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내린 비가 여름의 마지막 열기를 거둬 갔다. 밤바람이 제법 서늘하더니, 아침 공기도 맑고 가벼워 졌다. 엊그제 산책한 반대방향으로 같은 길을 조금 돌고 들어왔다. 매미 소리는 오간데 없고, 풀벌레들 소리만 드높아 하루 이틀 사이 계절의 변화를 절감한다. 풀벌레 소리는 족히 서너종은 됨직한데 찾아지질 않으니 궁금한 마음만 안고 나무들에 눈길을 준다.
유난히 씨앗이 주렁주렁 달린 복자기 나무가 눈에 띈다. 양평 사나사 계곡에서 처음 보고 반해서 팬이 되었는데, 도심에도 많아 더 애정이 가는 나무이다. 단풍나무과의 나무들은 날개가 달린 씨앗이 특징이다. 그 중에서도 유난히 크고 가는 솜털이 촘촘한 복자기나무 씨앗은 동물적인 느낌을 준다. 단풍이 들면 죽이게 이쁜 빨강이 된다.
오늘은 문득 이름의 뜻을 찾아 봐야겠다 하고 집에 들어와 책들을 뒤적이는데 그 어떤 책에도 복자기 나무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 실망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