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범의 하루 공부법 - 평범한 학생들은 모르는 시간과 공부 관리의 비밀 박철범 공부법 1
박철범 지음 / 다산에듀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부모로서 나는 그다지 공부 잘하는 자녀들을 두지 않았다. 별로 걱정은 되지 않는다. 초기부터 잡아주지 않아서 어쩌려고 그러냐는 걱정들도 듣지만 지금 옆에서 같이 공부해 주는 정도로도 언젠가 자기 자리를 잡아갈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선생으로서 나는 아이들의 성적을 단기간에 올려주는 그런 교사는 되지 못한다. 아이들이 행복하게 서로 잘 어우러지면서 학교 생활을  하는 것, 바르고 따뜻한 아이가 되는 것, 사춘기를 충분히 누리고 자기 자신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올해는 공부법도 함께 점검해 주는 담임교사가 되고 싶었다. 인성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학력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가끔 그렇게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속상했다. 교육이 단기간 내 무엇을 이루는 것이 결코 아님을 믿는 나는 1년 내 성적이 오르지 않아도 내 품에서 떠난 후 더욱 단단해지고 성적도 오르는 아이들을 많이 알고 있다.) 보여주고 싶었다.  

공부법을 쓴 책을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 책 안에 보니 공부하다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땐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공부했다는 수기를 읽으라는 말이 나온다. 물론 자신이 그런 책을 낸 저자이니 그렇게 썼을 수도 있지만, 수기가 갖는 힘 - 이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도 있구나, 나도 열심히 해보자, 하는 마음잡기의 동력이 되는- 을 나도 잘 알기에 공감이 되기도 했다. 공부법 책을 읽는다고 다 공부를 잘 하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에 불씨는 지필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이 책은 꽤나 유용한 전략들을 많이 보여주기까지 한다. 나는 학급 아이들에게 정리해서 보여주려고 형광펜으로 그으면서 읽었다.(우리 집 고3 아들은 아마 바빠서 읽을 수 없을 것이고 중2 딸은 침대머리에 놓아두었지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읽다 보니 저자가 제대로 공부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업에 집중하고 교사에게 몰입해야 성적이 잘 나오는 것은 학생이었을 때의 내 모습에 비추어 보아도, 교사가 된 후 아이들을 지켜보았을 때에도 99% 맞는 말이다. 간혹 성적이 좋은 아이들 중에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아이들이 있다. 내 과목 국어는 어지간히 공부해도 좋은 점수가 나오거나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만점이 잘 나오지 않는 과목이다 보니 다른 분야 쪽으로 공부하는 녀석들(특히 중3 중 외고나 과고를 준비한다는 아이들) 중에 내 시간에 자거나 다른 공부를 하려 드는 아이들이 있다. 그런 아이들 대부분은 외고나 과고에 떨어진다. 물론 상위권이 맞지만 최상위권이 되지는 못한다.  

자기 방 정리에 대한 것이나 수험생일수록 간단한 운동을 하라는 조언, 잠을 충분히 자라는 말도 공감이 된다. 뒤에 나오는 언어영역 100% 공략법 같은 것은 논리적으로 설득이 될 만큼 유용하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친구를 라이벌로 여기지 말고 함께 가는 동지로 보라는 관점이다. 강퍅한 마음가짐은 스스로를 피곤하게도 하지만 저자가 말한 대로 같은 학교의 친구는 사실상 라이벌이 아니다. 친구와 독려하며 공부하는 것은 지혜로운 아이들의 전략이기도 하다. 학교에서도 정말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하위권 아이들이 모르는 것을 물어볼 때 시간 없다고 안 가르쳐주거나 잘난 척하면서 친구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짓을 하지 않는다. 어설프게 공부 좀 하는 녀석들이 오히려 공부 잘하는 척을 해서 빈축을 사곤 한다. 

고3 아들은 디자인 공부를 준비한다. 나도 역시 고3 때 독서를 끊지 않았었고 지금 고3도 독서를 그만 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에, 아주 재미있는 소설이 아니라면 괜찮은 책들(특히 미술가에 대한 책이나 디자인 관련 책들)을 가볍게 침대머리에 올려놓곤 한다. 이 책을 한권 통째로 읽을 시간은 없을 테니 형광펜 표시한 곳만 읽으라고 갖다 놓을 것이다. 저자의 긍정적 에너지가  아들에게  격려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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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라겐 2010-05-04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풀꽃선생님.. 정말 오랫만에 알라딘 서재에 들어왔어요...^^ 조카에게 선물해줘야 겠네요...
올해는 정말 유난히 겨울이 기네요. 봄이 없이 여름이 오는 것 같기도 하고...
건강 조심하시구요.. 늘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