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모임 잠시 나왔다가 어느 결에 북한산 언저리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모임 마치고 ㅂㄷ에 들러 책구경이나 여유있게 해야지 했는데 이런 문자가 들어왔다. ˝땡땡아 나 오늘 `글쓰기의 최전선` 북토크 가는데, 책이 넘 좋아. 너도 오면 좋겠는데...˝

시간 여유 있어 ㅂㄷ에 서서 책을 조금 읽다가 부잣집 곳간에 숟가락 하나 찌르는 심정으로 슬그머니 평대에 책을 두고 왔다. 앞부분 조금 읽었는데 공감 되는 바가 크다. 저자가 낯설지 않은 느낌인데 옛날 옛적에 강의를 한 번쯤 들은 듯도 싶고. 그리하여 어쨌든
나는 친구네 동네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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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내린 비가 여름의 마지막 열기를 거둬 갔다. 밤바람이 제법 서늘하더니, 아침 공기도 맑고 가벼워 졌다.   엊그제 산책한 반대방향으로 같은 길을 조금 돌고 들어왔다. 매미 소리는 오간데 없고, 풀벌레들 소리만 드높아 하루 이틀 사이 계절의 변화를 절감한다. 풀벌레 소리는 족히 서너종은 됨직한데 찾아지질 않으니 궁금한 마음만 안고 나무들에 눈길을 준다.

 

유난히 씨앗이 주렁주렁 달린 복자기 나무가 눈에 띈다. 양평 사나사 계곡에서 처음 보고 반해서 팬이 되었는데, 도심에도 많아 더 애정이 가는 나무이다. 단풍나무과의 나무들은 날개가 달린 씨앗이 특징이다. 그 중에서도 유난히 크고 가는 솜털이 촘촘한 복자기나무 씨앗은 동물적인 느낌을 준다. 단풍이 들면 죽이게 이쁜 빨강이 된다.

 

오늘은 문득 이름의 뜻을 찾아 봐야겠다 하고 집에 들어와 책들을 뒤적이는데 그 어떤 책에도 복자기 나무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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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5-08-26 11:05   좋아요 0 | URL
이것이 복자기 나무로군요?
씨앗의 형태를 보니 아이들 그림책에선가? 많이 본 것같은데 맞는겐지 헷갈리네요
`우리 나무 백 가지`책의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듭니다^^
쑥님이 올려주시는 꽃이나 나무 사진은 항상 설레네요^^

붉은돼지 2015-08-26 11:56   좋아요 0 | URL
저는 뭐....복사기 나무라고 하시는 줄 알았어요 ㅎㅎㅎㅎㅎㅎ
순간적으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참....별 나무도 다있네....˝ ㅎㅎㅎㅎ
 
서울 사는 나무
장세이 글.사진 / 목수책방 / 2015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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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신간 코너에서 이 책을 봤을 때, 단 번에 '제목 참 잘 지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 사는 나무'라..제목에서 부터 작가의 마인드가 느껴진다. 나무는 나무, 나는 나가 아닌 내 친구 나무 같은 느낌. 표지가 감각적인 것처럼, 글솜씨도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모두 감각적이다. 자칫 따분할 수 있는 숲해설서 같은 나무이야기가 아니라 동네 친구랑 마실 나가서 수다처럼 고시랑고시랑 얘기를 듣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

 

언젠가 '내가 책을 쓴다면?' 어떤 책을 쓸 수 있을까 생각해본 적이 있다. 어떤 강의를 듣는 와중에 숙제로 주어진 질문이었는데, 그 때만 해도 쓰기로서의 책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숙제니까 하고 열심히 궁리를 해 보던 중에, 이런 제목이 떠올랐었다. '서울의 가로수' 그래, 서울의 가로수에 대해서 책을 쓴다면 기쁘게 즐겁게 쓸 수 있을 것 같아. 딱 거기까지만 생각하고 그만 둔지 오래인데, 왠지 이렇게 신속하게 쓴 것 같은 잘 빠진 책의 첫 장에서  '길가 사는 나무'라는 문맥을 보니 반갑고 즐거웠다. 가로수 라는 판에 박힌 단어 대신, 길가 사는 나무라니..신선했다. 이렇게 이 책은 '길가 사는 나무','궁궐 사는 나무','공원 사는 나무' 세 장에 모두 28종의 나무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새로 지은 국립현대미술관 앞의 '비술나무', 여의도 공원의 '피나무'는 내가 특히 관심있게 들여다 보았는데, '오래 된 비술나무의 둥치엔 막걸리는 부어 놓은 듯 선명한 흰 띠가 있다' 라니 재밌고 눈으로 확인하고픈 궁금증이 일었다. 국립 현대 미술관을 찾지 않더라도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도 눈에 바로 띄는 비술나무를 좀 더 눈여겨 봐야겠다.

 

피나무는 몇 년 전 살 던 집 테라스 앞에 떡 하니 자라고 있던 나무이다. 열매 위에 날개가 달린 독특한 모습 때문에 도감을 뒤지고 또 뒤졌건만 정명을 결국 찾아 내지 못하고 감만 잡고 있던 나무인데 왜 정명을 찾기가 어려웠는지 이 책에 답이 있었다. '피나무과의 피나무, 찰피나무, 염주나무, 보리자나무는 구분이 잘 안되는데, 붕어빵처럼 닮아도 너무 닮았다.' 전문가들도 구별이 힘든 피나무 형제들을 보고 또 보고 사진만으로 구분을 하려고 했으니 찾아질리가 없었던 것. 봄에 새잎이 유난히 눈부시고, 열매의 모양 또한 특색이 있어 한 번 보면 잊기 어려운 피나무. 사진을 부분 부분 잘 찎어 놓아서 더욱 잘 구분이 되었다.

 

간단한 서울 여행기라고도 할 만하고, 심플한 도감이라고 할 만한 <서울 사는 나무>가 아침 기분을 상쾌하게 해주었다. 이제 여름 열기가 빠져 나간 자리에 바람이 불고, 나무들이 예쁜 옷을 갈아 입을 차례가 되었다. 나무 책들에 더 자주 손길이 가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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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5-08-26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길가 사는 나무. 좋네요.
담아가요 쑥님^^ 고니도 지나가나봐요. 비 그치고 차분한 거리입니다. 좋은하루 보내세요
 

전화해 두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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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모든 것이 그리움이 되는 아침이다.

아이를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에 아주 잠깐 걸어 보는데 매미와 풀벌레가 이중창을 한다.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경계, 한 발은 여기 한 발은 저기 걸친 느낌이다. 몸은 여기에 마음은 저기에. . .풀들에 꽃들에 마음 주고 눈길 주다보니 괜히 서러워 넋놓고 발걸음을 옮긴다. 9층까지 걸어 올라왔다. 시간이 더디다. 이즈음의 시간이 특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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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5-08-24 20:26   좋아요 0 | URL
보이는 모든 것이 그리움이 되는 아침을 공감하게 되는군요. 그리그의 아침을 문득 떠올렸어요. ^^
아침 시간이 더디다고 느낀 만큼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도 오래 가지 않을까요. 음악의 여운처럼 시나브로 사그라질 테지요.

2015-08-25 15:4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