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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쓰는 법
엘렌 E. M. 로버츠 지음, 김정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처음 제목을 보고 사서 읽길 망설였다. 그림책 쓰는 법이라니. 제목에서 뭔가 허풍의 냄새가 풍긴다. 제목이 저러하니 분명 사서 읽으면 실망할거야, 하는 마음이 앞섰다. 그림책 쓰는 법이든, 동화 쓰는 법이든, 소설 쓰는 법이든, 그림을 그리는 법이든, 뭔가를 창작하는 법은 아무도 가르쳐 줄 수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것은 창작의 의욕을 가진 누군가가 끊임없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스스로 깨닫는 것이다. 그런데 표지를 꼼꼼히 보니 원제는 그냥 '아이들의 그림책'이다. 그럼, 그렇지!
책 머리에서 부터 처음의 주저했던 마음은 싹 사라졌다. 그림책 전체에 관한 이야기다. 그림책을 둘러싼 작가, 편집자, 삽화가, 그리고 독자들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다. 이런 소위 작법이라는 제목이 붙은 책들은 읽고 나면 두가지 감정이 동시에 생긴다. 나도 하면 할 수 있겠다, 는 생각과 결국 법은 나 스스로 알아내야 한다는 생각. 저자 역시 두 가지 이야기를 다 하고 있다. 그림책을 쓰는 데는 규칙이 있지만 그 규칙은 스스로 하기 나름이라는 것. 결국 훌륭한 인기있는 재미있는 그림책은 이런 저런 사연으로 만들어지지만 누구는 우연히 누구는 열심히 노력하여 멋진 그림책을 만들지만 결국 지나고 나면 그 모든 건 한 사람이 한 인간으로서 어떤 삶을 살았느냐, 얼마나 그림책 스러운 삶을 살았느냐 하는 것을 말해준다.
그렇다면 그림책스러운 삶이란 뭔가? 작가는 몇가지 특징으로 그림책 작가들을 설명한다. 새 신발을 자랑하고 싶어 못 견디는 사람들, 사람들을 좋아하는 사람들, 끊임없는 호기심과 충동과 의욕으로 들썩이는 사람들, 말하자면 아이들 스러운 사람들이다. 그러면서 삶의 진지함을 놓치지 않고 사는 사람들. 파일을 만드는 것도 일기를 쓰는 것도 아이디어를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하면 그림책 스럽게 살수 있을까를 고민하는게 더 중요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