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오후 샘터만화세상 4
마정원 지음 / 샘터사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나른한 오전을 보내고 나른한 오후를 읽었다. 이 책은 사실 '읽었다'라는 표현보다 '보았다'라는 표현이 더 맞다. 난 보여지는 것에  참 약하다. 그런데 시각적인 것에 심한 삘을 받는 사람이 시각적인 매체를 멀리 하고 살았다. 그 이유는 만화 보는 것은 나쁜 짓이란 죄의식을 어린 시절 엄마께옵서 심어 주셨는데, 아직까지 그걸 못 떨친 걸 보면 아직 나는 마마걸 수준이다.

그나마 이희재의 만화는 죄의식 없이 볼 수 있었는데.,오늘 본 나른한 오후는 또 다른 면에서 죄의식을 심어준다. 자신이 겪어 보지 못한 현실을 가장 강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 시각매체인 것 같다. 그래서 다큐멘터리 영화나 다큐 사진 한 장이 백 마디 말보나 나을 때가 있다. 강렬하게 대퇴부를 치는 그 뭔가를 전달함에 있어서..나 역시 약간의 스포일러를 당한 상태로^^ 이미 이미지를 봐 버린 상태라 사실 강렬한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의 전달력과 방법은 수준을 갖추었다는 생각이다.화면의 구성력이나 이야기의 짜임새는 단편 영화 한 편을 보는 듯 똑 떨어지는 맛이 있었다.

두 번째, 세번째 이야기는 어디서 본 듯한 읽은 듯한 이야기여서 신선함이 없었는데, 리뷰를 읽어서 그런지 정말 어디선가 그런 내용을 읽거나 본 것인지 헷갈린다. 내가 다른 의미의 죄의식을 느꼈다는 것은 같은 세상을 사는 사람들 사이의 벽을 다시 한 번 확인했기 때문이다. 알고도 모른 척 모르고도 아는 척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 사이에 나도 그 사이에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나 할까.. 그래서 쓸쓸한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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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4-10-20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만화를 보던 날, 저두 쓸쓸한 오후 였어요...............

2004-10-28 1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