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유진이가 요즘은 정말 너무나 냉정한 판단으로 나를 가끔 놀라게 하고,

때로는 서운하게 만들기도 한다.

허름한 추리링 입고 잠깐 밖에 나가는 나를 보면서, '엄마, 그 옷을 입구 정말 밖에 나가실 거에요? 너무 챙피하지 않으세요?'하면서 이의를 제기하기도하고,

'엄마, 화장을 하세요~~'하면서 나의 쌩얼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한다.

또 전화를 받을 때만 목소리가 변한다고 '엄마, 너무 이중적이야~(!!)'하는 말도 휘리릭 던지고,

별꺼 아니어도 요리가 되는 듯이 먹어주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오늘 스파게티는..모 먹을만해요'하면서 썰렁한 반응을 보인다.

그래도.........우리 큰 딸은 여전히 엄마의 팬인것이 확실하다는 사실에 오늘 아침에 나름 뿌듯했다.

전업주부인 엄마들을 못내 부러워하는 지 동생에게 '그래도 엄마가 일하는게 꼭 나쁜건 아니야~'하길래...

'유진아, 어떤게 좋구 어떤게 나뻐?'''했더니

'음..엄마가 집에 있으면 학교갔다 돌아오면 엄마가 항상 있구, 또 맛있는 간식도 만들어준다는거..그런게 좋구요...'

'엄마가 있으면 어떤게 좋구?"

'음.............' 하두 망설이기에..

'엄마가 돈을 번다는거?'했더니 대번에 '아니요!'한다...

그러더니 '음 엄마가 일을 하니깐 다른 엄마들보다 똑똑하구(물론 검증되지 않은거라는거~), 멋지구(요거도 물론 검증안된거다~),또...교양있어 보인다는거?'한다...

ㅋㅋㅋㅋ 그래 모~ 누가 모라든 울 큰 딸이 그렇게 봐준다면..모...

그래도 유진이가 아쉬워하는 부분이 내가 늘 마음 아파하는 부분과 딱 일치하고 있어서...살짝 미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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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8-05-26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진이가 엄마를 무척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는걸 알겠어요.
그렇게 멋진 엄마가 허름한 추리닝;; 을 입고 동네에 나가서 싫은 소리 들을까, 맨 얼굴로 다녀서 싫은 소리 들을까가 걱정되는거지요 ^^

이런데서 머스마랑 딸이랑 차이가 나는건가봐요. 저희 아들래미들은 제가 맨얼굴로 다녀도 전혀 아무 감각이 없나봐요. 차라리 어쩌다 립스틱이라도 바르자면 이상해 한다니까요 -_-;;

씩씩하니 2008-05-28 09:53   좋아요 0 | URL
아이구 님..자랑스러워까지는 아닌듯해요~~~ㅋㅋㅋ
허름한 추리링은 딸들이 다 잔소리하는 아이템인가봐요~~
전 님의 아들내미들이 늘 궁금한데..멋져보이구..순진해보여서..ㅎㅎㅎ

마노아 2008-05-26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라면서는 더 엄마를 이해하고 엄마 편이 되어줄 테지요. 지금도 멋진 원군이에요. ^^

씩씩하니 2008-05-28 09:53   좋아요 0 | URL
맞아요,,딸이 주는 가장 큰 에너지가 아닐까,,해요~~

소나무집 2008-05-26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자랑이죠? 딸이 둘 다 진짜 예뻐요.
집에 있어도 맛있는 간식 안 만들어주는 엄마도 많다고 말해주세요.
저도 아이들 생각해서 추리닝 입고 밖에 안 나가요.
우리 딸은 아직은 집에 있는 엄마가 더 좋다네요.

씩씩하니 2008-05-28 09:55   좋아요 0 | URL
흐...이쁘긴요~ 님...
맨날 툴툴대면서 꽥꽥 소리나 지르고 골부리느라 궁둥이 씰룩대며 방으로 쑥 들어가버리는걸요..

하늘바람 2008-05-27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진이 말이 맞는 거 같아요 참으로 ~
정말 어떤 엄마가 좋을지 저는 고민중이랍니다.
멋진 엄마가 되신 씩식하니님 아주 부러운데요

씩씩하니 2008-05-28 09:56   좋아요 0 | URL
맞을까,,전 님처럼 자기 능력 다 보이면서 또 집에서의 생활을 해낼 수 있는 그런 엄마가 되구 싶은걸요...ㅎㅎㅎ

미설 2008-05-27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엄마이신 님이 아주 부러워요, 저도^^ 울 봄이도 저를 그렇게 생각하도록 열심히 살아야지 싶어요~

씩씩하니 2008-05-28 09:56   좋아요 0 | URL
봄이는 벌써 글케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요?
그런 생각들도..사춘기가 되야,,밖으로 표현이 제대루 되는듯..
기다리신 후에...쏟아지는 봄이의 찬사가 기대되요...

소나무집 2008-05-28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저 댓글 또 달아요.
맨날 툴툴대면서 꽥꽥 소리나 지르고 골부리느라 궁둥이 씰룩대며
방으로 쑥 들어가버리는 거 우리 딸도 그러거든요.
혹시 우리도 그러면서 컸나요?

전호인 2008-05-28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경받는 엄마는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겠지요?
엄마하는 일을 믿어주고 존중해 주는 유진이가 참으로 대견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