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문학과 문화론
오세은 지음 / 새미 / 200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존의 어린이 문학 관련서들이 대개 인상 비평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며 저자는 좀 더 전문적이며 학문적인 연구 방법을 제안한다. 그러나 저자가 이야기하는 신화론, 주제론, 여성론에 입각한 연구가 체계적이라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논문임에도 불구하고 출처나 원본 텍스트를 제대로 밝히지 않은 대목도 많아 사실 정확성 자체에도 의심이 가는 대목이 눈에 띈다. 근거를 가지고 설득하기 보다는 일반적이고 상식적으로 알려진 대목을 결론으로 내어 놓는 대목도 마찬가지다.

 문학을 문화의 한 범주로 놓고, 문화라는 것이 백지로 태어난 아이들을 일방적으로 감염시킨다는 듯한 논리전개도 상당히 껄끄럽다. 아이들의 문학, 아이들은 그저 읽고 따라하기만 하는 걸까? 공주 이야기를 읽는 아이들이 모두 공주를 꿈꾸며, 왕자를 꿈꾸며 그렇게 사는 걸까?

 문학이 백지 상태의 아이들에게 일방적으로 삶의 가치와 방향을 제시한다고 보는 것은 좀 무리라고 본다. 사실 나 역시, 나도 모르는 사이 그런 태도로 내 딸에게 공주 이야기는 한번도 보여 주지 않았다. 그런 내 딸이 다른 누구보다도, 놀이에서, 옷 취향에서, 그림에서 공주 냄새가 물씬 풍기는 건 왜 일까? 아마도 많은 부분, 책으로통해 배우기 보다는 타고난 부분이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간
칼 하인츠 가이슬러 지음, 박계수 옮김 / 석필 / 1999년 1월
평점 :
품절


모모에서 회색신사들은 열심히 이야기 한다. 당신의 시간이 얼마나  낭비되고 있는지, 시간을 좀 더 아껴서 시간 저축은행에 저축해 두라고.....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굳은 결심을 한다. 시간을 좀 더 이끼겠다고. 그러나 왜 시간을 아껴쓰면 아껴쓸수록 더욱 바빠지는 걸까. 시간을 쪼개쓰면 쪼개쓸수록 왜 시간의 여유가 없는 걸까.

그 답을 들려준다. 사람들에게 시간이란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우리 사회, 우리 주변에는 얼마나 많은 시간도둑들이 우리의 생명력 넘치는 시간을 빼앗고 있는지 말이다.

우리의 삶은 유한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시간을 최대한 향유해야 한다. 시간의 저축 따위는 어불성설이다. 시간은 소유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

느리게 살수록, 여유있게 살수록, 시간을 벌 수 있다.

급하게 서두르다 일을 그르치고, 시간을 버리고, 계획했던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쓰고 한 경험을 누구나 했을 것이다. 

바쁠수록 돌아가라.

라는 옛 말이

시간은 돈이다.

 라는 현대의 금언보다 훨씬 현명하다. 인간적이다. 그리고 훨씬 진실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버지니아 울프 연구
박희진 지음 / 솔출판사 / 1994년 9월
평점 :
품절


버지니아의 작품 세계를 한번에 알 수 있다.

어떤 기준으로 저자가 전체적인 흐름을 선택했는지는 알 수 없다.

자기만의 방 부터 시작해서 버지니아의 작품을 페미니즘이라는 측면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사람의 작품과 그 사람의 성향이 페미니즘 이라고 불릴 때, 어떤 측면들을 충족시켜야 하는가.

버지니아는 여성으로 살았고 여성의 삶의 지위는 남자들에 비해 억업받았고 버지니아는 그런 현실을 직시하고 전혀 투쟁적이지 않은 아주 잔잔한 어조로 자신이 살았던, 그리고 어머니가 살았던, 그리고 자신이 아는 여성이 살았던 삶을 이야기 한다.

그가 이야기 하는 삶은 교양있는 중산층 여성들의 삶이다.

난 뭔가 버지니아의 삶도 그렇고, 버지니아의 작품도 그렇고 뭔가   색채와 윤곽을 흐리는 하늘거리는 커튼 뒤에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평론을 읽어도 어째서인지 여전히 그런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등대로 버지니아 울프 전집 1
버지니아 울프 지음, 박희진 옮김 / 솔출판사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버지니아의 평전을 보니 등대로의 램지씨는 버지니아 아버지다.

램지부인은 버지니아의 어머니다.

그리고 이 둘의 8명의 자녀는 버지니아의 8명의 형제자매들이다.

등대가 보이는 이 작은 도시의 여름 별장,  여기는 버지니아가 여름을 보내던 아이브스이다.

릴리 브리시코우가 버지니아다.

릴리 브리시코우가 10년 뒤, 별장을 찾아가 통렬하게 울음을 터트린 것은, 버지니아가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울지 못했던, 아니 다른 사람들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은 웃어야 했던, 자신의 경험을 소설 속에 녹아내 릴리에게 감정 이입을 한 것이다.

생애 이틀동안 벌어진 이야기, 댈러웨이 부인은 하루, 그보다는 긴 시간이다.

여름별장에서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의 의식과 의식을 자연스럽게 흘러 다닌다.

두뇌 속을 여행하다, 존 말코비치 되기, 위기의 주부들, 이런 영화와 드라마들이 버지니아의 영향은 아닐까?

등대로는 다른 어떤 버지니아의 소설보다 자전적인 것 같다.

램지씨, 철없고 완고하고 비현실적인 남자, 램지부인, 남자를 보필하는 것을 평생 자신의 임무이며 낙이라고 생각하고 받아 들이는 여자, 버지니아는 자신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모델로 한 두 사람을 그려내면서 남자와 여자 성의 차이에 따른 불평등과 삶에 대한 불안과 불만, 이런 것을 알듯 모를듯 그려내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버지니아 울프 한길로로로 14
베르너 발트만 / 한길사 / 1997년 7월
평점 :
품절


어린시절, 청년기, 결혼 이후....

버지니아의 생애를 다양한 사진 자료와 함께 명료하게 잘 정리한 책이다.

작가가 퍽 많은 공을 들였음을 알 수 있다.

어린 시절, 런던에서는 그저 그랬음. 완고한 아버지와 드나드는 손님들, 손님 접대에 혹은 이웃 돌보기에 바쁜 엄마이기에 엄마의 돌봄을 경험하지 못한 버지니아.

그는 결국 결혼을 하고나서 평생 돌봄을 받았다.

그의 우울증은 결국 돌봄을 스스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부터 나오는 건 아니었을까?

사랑을 주고, 누군가를 포용하고, 보살피고 하는 걸, 하지 못해서는 아닐까?

하여간 버지니아는 엄마와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자랐다.

버지니아 소개를 보면 항상 블룸즈버리를 주도한 것처럼 되어 있지만 실제로 전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블룸즈버리에 안주인으로 참석했고, 모임에는 상당히 소극적이었던 것 같다.

버지니아는 직접 행동하고 나서고 투쟁하기 보다는 지켜보고 고민하고 삭이고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런 사람이었던 것 같다.

버지니아의 우울증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사람들이 말하듯이, 혹은 그 자신이 유서에서 밝히듯이 남편을 사랑했고 행복했는데 왜 우울증은 계속해서 버지니아를 괴롭혔을까?

유전적이고, 신경학적인 원인이었을까? 심리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남편의 너무나 자상한 돌봄이 버지니아를 더 지치게 만들었던 건 아닐까. 자신이 진정 원하는 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자상함에, 그 사랑에 눌려 그 것이 아니라는 자각마저 지워버렸던 건 아닐까?

자신을 제대로 찾지 못해서 찾아 오는 불행, 그건 온전히 자신의 몫일까?

전기를 통해 해소되는 궁금증도 있지만, 삶의 이력, 그 이면의 이야기들이 훨씬 많이 궁금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