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전파 아트 라이브러리 12
팀 베린저 지음, 권행가 옮김 / 예경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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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0년대 영국에서 나타난 미술운동. 개인의 주관성이라는 근대적 개념을 일깨우고 라파엘과 레이놀즈, 로열 아카데미로 대표되는 '제도권' 미술에 대한 반동적 움직임. 자연에 대한 집요한 관찰과 정밀한 묘사, 근대적 생활을 다룬 풍속화를 회화의 세계로 끌어옴. 윌리엄 홀먼 헌트,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 포드 매독스 브라운, 존 에버렛 밀레이 등의 대표작가가 있음. 사상적 배경으로는 철학자, 비평가, 화가, 사상가 존 러스킨이란 거목이 있었음. 1870년 말 경 빠리에서 공부한 제임스 맥닐 휘슬러의 그림을 두고 열린 재판에서 존 러스킨이 패하면서 거의 생명을 잃음. 이어 영국에서도 프랑스 인상주의의 시대 열림.

오래 지속되진 못했지만 굉장히 매력적인 운동이었다. 이 운동은 화가의 작업을 육체 노동으로 인정하고 육체 노동의 신성을 강조한 사회주의적인 경향까지 품고 있었다. 물론 후기에는 그림에서의 즉흥성과 음악성, 영감 등을 강조한 유미주의로 변하기도 했지만.

언젠가 뽕삐두(프랑스 국립 현대 미술관)에서 캔버스 하나를 온통 파란 색으로 칠해놓은 작품을 보면서 프랑스만큼 예술이란 이름으로 사기치고 살기 좋은 나라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네, 고흐, 세잔 등의 인상주의 작가들을 좋아하고 동조면서도 성실하고 꼼꼼한 라파엘 전파 화가들에게 좀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은 비단 내 편견 때문인걸까.

예술가인 양 하는 사기꾼들도 얄밉지만 예술인지 사기인지 제대로 구분해낼 줄 모르는 내 눈도 때로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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