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선생의 남중 이야기. 23년 동안, 남중에서 남중생들만 가르쳐 온 한 여교사의 교단 일기이자 생태 보고서이다. 몸과 마음의 변화가 가장 큰 사춘기, 소년들의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하기엔 학교의 울타리는 비좁기만 하다. 초등학생티를 채 벗지 못한 1학년 강아지들과 막 야성이 꿈틀대기 시작하는 말썽꾸러기 2학년, 짐승 포스와 소년의 신비로움이 공존하는 3학년. 이 ‘혈기 방자’한 소년들의 서식지에는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그래서 100m를 22초에 주파하는 풀꽃선생의 유쾌한 동분서주도 멈출 틈이 없다.

가정과 사회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학교는 보루가 될 수 있을까? 이 땅의 척박한 교육 풍토, 어쩌면 아이들에게 최악의 서식지인 학교에서 교사의 역할은 무엇일까? 교육 현실을 비판하는 풀꽃선생의 통찰은 날카롭지만 또한 아프고 쓰라리다. 소박하고 진솔한 물음은 학교와 교사의 역할에 대한 자기반성의 발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풀꽃선생은 ‘혼자 잘 울고, 아이들과 함께 잘 웃는 교사들과 함께’ 이 책을 나누고 싶어 한다.

목차
목차

책을 펴내며

1부 소년에게 물들다

꽃보다 중딩 / 강아지들의 놀이 본능 / 여섯 명의 깁스맨과 대구포 / 졸업식에 우는 아이 / 나팔바지와 스키니 / 새 교복을 입고 자퇴한 아이 / 그 아이가 상처를 극복한 방식 / 비장 발랄한 저항, 직선제와 두발 자유 / 지각 없는 아이스크림의 날 / 사춘기 소년의 사랑

2부 이 죽일 놈의 사랑

만복아, 한잔할까? / 드라마가 아니었어 / 호기심과 성범죄 / 서열 / 너 욕 좀 아니? / 엄마와 여교사를 대하는 그들의 자세 / 아이 싸움, 엄마 싸움 / 분노 조절 호흡법 / 영혼이 작은 아이들 / 아이들을 군대에 보내며

3부 천진하고 무식한 아름다움이여

첫 수업, 주문을 건다 / 진정한 자기 주도 학습 / 잘 들어야 잘 말한다 / 행복이가 만든 ‘나만의 시집’ / 현대판 고전소설 쓰랬더니 뭐? ‘해물파전!’ / 민주주의는 자유로운 상상력이다 / 통일교육 농사 / 주워듣고도 큰다 / 때로는 책이 치유가 된다

4부 학교를 그리다

교사가 어울리는 당신 / 불안과 부끄러움의 역설 / 제자와 후배에게 배우는 교사 / 거울을 들여다본다 / 상담실이 살아나야 한다 / 교사는 어떻게 늙어 가는가 / 박하사탕, 15년 후 / 풀꽃선생의 문집 사랑기 / 그래도 학교를 버릴 수는 없다.

  • 깁스를 푼 아이와 축하의 악수를 하기 무섭게 새로운 환자가 생기는 상황이 계속되니 그냥 있어선 안 되겠다 싶었다.
    “얘들아, 안 되겠다. 이 교실 터줏대감이 너희에게 뭔가 언짢으신 게 있나 보다. 고사를 지내자.”
    (……) 돼지머리는 비씨서 못 사고 “얼굴 뚱그런 네가 대신 목만 내밀어라”는 둥 애들끼리 서로 장... 더보기
  • “오늘 아침에 어떤 선생님이 친절하게도 작년에 여러분이 어떤 학생이었는지 말해 주려는 것을 정중히 거절했다. 난 여러분을 전혀 모른다. 여러분도 나를 잘 모를 것이다. 오가며 우리 학교 선생님인 줄이나 알았을 것이다. 우리 서로 모르고 시작하자. 난 여러분이 작년에 전교 1등을 했어도 관심 없다. 일진으로 학생부에 끌려다녔어도 난... 더보기
  • 소설을 구상하다가 비장하게 “왜 여자가 영웅인 고전소설은 없는 겁니까!”라고 비분강개한 녀석도 있었다. 내가 “박씨전!” 하고 한마디로 대답해 주자 아름다웠던 그 비분강개는 사라지고 녀석의 무식만 남았다. 사실 나는 이렇게 의문을 던지는 아이들이 좋다. 자신의 무식이 드러날까 봐 조심스러워하지 않고 내게 질문하는 아이들이 좋다. ... 더보기
  • 가끔 ‘왜 대안학교를 꿈꾸지 않느냐?’고 묻는 사람들을 만난다. 어떤 이는 ‘학교가 죽어야 교육이 산다’는 일리치의 오래된 담론을 새삼 들먹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나…… 학교에 한번 와 보라. 먼지투성이 좁은 책걸상에 앉아 있는 저 아이들은 왜, 유학도 가지 않고 대안학교로 가지도 않고 홈스쿨링도 검정고시도 택하지 않...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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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부터 읽는 맛있는 이야기, 낮은산 구름모자 시리즈 3권. 뜨개질을 좋아하는 누리 할머니와 어린 친구들의 사랑스러운 이야기 다섯 편이 담겨 있다. 간식을 나눠 먹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살아가는 누리 할머니와 어린 친구들의 모습을 따뜻하게 그렸다.

누리 할머니가 정성스럽게 뜬 커다란 담요와 외투, 조끼, 스웨터는 저마다 아픈 상처를 갖고 있는 아이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 안는다. 작고 약하고 착한 이들을 모른 척하지 않고, 위로할 줄 아는 사람들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지혜로운 누리 할머니를 보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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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타공인 남중 전문 교사의 아들 심리학 교실

 

 

 

. ‘욕 끝에 가끔 말’을 하는 사춘기 아이들과 어떻게 하면 좋은 관계를 맺을까? ‘엠창’과 ‘패드립’이 난무하는 남자아이들의 세계 엄마들이 잘 모르는 남의 집 아이들 이야기를 만나 보자.

시시콜콜 교육학 시리즈 두 번째. 자타공인 남중 전문 교사라 일컬을 만큼 남자중학교 아이들만 30년 가까이 가르쳐 온 국어 교사 안정선의 부모 교육서다. 내 아이의 점수를 위해서라면 봉사활동 대타도 마다하지 않고, 생활기록부에 스펙 한 줄 더 넣기 위해 선행상까지 요구하는 ‘진상’ 학부모들에 대해 고민하게 된 저자는, 2013년부터 학교 안팎에서 ‘아들 심리학 교실’, ‘어머니 인문학 교실’을 열며 아들을 둔 어머니들과 이야기 마당을 꾸려 왔다.

 한국의 어머니들은 열성도, 열정도 넘치는데 왜 교육을 망치는 주범으로, ‘맘충’ 취급을 받아야 할까. 이 책은 이런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어머니들이 머리를 맞대면 좀 더 건강한 방식으로 에너지를 발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현실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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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의 사연들 - 내가 모르는 단어는 내가 모르는 세계다
백우진 지음 / 웨일북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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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여러 개의 삶을 살 수 있다면, 하나의 생은 아름다운 말을 엮는 시인이나 소설가로 살고 싶다. 문학은 쉽게 밥이 되진 않지만 영혼의 근원을 탐구하는 사람에게는 종교나 예술을 대신할 게 있을까 싶다. 이 생은 현실에 허덕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교사가 되어 행복하게 살아보았으니 불만은 없다만 그래도 저 깊은 심연에, 내 안에, 근원을 알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는 듯하고, 그것을 끝끝내 만나거나 드러내지 못하고 이 생을 마칠 것이라는 아쉬움 또한 버릴 수 없다고 고백하는 바이다.

 

만일 여러 개의 삶을 살 수 있다면, 아니 적어도 좀 더 건강하거나 시간이 많거나 열심히 살 수 있다면 우리 말 공부, 말의 근원에 대한 공부, 아름다운 글을 필사하며 필력을 키우는 공부, 어려서부터 일찌감치 시작한 이방의 언어로 그 나라의 가장 아름다운 문학작품 읽기, 이런 공부를 해보고 싶다. 그런 공부를 하는 목적이 아름다운 글을 쓰기 위해서라면 최고로 좋고, 아니면 말의 아름다움을 연구하는 연구자로 살아도 좋을 것이다.

 

그나마 나는 한국어와 한국문학을 소년들에게 가르치는 교사로 살면서 언어로 삶을 유지한다. 이것은 참 고마운 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로 목숨을 부지하고 삶의 품위를 유지한다는 것. 삶과 정신이 따로 놀지 않는 것은 축복이다. 다만 열너댓 살 먹은, 글보다는 축구공을 더 사랑하는 소년들에게 아름다운 말과 그 말들의 힘을 가르치는 일은, 쉽지 않다. 쉽지 않고 단순해서, 반복적이어서 좋은 점도 물론 있다. 쉬운 시를 통해서도 시의 아름다움을 가르치고, 심오하지 않은 글들로도 좋은 말을 만드는 법을 가르쳐 줄 수 있다는 건, 그 나름대로 매력이 있다. 무릎을 꿇고 꼬마들이랑 땅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노는 한낮의 놀이터 풍경처럼 단순한 기쁨이 있다. 그 기쁨을 30년 간 충분히 누리고 살아왔다. 다만,

 

이 책처럼, 세상에 재미난, 아름다운 많은 말들이 있()음을 새삼 깨닫게 하는 책이나 시나 글을 만나면 그런 아쉬움을 느낀다. 이제 나의 소년들은 이런 말들을 만날 일이 없을 텐데... 이들은 이런 말들을 모르고도 잘 살 것이며, 그리하여 결국 이런 말들은 영영 사라지고 말 것인데... 하는 아쉬움. 왜 그런 말들을 가르치지 않느냐고? <유리알 유희>도 아니고, 쓰임이 없이 아름답기만 한 말들은 가르칠 이유가 없다. 나의 개인적 철학으로도 삶에 기여하지 않고 단지 아름답기만 한 무용한 아름다움의 허무함을 사랑하지 않는다.

 

허무하기도 하지만 아쉽기도 한 이런저런 생각으로 한 권을 관통하고 난 후, 현실주의자인 나는 이 재미난 책 <단어의 사연들>에서 잘 살려 중학생들에게 가르쳐 보고 싶은 것들만 한 번 추려보았다. 그래, 나는 저 말들을 공부해 아름다운 시를 쓰는 삶보다 어린 소년들과 재미나게 우리말을 살려 쓰는 공부를 해 보련다. 우주 너머 5차원을 통과하며 다른 삶은 그 때 살아보기로 하고.

 

어미나 접미사 공부하기 좋은 말

* 깨비(주변적 존재들)로 끝나는 말 도깨비 허깨비 진눈깨비 방아깨비

* 라기 지푸라기 보푸라기 실오라기

* ~미다 여미다 스미다 저미다 꾸미다

* 서슬 사슬 벼슬 이슬 구슬 윤슬(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물비늘)

* ‘로 끝나는 단어 거울 겨울 망울 멍울 방울 시울 저울 개울 여울 너울 허울 기울 터울

* 스름(조금이라는 뜻) -거무스름 가느스름 구부스름 기우스름 꼬부스름 납작스름 발그스름 파르스름

어스름 조금 어둑한 상태나 때

으스름 - 침침하고 흐릿한 상태

다스름 국악기 연주하기 전에 짧게 연주하는 것

* 가리 = 대가리 쪼가리 노가리 멋대가리 낟가리 볏가리 왜가리 쏘가리

 

우리말의 풍부함(형용사적 표현의 다양성) 공부하기 좋은 말

* 배고픈 정도 (입이) 궁금하다 - 구준하다 출출하다 시장하다 배고프다 허기지다

* 의태어 - 꺼덕 덥석, 갸우뚱 기웃기웃 방긋 촐랑촐랑 들썩 헐레벌떡 엎치락뒤치락 붉으락푸르락 알록달록 울긋불긋 반짝반짝

* 준첩어(첩어에서 한 글자가 바뀐 단어)-가시버시 갈팡징팡 곰비입비 그나저나 그럭저럭

눈치코치 뒤죽박죽 들락날락 들쭉날쭉 아기자기 아등바등 아롱다롱 알쏭달쏭 아옹다옹 안달복달 알콩달콩 애면글면 어리바리 얼기설기 이나저나 이도저도 이런저런 흥청망청 곤드레만드레 미주알고주알 어중이떠중이 흥이야항이야 휘뚜루마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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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말 그릇 : 비울수록 사람을 더 채우는 - 비울수록 사람을 더 채우는
김윤나 지음 / 카시오페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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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에게 상담 연수용으로 활용하려 한다. 특히 직장을 다니는 사람, 어느 정도 지위에 올라 후배와 많은 대화를 나누어야 하는 이들에게 매우 유용한 책이다.

 

일단, 말하는 자세에 대한 이런 잠언.

말그릇이 작은 사람들은 조급하고 틈이 없어서 다른 사람들의 말을 차분하게 듣지를 못한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로 말 그릇을 꽉 채운다.

 

사람의 마음은 나의 안쪽 어딘가에서 떠돌고 있는 말을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사람을 만났을 때 열리게 된다.

 

저 나이 먹도록 말을 왜 저렇게밖에 못할까 싶은 사람들을 잘 살펴보면 아직도 내면아이를 떨쳐버리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리고 말을 듣거나 하는 기술에 대한 것.

아이가 엄마 미워, 다 엄마 때문이야,’라고 말할 때 - “네가 잘못해 놓고 왜 이래?”라고 하지 않고 우리 00이 속상하지... 너는 지금 속상한 거야. 속상하면 속상하다고 말해. 엄마가 토닥토닥하게라고 말하기

 

사람들은 흔히 상대방의 문제를 고쳐주고 싶은 욕구를 갖는다. 하지만 지적을 받은 이는 오히려 변하지 않으려 애쓴다. 이렇게 조언하는 이보다 심정을 알아주는 사람과, 같이 있으면 내가 괜찮은 사람처럼 느껴지는 사람과 대화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안전한 사람에게만 속마음을 내보인다.

 

공감으로 들어줄 때는 상대를 돕기 위해 문제해결 방안이나 부탁을 들어주는 쪽으로 관심을 돌리기 전에 상대방이 충분히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중요하다. 문제해결을 서두르지 말라.

 

감정은 휘몰아치다가도 누군가 그 이름을 불러주면 재빨리 짐을 정리하고 떠난다.

당황스러웠지. 정말 놀랐겠다.” “속상했지. 많이 힘들었겠네.”

 

말그릇이 넉넉한 사람은 사람들마다의 사정과 각각의 공식이 무엇인지 알아보려고 노력하고 내 생각과 다른 생각을 들을 때도 쉽게 대화를 포기하지 않고 상대의 공식을 먼저 찾으려고 노력한단다. 특히나 부모, 교사, 어른, 선배일수록 이런 태도가 필요하다. 원래 윗사람은 그릇이 넉넉해야 하는 법이다. (질문하고 인정한다)

   

 

사람들은 그것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자신이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는 것을, 나도 꽤 멋진 사람이라는 것을... 상대방과 대화하는 중에 이런 마음들을 스스로 발견하게 된다면 그보다 더 기쁜 선물은 없을 것. 질문은 그런 역할을 자연스럽게 해낸다.

 

지난 번 준비하고 있다는 일은 잘되고 있어?”
요즘 제일 살맛나는 일은 뭐야?”

당신은 언제 자신이 근사해 보여?”

당신 아이들 키우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야?”

너 이번에 시험 목표 달성하면 기분이 어떨 것 같아?”

혼자 힘으로 해내면 주변에서 무슨 말을 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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