담아 두었습니다.
 



어지 밤 비가 많이 내렸다. 봄비 치고는 너무 많다. 

만물이 소생하겠구나. 

지인이 산을 개간하여 명이나물을 많이 심었다. 

벌써 많이 자란 모습을 보여준다. 

나이가 적지 않은데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나도 그 나이 되어도 손에서 일 놓지 않고 열심히 살고 싶다.



이틀 전에 뒷산에 올라가 눈에 읽는 산나물을 보았는데 이름을 기억나질 않는다. 작은 도감이 하나 있기 하지만 사진도 안 좋고 해설이 적어 분간하기 힘들다. 이래저래 공부할 게 많다. 무엇인가에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애정과 사랑이 없으면 안 되는 가보다. 아무리 여러번 봐도 마음에 두지 않고 눈여겨 보지 않으면 이름은 고사하고 기억도 안 날 것이다. 

이번에 몇 권 사둘까 싶기도 하고... 내용을 자세히 볼 수 없으니 인터넷으로 하기는 그렇고... 아 고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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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초롬하게 비가 온다. 봄비에 벚꽃이 흩날린다. 꽃비가 되어 길을 적신다. 대덕말고에 보낸 아들이 친구를 폭행하는 사고를 쳤다. 착하게만 살아온 나로서는 도무지 용납이 되지 않지만 이를 악물고 조용히 넘어 가기로 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돈에 가족들에게 빌려 병원비와 합의금을 만들어야 할 판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건 사고에 정신줄을 놓을 것 같다.

어제 겨우 식당에 가서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합의하기로 했다. 같은 가해자인 ㅈ의 부모는 적극적이지 않다. 중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난처하다. 아들을 그냥 자퇴시키고 싶은 심정도 든다. 사건 당일, 그리고 그 다음날 아들에게 이번 사건을 사실대로 이야기하면 조용히 넘어가기로 했다.

그리고 16일이 지났다. 어제 피해자 학생들을 퇴원시켰다. 그런데 돌아오면서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상상하지도 못했던 죄질이 나쁜 행동들이었다. 작년 가을 흡연 문제도 분명히 다음에 한 번만 피면 그냥 두지 않는다고 경고하고 지나갔다. 그런데 아들은 사건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 거짓말을 했고, 흡연도 수십 번을 했다. 경찰서 조서는 모두 아들이 잘못한 것으로만 종결되고 말았다. 번복이 힘들다고 한다. 또한 아들의 죄질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심각했다. 결국 사건은 점점 안 좋게 흘러갔다.

아들은 나를 배신했다. 모든 것을 용서해 준다고 할 때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고, 그동안의 약속을 수도 없이 어겼다. 피해자 아이들을 퇴원 시키고 아들을 집으로 데려왔다. 그리고 난 아들에게 약속을 이행했다. 만약 옆집 아줌마가 오지 않았다면 아들은 죽었을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용서한다고 할 때 조차 거짓을 말했다. 아버지의 통큰 용서는 아들의 배신으로 돌아왔다. 피해자 학생들과 부모들에게 한 없이 미안하고 죄송스럽니다. 다행히 치료가 잘 되어 집과 학교로 돌아갔다.

살다보니 별일이다. 범생으로만 살았던 46년의 세월도 헛헛하다. 인생은 막무가내로 폭주하고 아픔은 파죽지세로 밀려 온다. 그래도 살아야지. 덕분에 친구들도 만나고, 선배들과도 사적인 대화도 나누었다. 늘 피해자의 입장이던 내가 가해자가 되어 인간의 누구인가도 배운다. 삶은 이렇게 성숙해 가는가 보다. 봄비가 흩뿌린 탓인지 벚꽃이 함초롬하다. 내 마음도 그렇다.

오늘도 마음의 키가 1cm 큰다. 몇 년 후면 170은 넘으리라. 빗속을 뚫고 사진을 몇 장 담았다. 마음이 자꾸 가라 앉는다. 그런데 이 놈의 봄은 왜 이렇게 염병하게 이쁜거야.




헛한 마음이 깊어지는 순간에 "위로"가 출판되었다면 지인이 알려 준다. 궁금해 '위로'로 찾아보니 허..... 한 두권이 아니다. 위로, 그 단어만으로 위로가 된다. 읽고 싶은 세 권의 책을 담았다. <달의 위로> <마르바 던의 위로> <뜻밖의 위로> 어떤지 세 권이 모두 달라 보이면서도 같은 저자 느낌이 난다.


마르바 던의 위로는 수년 전에 동일한 이레서원에서 안식으로 출간되적 있는 저자다. 실용적인듯 하면서도 영혼의 울림이 큰 저자다. 이번 책도 수많은 독자들에게 위로를 줄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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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뒤르켐의 <자살론>을 읽고 있다. 수년 전 어떤 분이 자살하면 지옥 가느냐고 물었다. 아마도 극보수주의 신앙인으로 보였다. 그래서 내가 질문했다.

"죽을 줄 알고 다이어트 하지 않고 죽은 사람은 자살한 겁니까? 아닙니까?"

한 참 뜸을 들이더니 


"흠........... 일종의 자살이라고 봐야 겠네요."

"그럼 그 사람은 지옥 갑니까? 안 갑니까?"


또 한 참 뜸을 들이더니


"그건 안 갈 것 같은데요."

"그 자살과 이 자살의 차이가 뭡니까?"


또 뜸을 들인다. 


"흠........... 앞의 자살은 빨리 죽는 거고, 뒤의 자살은 천천히 죽는 거네요."

"그럼 빨리 죽으면 지옥가고, 늦게 죽으면 지옥 안가나요?"


그분은 그제서야 나의 뜻을 알아 듣고 


"모든 사람은 결국 자살해 죽는 군요."

"네. 그러니 모든 사람은 지옥 가던지 지옥과 상관 없든지요."


자살 심각하게 고민하지 말자. 다만 자살은 자살 이전에 관계의 죽음이 먼저 있었다는 것을 알고 공동체의 시각으로 보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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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02 0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03 2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종이달 2021-10-11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