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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책들의 도시 1
발터 뫼르스 지음, 두행숙 옮김 / 들녘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일흔일곱살 작가지망생 공룡 힐데군스트 폰 미텐메츠는 대부시인으로부터 낡은 원고 한 편을 유산으로 물려받는다. 원고는 그의 대부시인에게 그랬듯 미텐메츠의 인생을 완전히 뒤바꿔놓아, 어둡고 위험한 책의 도시 부흐하임으로 모험을 떠나게 한다.
부흐하임엔 작가들의 피를 쪽쪽 빨아먹는 에이전트들, 돈에만 눈먼 출판업자들, 순진한 작가들을 등치는 고서점상들의 음모가 가득하다. 미텐메츠는 고서점상 스파이크(구더기)의 꾐에 빠져 독이 묻은 책장을 넘겨보다 쓰러져 지하도시에 갇히고 그곳에서 온갖 모험과 친절한 부흐링들(외눈박이 괴물), 전설적인 책사냥꾼 레겐샤인(노루개)을 만난다. 하지만 이 모든 모험이 결국 지하도시의 지배자 '그림자 제왕' 호문쿨루스에게로 가기 위한 과정이었으니, 호문쿨루스는 그가 유산으로 물려받은 '위험한' 원고의 작가였던 것.
이 소설엔 글쓰기에 대한 뛰어난 암시와 비유가 충만하다. 한번 잡으면 내려놓을 수 없는 재미가 소설 속 '오름'을 느끼게 한다. 과연 이런 글을 쓰는 작가는 사람일까? 괴물이나 외계인이 아닐까? 도무지 지구인의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 상상력을 지닌, 환상적이고 신비롭고 아름다운 이야기 한편.
영화로 제작되고 있다는데, 정말 궁금하다. '애니'가 아니라 '영화'로 만들어진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