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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란도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홍규 옮김 / 평단(평단문화사)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버지니아의 다른 소설 <등대로>나 <댈러웨이 부인>과는 다른, 느낌의 소설이다.
줄거리가 확실하고, 사건 전개가 무척 빠르다.
<등대로>는 이틀, <댈러웨이 부인>은 하루 동안 벌어지는 일들을 그려 내고 있는 반면에 <올란도>는 삼백년이나 되는 세월을 이야기 하고 있으니, 그 속도감이나 스케일, 느낌은 확연히 다를 수 밖에.
이 책은 무엇보다 메시지가 명확한 것으로 읽힌다.
인간이 추구해야 할 것이 남성이나 여성이라는 타고난 성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남성의 장점, 여성의 장점을 인간의 장점으로 갖춘 그런 양성적인 인간이 되어야 하지 않느냐,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읽었다.
귀족 남성과 귀족 부인의 화려한 삶은 영화를 통해 훨씬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성에 얽매이지 않고, 진정 자유로운 영혼의 인간으로 살아간다면, 성이란 그저 머리카락의 색깔이나 눈동자의 색깔 같은 신체의 하나의 특징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버지니아 살았던 그 시대에도, 현재의 이 시대에도, 성은 한 인간의 삶을 결정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것은 결국 인간이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하나의 족쇄가 될 것이다. 족쇄! 족쇄를 벗어 던지고, 성의 구분을 버리는게 아니라 뛰어 넘는다면, 조금 더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