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을 타고 간 토끼 꼬마야 꼬마야 7
크리스틴 루미스 지음, 오라 에이탄, 김기택 옮김 / 마루벌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분위기가 독특한 책이다. '로켓을 타고 간 토끼'라는 발상 자체는 계수나무 떡 방아를 찧는 토끼를 연상케하지만 글의 내용은 그다지 낭만적인 스타일은 아니다.

판화나 뿌리기 찢어붙이기,오려 붙이기를 하면서 여러가지 꼴라쥬 재료들은 사용했다. 가만히 보면 은박지나 셀로판지 같은 것으로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우주의 이미지를 표현했다. 그리고 장면들이 연속성을 가지면서도 독립적인 하나의 공간으로도 보이는데, 마친 연극 무대위 같기도 하고 티비 화면이 보이는 스튜디오 같아 보이기도 한다. 그림자와 음영기법을 사용해서 입체감이 돋보이는 것도 상상력을 부추기는 요소이다. 어두운 색감과 음영을 이용한 입체적인 공간감은  꿈인듯 생시인듯 신비감을 느끼게한다.

사실 이 정도 책을 읽는 유아들이라면 우주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상상력을 발휘하기 좀 이른 나이가 아닐까한다.  밤 하늘의 별을 본다고 해도 그 정도의 현상 만으로 상상력이나 인식을 확장할 인지적인 능력이 될까.. 하지만 이 책을 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아이는 무릎위에 펼치진 어둠의 세계 저 멀리를 보았기 때문에 상상력을 발휘하기가 쉬워 질 것이다. 일단 이 책은 우주에 대해 이야기했으므로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둡다. 검정색을 많이 썼는데, 이런 색감은 오히려 아이를 집중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느꼈다. 2세 유아가 혼자서 책장을 넘기며 이 책을 다 본다. 엄마가 읽어준 것도 아니고 그냥 장난감으로 책을 가지고 논 것이겠지만 이 책의 그림은 아이를 집중하게 하는 무엇이 있다. 만 2세만 넘어도 엄마가 들려주는 가락에 맞추어 토끼들의 우주여행에 동참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람은 늘 여행을 꿈꾼다. 그것은 자유라는 단어와 맞바꿀 수 있을 것이다. 난 아냐라고 느끼는 어른도, 유아기에도, 그런 본능은 늘 잠재해 있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는 아이의 정서를 끄집어 내서 혼자서 꿈꾸기 힘든  우주라는 큰 공간 속을 여행시켜주고, 자유 뒤에 따라다니는 불안 본능을 해소해주기 위해 작가는 친절하게도  '집은 편안하고 너는 언제나 돌아 올 수 있어'라는 안도감까지 준다. 아이는 끊임없이 일탈의 과정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 아닐까. 아이에게 모험 정신이 없다면 우리는 무엇으로도 희망을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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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작가들의 문학 이야기 - 마음이 쑥쑥 자라는 예술 꾸러미 03 마음이 쑥쑥 자라는 세상 모든 시리즈 3
김선희 지음, 김진홍 그림 / 꿈소담이 / 200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몇 번을 시룬 끝에 결국 읽긴 읽었다. 괜히 이런 류의 기획책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그렇게 손이 안가게 했던 것 같다.  역시 내가 항상 고민하는 개인의 선호도차 때문에 이런 책은 선뜻 권해주기 망설여진다. 나 같이 어줍짢게 현학적 취미를 가진 사람, 마치 자기가 모르는 게 있으면 안되는 것인냥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자기애환자^^하하 들에겐 이런 책이 몹시 도움이 되고 읽는 내내 기쁠 것이다.

왜냐면 정말 문학에 대한 온갖 상식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작 텍스트를 읽지 않고도 어디 가서 한 자리 껴서 아는 척 하기 좋은 책이다. 이런 부분은 이 책이 가진 폐해라고 할 수 있을 것이고, 좋은 점은 문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키는 것이다. 하나의 책에 관한 역사적인 의의와 작가의 생애, 작품이 만들어진 뒷 이야기 등이 내 취미엔 딱 맞았다. 특히  아주 간략하게 쉽게 쓰여 있어서 머리 아플 일이 없다.

내가 이 책을 읽은 가장 궁극적인 이유는 큰 아이에게 읽혀도 될까해서 였는데, 아이들에겐 어른들 보다 장단점이 확실하게 부각되는 것 같다. 이 책은 원래 아동도서로 기획되어서 인지 한국 고전에 대한 부분이 너무 할애가 안 된 것 같다. 아이들이 청소년 시기에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책만 소개하려고 한 것 같은데, 흥미 유발의 차원에서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았어도 될 것 같다. 아이들에게 있어 이 책의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예를 들어 삼국지 연의나 데카메론등은 이야기의 줄거리가 확실하게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정말 소개 정도로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데 대개의 작품들은 줄거리 소개가 나오므로 먁간 망설여진다. 결말을 알고 읽는 작품은 역시 재미가 반감 될 것이다.

약간 고민이 되지만 아이에게 읽히려고 맘은 굳혔다. 어차피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책들을 청소년 시기에 다 읽고 지나가지도 못할 터인데 지레 걱정하고 안 읽히는 것 보다, 이런 책을 읽고 한 두권이라도 땡김이 있어 스스로 책을 골라 읽는다면 하는 바람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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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4-10-27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다 읽을 수는 없지요.
책이란게 읽으면 읽을수록 왜 이리도
좋은 책도 많고, 읽고 싶은 책도 많은지...

반만 건져도 성공이지요.
 
나른한 오후 샘터만화세상 4
마정원 지음 / 샘터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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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른한 오전을 보내고 나른한 오후를 읽었다. 이 책은 사실 '읽었다'라는 표현보다 '보았다'라는 표현이 더 맞다. 난 보여지는 것에  참 약하다. 그런데 시각적인 것에 심한 삘을 받는 사람이 시각적인 매체를 멀리 하고 살았다. 그 이유는 만화 보는 것은 나쁜 짓이란 죄의식을 어린 시절 엄마께옵서 심어 주셨는데, 아직까지 그걸 못 떨친 걸 보면 아직 나는 마마걸 수준이다.

그나마 이희재의 만화는 죄의식 없이 볼 수 있었는데.,오늘 본 나른한 오후는 또 다른 면에서 죄의식을 심어준다. 자신이 겪어 보지 못한 현실을 가장 강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 시각매체인 것 같다. 그래서 다큐멘터리 영화나 다큐 사진 한 장이 백 마디 말보나 나을 때가 있다. 강렬하게 대퇴부를 치는 그 뭔가를 전달함에 있어서..나 역시 약간의 스포일러를 당한 상태로^^ 이미 이미지를 봐 버린 상태라 사실 강렬한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의 전달력과 방법은 수준을 갖추었다는 생각이다.화면의 구성력이나 이야기의 짜임새는 단편 영화 한 편을 보는 듯 똑 떨어지는 맛이 있었다.

두 번째, 세번째 이야기는 어디서 본 듯한 읽은 듯한 이야기여서 신선함이 없었는데, 리뷰를 읽어서 그런지 정말 어디선가 그런 내용을 읽거나 본 것인지 헷갈린다. 내가 다른 의미의 죄의식을 느꼈다는 것은 같은 세상을 사는 사람들 사이의 벽을 다시 한 번 확인했기 때문이다. 알고도 모른 척 모르고도 아는 척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 사이에 나도 그 사이에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나 할까.. 그래서 쓸쓸한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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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4-10-20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만화를 보던 날, 저두 쓸쓸한 오후 였어요...............

2004-10-28 1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우리나라 나무 이야기
박영하 지음, 제갈영 사진 / 이비락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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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나무 이야기, 참 편안한 제목이다. 그래서 그런지 참 편안하게 읽히는 책이다. 식물도감이라고 하기에도 그렇고 연구서라고 하기에도 그렇고 그냥 나무 이야기책이다. 우리나라 산야에서 볼 수 있는 나무들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알려준다.

어떤 규칙이나 순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저자가 분류해놓은 정자나무이야기, 학교 운동장에 있는 나무, 카페에 어울리는 나무 랄지 등등으로 편안하게 갈래지어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사진이나 설명글도 따로 기준은 없는 듯이 보인다. 어떤 사진은 크게 나뭇잎도 자세히 어떤 사진은 작게..자유롭다. 천연기념물이 있는 장소를 명시해 준 것, 파종시기나 방법등을 이야기 한 것, 때에 따라 전설이나 유래를 이야기한 것, 등등 잡다한 정보가 많은 것도 읽을 거리였다.

개인적으론 부분 사진이 좀 더 명확했으면 하는 바램은 있었지만, 이파리가 좀 더 크게 나오거나 비교를 해서 보여준다거나, 그런 것은 도감에서 기대할 일인지라 그닥 마음에 두진 않았다. 다른 책에 비해서 나무의 종류가 많은 것이 좋았고, 어려운 전문용어를 덜 쓰고 또 사용했다 할지라도 밑에 각주를 달아놓아서 아주 도움이 되었다.

가격이 2만원이면 도감에 비해 비싸지 않고, 나무의 종류는 도감 보다 많으니 굳이 학습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소장해서 두고두고 들춰보기에도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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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4-10-21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나님~ 님에게 간절히 배우고 싶은 식물과 나무에 대한 시선...

미누리 2004-10-22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미산계곡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나라 민물고기의 이름과 생김을 겨우 꿰어 맞추었는 데 이젠 나무이름과 나무생김을 학습해야 할까 봅니다.
흔한 풀하나 나무하나 물고기 이름하나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살았으니 그동안의 세월이 참 무색합니다. -__-

반딧불,, 2004-10-22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봐야겠습니다..
이런 뉴 책은 너무나 행복하게 해주잖아요^^

2004-10-23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고 조심스레 생각합니다. 전 잣방울도 올 해 처음 보았는걸요..^^ 반디님 행복과 함께 헷갈림을 준답니다..비슷한 나뭇잎이 너무 많아스리..^^

. 2004-11-15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소장가치가 있단 말씀이죠..50%에 사야겠당...*^^*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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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을 보면 질투가 난다. '바람의 딸 지구 세 바퀴 반'을 읽을 때도 그랬고  '중국견문록'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 였다. 내 평생 소원은 '길따라 맛따라'의 저자가 되는 것^^, 아는 이 없는 외국 도시의 학교 기숙사에 들어가서 공부만! 해보는 것이므로..^^암튼 그래서 주체할 길 없는 부러움과 질시로 이 책을 애써 멀리해왔다.

그러다가 최근 배우기 시작한 중국어 공부에 삘~을 받아 듬성듬성 여기저기 기웃기웃의 방법으로 울화를 참으면서 겨우 읽은 책이 '중국견문록'이다. 그런 연유로 읽는 내내 트집 잡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음이 물론이다. 표지에 나온 저자의 자신만만한 웃음도 보기 싫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고백해야 하는 진실이 있다. 그것은 이 책의 건강함에 내가 무릎 꿇고 말았음이다. 해질녘이 되어야 겨우 정신이 드는 몽롱한 정신 상태로 사는 나 같은 사람에겐 한비야의 '중국견문록'은  신선한 자극제가 되었다. 특히 중국어를 처음 공부하는 초보자의 입장에서 외국어 공부법에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내 딴에 열심히 한다고 하는 것이 정말 아무 것도 아니었다는 자각,  중국의 문화와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 이상의 관심이 생겼다는 것도 수확이다.

머리 속에서 나온 개념의 글이 아니라 생활에서 나온 생생함이 이 책의 톡톡 튀는 매력이다.  견문록이라는 조금은 경직된 제목 때문에, 조금 더 깊이 있는 어떤 것을 기대하고 이 책을 읽는 다면 실망할 것이다. 이 책은 중국유학일기 정도이다. 공부를 주 목적으로 했던 만큼 그 범위 안에서 만난 사람들과 간간히 한 짧은 여행의 기록이다. 그 만큼의 기대치를 갖고 본다면 재미 플러스 감동까지 가져 갈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용 도서로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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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4-10-20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 처음 쓴 리뷰가 이 책이었어요.
어찌나 자극이 되던지 뭘 쓰지 않으면 안되겠더라구요.
아...다시 읽어야겠어요. 요즘 자극이 필요해서요...

2004-10-20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랬군요..저도 읽으러 갑니다~~=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