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지도 못할 말이
목구멍까지 넘친 적이 있다.
꼬깃꼬깃 쟁여둔 돈을
손주 손에 쥐어주는 어느 할아비처럼
정겹지만 버성긴 그런 마음이다.
사람 너울 뒤집어쓰고
제 마음 푼푼하자며
상글상글 웃는 그이 가슴에
부러 침 몇 번 뱉은 적 있다.
다 내가 불민한 탓이라 여기면서도
다시 돌아보게끔 하는 그대가 있다.
조붓한 골목길
휘청거리다
엄전한 네 자태가 그리도 샘이 나
애써 객쩍은 소리하며
헤살을 놓았다.
권여선의 글처럼
그 하찮음의 무게가 우주와 맞먹는다 하더라도
곱다시 눈물 닦아주면
모진 마음에도 하늘이 고인다.
네가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