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페이퍼 대량 양산'이라는 막대한 사명감을 갖고(응?) 페이퍼질에 열중하고 있었다. 모아놓은 다음에 하려고 놔둔 설겆이를 아빠가 하시는 소리가 들렸다. 한참동안 물소리가 나더니 아빠가
- 아치야, 너 옷 입고 있냐.
하신다.
- 아빠, 당연히 옷은 입고 있지.
- 아니, 잠옷말고.
부엌으로 나가 장갑을 끼고선 음식쓰레기통을 들려고 폼을 잡자, 아빠는 잠옷 입고 나가면 불법이라며 옷 갈아입으라고 말씀하셨다. 빨간색 돼지 잠옷이 외설스러운 것도 아니고, 이렇게 비바람 몰아치는데 누가 보는 것도 아니지 않냐 싶어 그냥 나가려고 했는데 아빠는 금세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하셔선 당신이 입고 있는 민소매 차림으로 나가도 법에 걸린다고 단언했다.
천성이 게으른 아치라 그냥 나갔다왔지만 이거, 법에 걸리는게 맞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