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무스와 방랑자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38
아스트리드 린드그랜 지음, 호르스트 렘케 그림, 문성원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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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평생을 소원하던 양부모를 얻은 라스무스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방랑자 오스카였음을 깨닫고 다시 길을 떠나는 장면이 가장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아이들의 솔직함과 대담함은 언제 보아도 마음을 울린다.
동화에는 다친 마음을 위로하는 따뜻한 힘이 있다.
마음 다친 적이 있는 어른들에겐 언제나 동화를 추천한다.
동화읽는 사람이 많아지면 세상은 아주 많이 달라질 거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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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도로 가는 길
앙드레 말로 지음, 김붕구 옮김 / 지식공작소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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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간의 죽음은 '목숨이 끊어지는' 그 순간이 아니라 자신이 '전락'한다고 느끼기 시작할 때부터라는 말. '죽음은 없고, 다만 죽어가는 내가 있을 뿐'이라는 말.

페르깡과 끌로드, 두 사람이 함께 고민하고 극복하고자 했던 것은 그야말로 '언젠가는 개종해야 할 젊음이라는 종교' 안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닐까. 그들에게 가능했던 그 모험이 부럽다. 조각을 향해, 친구를 향해, 죽음을 향해-

헤밍웨이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떠올리게도 하지만 같은 서양 사람이라도 미국과 유럽은 이런 미묘한 차이가 있는 모양이다.

아시아를 '정복'하려 했던 서양인의 관점이 전쟁으로 예민해진 내 신경을 긁는 통에 썩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발견이 있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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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전파 아트 라이브러리 12
팀 베린저 지음, 권행가 옮김 / 예경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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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0년대 영국에서 나타난 미술운동. 개인의 주관성이라는 근대적 개념을 일깨우고 라파엘과 레이놀즈, 로열 아카데미로 대표되는 '제도권' 미술에 대한 반동적 움직임. 자연에 대한 집요한 관찰과 정밀한 묘사, 근대적 생활을 다룬 풍속화를 회화의 세계로 끌어옴. 윌리엄 홀먼 헌트,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 포드 매독스 브라운, 존 에버렛 밀레이 등의 대표작가가 있음. 사상적 배경으로는 철학자, 비평가, 화가, 사상가 존 러스킨이란 거목이 있었음. 1870년 말 경 빠리에서 공부한 제임스 맥닐 휘슬러의 그림을 두고 열린 재판에서 존 러스킨이 패하면서 거의 생명을 잃음. 이어 영국에서도 프랑스 인상주의의 시대 열림.

오래 지속되진 못했지만 굉장히 매력적인 운동이었다. 이 운동은 화가의 작업을 육체 노동으로 인정하고 육체 노동의 신성을 강조한 사회주의적인 경향까지 품고 있었다. 물론 후기에는 그림에서의 즉흥성과 음악성, 영감 등을 강조한 유미주의로 변하기도 했지만.

언젠가 뽕삐두(프랑스 국립 현대 미술관)에서 캔버스 하나를 온통 파란 색으로 칠해놓은 작품을 보면서 프랑스만큼 예술이란 이름으로 사기치고 살기 좋은 나라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네, 고흐, 세잔 등의 인상주의 작가들을 좋아하고 동조면서도 성실하고 꼼꼼한 라파엘 전파 화가들에게 좀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은 비단 내 편견 때문인걸까.

예술가인 양 하는 사기꾼들도 얄밉지만 예술인지 사기인지 제대로 구분해낼 줄 모르는 내 눈도 때로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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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인 것 사계절 아동문고 48
야마나카 히사시 지음, 고바야시 요시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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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린이책을 읽다보면 통쾌하고 후련한 것이 참 많다. 내가 어렸을 적 읽었던 동화책에선 항상 어른들이 옳고 아이들이 문제아거나 교육받아야 할 대상인 경우가 많았다. 이 책은 일본에서 30년 전에 쓰여진 것이라는데 우리나라에 들어온지는 얼마 되지 않은 것이다. 내가 국민학교 다닐 적에 이런 것을 읽었더라면 얼마나 속이 시원하고 통쾌했을까!

히데카즈는 온 식구가 인정하는 말썽쟁이다. 공부도 못하는데다 성격도 비뚤어져 어머니의 꾸중은 도맡아놓은 처지. 어느 하루, 히데카즈는 가족들의 구박을 견디다 못해 가출을 단행한다. 여름방학 한 달 동안의 가출에서 히데카즈는 낯선 동네에 가서 낯선 할아버지, 나츠요라는 친구와 함께 자신에 대한 새로운 것들을 발견한다.

내가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에 읽은 아동문학에서라면 이쯤에서 끝이 났을텐데, 이 책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히데카즈와 가족들을 못살게 들들 볶는 어머니와 가족들의 깨어진 믿음까지 보여주고, 그 절망의 끝에서 다른 누구도 아닌, 구박덩이 말썽쟁이 히데카즈에게서 그 믿음을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열어주고 끝이 난다.

아, 오랜만에 속이 시원해지는 책이다. 요즘 어른들 소설책은 내면심리의 묘사니 어쩌니 하며 도통 알듯 모를듯한 말들을 마구 써놓고 이해 못하는 사람이 저능인 것처럼 여기게 하는, 다소 웃긴 습성이 있는데 그런 웃기지 않는 책에 비하면 백 배 나음이다.

부모님께 구박받고 자랐다고 생각된다면 한 번 읽어보시라. 체증이 뻥~ 뚫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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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료된 여행자
레스코프 지음, 김진욱 옮김 / 생각하는백성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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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체(설화체)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 레스코프의 1872년작. 일반적인 1인칭 형식과는 달리, 화자가 속하는 사회 계층 특유의 말투나 어휘가 극단적으로 살아있다.

나는 도스토예프스키와 체홉을 비롯한 러시아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좋아한다. 프랑스의 우울함과 몽상적인 내면, 독일의 건조함, 영국이 가진 이성과 환상의 조합, 캐나다의 광활함과 자연에 대한 순응- 모든 것이 흥미롭지만 러시아의 질박함만은 러시아 문학이 아니고선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춥고 거친 땅에서 보드카심(우리에겐 '밥심'이듯이)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거칠것 없는 태도.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한 달관. 그들의 단순 명쾌함은 부러울 정도다.

그러고보면 레스코프의 '매료된 여행자'의 주인공 이반 푸랴긴은 카잔차키스의 '조르바'하고 닮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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