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십 다운의 열한 마리 토끼 (양장)
리처드 애덤스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03년 5월
평점 :
품절


영국 사람들은 어쩌면 이렇게도 이야기를 잘 쓰는지!토끼가 주인공이면서 800쪽에 달하는 소설을 쓰는 사람은 대체 어떤 뇌구조를 하고있는 걸까?

 토끼들의 삶에 대한 정확하고 해박한 이해는 이 글을 쓴 사람이 땅을 걸어다닌 것이 아니라 기어다녔던 것이 아닐까, 의심하게 한다. 다른 동물들도 아니고 토끼들만이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 토끼들만이 할 수 있는 행동, 그들의 우정과 토끼성(!!!)에 대한 깊은 통찰...

 토끼의 시각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커다란 즐거움!

마지막 장 덮고나서 기립박수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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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의 비밀
노무라 준이치 지음, 김미지자 옮김 / 국제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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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전부터 색채학에 관한 책을 한 권 보고 싶었는데 마침 교보문고에서 얄팍하고 보기 좋게 정리된 책이 있어 한 권 골랐다. 빨간 색은 따뜻하고 파란 색은 차갑다, 흰 색은 팽창하고 검은 색은 수축한다 식의 중학교 미술교과서만 통독하고 나면 알게되는 것 이상의 것은 없다.

 두 가지 재미있는 상식을 알게됐는데, 감기에는 흰색 옷이 좋고 불면증엔 파란색이 좋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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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비밀 - 비밀언어 시리즈 2
데이비드 폰태너 지음, 원재길 옮김 / 문학동네 / 1998년 12월
평점 :
절판


영화치료학회 심영섭 선생님이 꿈 공부의 기본이 되는 책이라 하셨다기에 봤다. 아주 자세하진 않지만 기본적인 프로이드와 융의 꿈 개념을 다루고, 해몽의 열쇠나 꿈 연구의 기초를 안내한다.

 내 꿈을 가장 정확하게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말이 뇌리에 남는다. 여러 곳에서 모아온 다채로운 삽화들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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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빨강 1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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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이슬람권 문학이라면 '아라비안 나이트' 정도에 불과하던 차에 친구 소개로 읽게 된 터키소설. 오래된 땅답게 풍부한 이야기 전통을 갖고 있음에도 우리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세계의 이야기다. 동서양에 각기 한 다리씩을 걸치고 있는 나라 터키, 비잔틴이었으며 콘스탄티노플이었던 천년고도 이스탄불에서 나고 자란 작가의 신비롭고 재미난 정체성 이야기.

책은 유럽 르네상스의 물결이 불어닥친 이스탄불의 궁정 세밀화가들을 둘러싼 살인, 추적, 예술에 대한 광기와 집착을 다룬다. 우물 바닥에 머리가 으깨진 채 죽어있는 화자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말, 죽음, 빨간색, 개, 모두가 자기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 독특하다. '추리소설'이라는 다분히 서양적인 양식을 빌려 동양적인 관점을 더한, 말 그대로 Cross-over.

첫 장을 읽고 너무나 아까워서 읽기를 망설였던 책인데, 이번 연휴에 단숨에 읽어버렸다. 예술가로서의 신념과 새로운 물결에 쓸려 잊혀지는 전통, 창작가로서 작품을 대하는 세계관에 대해서 주인공들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쉽게 읽히는 책은 결코 아니지만 읽는 순간이 아주 뿌듯하고 책장을 덮고난 지금은 가슴 한 구석이 애잔하다.

카파도키아에서 만난 메멧은 터키 사람들의 풍부한 문화적 유산과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을 자랑하며(그는 '에밀 쿠스트리차'가 터키의 후예인 것을 매우 자랑스러워했다. -ㅁ-; 부러워) 얼굴 가득 뿌듯한 표정을 지었는데, 결국 얄팍한 사기꾼으로 밝혀진 메멧에게서도 그때 그 순간의 표정만큼은 잊을 수 없이 인상적이었다. 오르한 파묵을 알고나니 그때 그 메멧의 자부심 어린 표정이 되살아나며 예전보다 한결 더 그가 부러워졌다.

아야소피아 사원에서 멋모르고 샀던 세밀화 부분 엽서가 책상 밑에 깔려있어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화려하고 강렬한 색채들이 자신들의 존재를 더없이 아름답게 드러내고 있다. 소설 속의 톱카피 궁전과 아야소피아, 이스탄불의 꼬불꼬불 울퉁불퉁한 골목길과 에메랄드빛 보스포러스만이 어제 본 것처럼 떠올랐다. 잘 익은 감빛 가로등이 즐비한 술탄 아흐멧에 다시 가고싶어지는 매우 아름다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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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책들의 도시 1
발터 뫼르스 지음, 두행숙 옮김 / 들녘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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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일곱살 작가지망생 공룡 힐데군스트 폰 미텐메츠는 대부시인으로부터 낡은 원고 한 편을 유산으로 물려받는다. 원고는 그의 대부시인에게 그랬듯 미텐메츠의 인생을 완전히 뒤바꿔놓아, 어둡고 위험한 책의 도시 부흐하임으로 모험을 떠나게 한다.

 부흐하임엔 작가들의 피를 쪽쪽 빨아먹는 에이전트들, 돈에만 눈먼 출판업자들, 순진한 작가들을 등치는 고서점상들의 음모가 가득하다. 미텐메츠는 고서점상 스파이크(구더기)의 꾐에 빠져 독이 묻은 책장을 넘겨보다 쓰러져 지하도시에 갇히고 그곳에서 온갖 모험과 친절한 부흐링들(외눈박이 괴물), 전설적인 책사냥꾼 레겐샤인(노루개)을 만난다. 하지만 이 모든 모험이 결국 지하도시의 지배자 '그림자 제왕' 호문쿨루스에게로 가기 위한 과정이었으니, 호문쿨루스는 그가 유산으로 물려받은 '위험한' 원고의 작가였던 것.

 이 소설엔 글쓰기에 대한 뛰어난 암시와 비유가 충만하다. 한번 잡으면 내려놓을 수 없는 재미가 소설 속 '오름'을 느끼게 한다. 과연 이런 글을 쓰는 작가는 사람일까? 괴물이나 외계인이 아닐까? 도무지 지구인의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 상상력을 지닌, 환상적이고 신비롭고 아름다운 이야기 한편.

 영화로 제작되고 있다는데, 정말 궁금하다. '애니'가 아니라 '영화'로 만들어진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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