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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의 중국견문록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1년 8월
평점 :
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을 보면 질투가 난다. '바람의 딸 지구 세 바퀴 반'을 읽을 때도 그랬고 '중국견문록'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 였다. 내 평생 소원은 '길따라 맛따라'의 저자가 되는 것^^, 아는 이 없는 외국 도시의 학교 기숙사에 들어가서 공부만! 해보는 것이므로..^^암튼 그래서 주체할 길 없는 부러움과 질시로 이 책을 애써 멀리해왔다.
그러다가 최근 배우기 시작한 중국어 공부에 삘~을 받아 듬성듬성 여기저기 기웃기웃의 방법으로 울화를 참으면서 겨우 읽은 책이 '중국견문록'이다. 그런 연유로 읽는 내내 트집 잡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음이 물론이다. 표지에 나온 저자의 자신만만한 웃음도 보기 싫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고백해야 하는 진실이 있다. 그것은 이 책의 건강함에 내가 무릎 꿇고 말았음이다. 해질녘이 되어야 겨우 정신이 드는 몽롱한 정신 상태로 사는 나 같은 사람에겐 한비야의 '중국견문록'은 신선한 자극제가 되었다. 특히 중국어를 처음 공부하는 초보자의 입장에서 외국어 공부법에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내 딴에 열심히 한다고 하는 것이 정말 아무 것도 아니었다는 자각, 중국의 문화와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 이상의 관심이 생겼다는 것도 수확이다.
머리 속에서 나온 개념의 글이 아니라 생활에서 나온 생생함이 이 책의 톡톡 튀는 매력이다. 견문록이라는 조금은 경직된 제목 때문에, 조금 더 깊이 있는 어떤 것을 기대하고 이 책을 읽는 다면 실망할 것이다. 이 책은 중국유학일기 정도이다. 공부를 주 목적으로 했던 만큼 그 범위 안에서 만난 사람들과 간간히 한 짧은 여행의 기록이다. 그 만큼의 기대치를 갖고 본다면 재미 플러스 감동까지 가져 갈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용 도서로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