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참모습

창가의 토토 - 개정판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4년 1월

교육이라는 것이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이렇게 달라질수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란다. 아이들을 가장 먼저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 입장에서 천천히 귀기울여 줘야 한다는 것이다. 4시간 동안이나 토토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신 교장선생님. 그 만남부터가 나한테도 설레임이였다. 항상 빨리빨리를 입버릇처럼 사용하던 나의 성급한 마음을 고바야시 선생님이 다스려주셨다.

한껏 너그러운 마음으로 우리 아들을 감쌀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것도 내가 느낀 고바야시 선생님의 또다른 가르침이다. 아이들에게 문제를 발견하기 이전에 그 마음을 열어 주어야 한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것이였다. 어느틈엔가 아이들은 자기들 편을 구분짓는다. 그리고선 항상 그마음은 그 편에 쏠리는 것이다. 어쩌면 지극히 평범한 아이를 문제아로 몰아갈수도 아니면 천사같은 아이로 받아들여 질수도 있다는 것이 교육의 힘이었다.

우리 아이들의 이상적인 학교를 만난것도 큰 느낌이였다. 그리고 그 방법에 있어서의 한 교육자의 역할이 이렇게 클수 있었다는 것에 감동을 느낀다. 창가의 토토가 문제의 아이가 아니라 주도적인 아이가 될수 있다는 것은 지극한 사랑이 수반된 교육때문일 것이다.
교육의 현실을 비판하기보다 엄마의 의식도 바뀌어야한다는 것을 실감한다.

정말 다시는 존재하지 않을 학교가 될지언정 아이들의 천국같은 학교의 모델로서 많은 지표가 되었음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읽었고 또한 읽으실 선생님이 많다는 점에 희망을 가지면서 또 그 희망을 연결시킬수 있는 현명한 엄마로서의 역할도 다지리라 생각한다.

거짓말 하기

거짓말쟁이 최효실 ㅣ 채우리 저학년 문고 6
소중애 지음, 김진령 그림 / 채우리 / 2001년 10월

아이들이 어느때부터인가 거짓말을 배우게 되기도 하고 또한 스스럼 없이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이지 아이들의 세계는 거짓말 또한 하나의 커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을 해 왔었다. 최효실이라는 아이가 전학오면서 그아이에 대한 신비로움을 하나하나씩 알게 되면서 실망하게 된다.

효실이를 좋아하는 광혁이는 효실이의 거짓말을 배워가면서 가끔씩 이제껏 없었던 스릴같은 재미도 맛보게 된다. 하지만, 그 결말에 있어 아쉬운 점이 없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어찌보면 이책을 보고 우리 아이도 거짓말이 대수롭지 않다고 여길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거짓말을 너무 많이해서 그 죄책감까지 느끼지 못하는 효실이에 대한 비판이 너무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는 아이들이 비판 해야할 문제라면 할 말 없지만, 아직까지는 책을 흡수하는데 바쁜 아이들에게는 무리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광혁이의 마음끌기 행동은 어찌 저학년 아이답지 않는 점에서 크게 공감이 생기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아이에게 이책을 읽혀야 할지는 조금 생각해 볼문제다.

돼지를 잡는법??

돼지책 (100쇄 기념판) ㅣ 웅진 세계그림책 1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허은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01년 10월

앞표지부터도 심상치 않게 시선을 끕니다. 무표정한 얼굴의 한 여자가 웃고 있는 남자 셋을 업고 있는 그림부터가 반란의 조짐을 예상하게 만들더니...내용은 더욱 심상치 않게 의미심장하게 다가왔습니다. 화면에 가득한 그림 그리고 짧은 글로 큰 내용을 함축시킨 그 표현의 적절함에 찬사를 아니 보낼수 없는 책이였습니다. 돼지...맞다..그래 어쩜 딱맞는 표현이다. 정말 남편과 아이들의 일은 무엇이던 중요한 일이였고, 엄마의 일은 당연한 일이였습니다.

표정의 대비와 엄마의 모습의 비밀스러움..열심히 해도 해도 표시나지 않는 집안 일은 말 그대로 별일 아닌듯이 엄마의 표정조차 그려내지 않고 있었고, 항상 큰소리로 중요한 일만 해대는 것 같은 아빠와 아이들의 너무나도 잘난 얼굴의 표현은 확실하게 그려냈습니다. 엄마의 숨은 얼굴 그에 비한 아빠와 아이들의요구만 하는 큰입...이런 모습에서의 대비는 확실히 가슴 한가운데를 찌르는 것이였습니다. 아빠의 그림자에서 돼지 모습은 그대로 내부속에 잠재된 돼지 형상을 암시해 주기에 충분했고..엄마의 확실한 의사 표출은 '너희들은 돼지야'라는 한문장으로 베이스를 완전히 깔아버립니다.

그리고 떳떳하게 엄마의 모습으로 되돌아온 부인은 이젠 돼지들의 우두머리가 되었습니다. 아니 돼지들을 확실히 사람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행복한 가정이란 이런것이다라는 것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는 생각이 커지는 동화라는 말이 걸맞는 멋진 책이였습니다.

천천히 진가를 발휘하는 책

응가하자, 끙끙 - 0~3세 아기그림책 ㅣ 아기 그림책 나비잠
최민오 지음 / 보림 / 2001년 1월

열두띠 동물 까꿍놀이라는 책과 같이 구입한 책이였는데 까꿍놀이 책에 등장하는 동물들에 밀려 인기없이 한동안 진열만 된 책이였습니다.다른 아기들의 책들과는 달리 산뜻한 이미지와는 달리 조금 우중충한 분위기가 있긴했거든요.

그렇게 방치된것은 한 열흘 언젠가부터 이 책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게 된우리 아기~~
특히 오빠가 읽어 주는 것을 좋아해서 학교 갔다온 오빠에게 꼭 이책을 들이밉니다.
오빠는 왜 하필이면 이책만 꼭 나보고 읽어 달라고 하냐면서도 그래도 읽어 달랄때까지 몇번씩이고 리얼하게 읽어 줍니다. ㅋㅋ 오빠의 끙끙소리가 너무 재미있나봅니다. 오빠없을 때는 혼자서도 잘 뒤적뒤적 얄궂은 표정을 지으면서 아기가 끙가를 못한 대목에서는 끙가통을 가르키며 뭐라고 중얼중얼..아마도 가장 기억에 스치는 부분이였나..싶을 정도로 집착을 하는 페이지 입니다.

아기책을 사고 보여주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책의 진가는 금방 발휘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천천히 그리고 아주 오래동안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아기들의 최상의 장난감은 책 이상가는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응가를 가리는 그날까지 책을 보면서 열심히 즐겁게 우리아기 응가가리기를 기대해봅니다.

이대장..고놈 참~~

만만치 않은 놈, 이대장
김순이 지음, 김병하 그림 / 도깨비 / 2001년 9월

이대장..고놈 참..이란 말이 절로 나온다. 이혼해서 할머니와 아빠하고 살면서 씩씩하게 살아가는 이대장의 헤프닝에 절로 웃음이 나온다. 특히 할머니와 말싸움할때는 나와 아들의 가끔씩 벌어지는 실랑이와 비슷하기도 해서 더 실감나게 와닿는다. 이대장의 끊임없는 말대꾸가 절대 미워할수 없다. 사실 아들의 말대꾸는 참을 수 없어 용서치 않지만, 책속에서의 이대장은 다 용서가 되니 나로선 너무 모순덩어리가 아닌가 생각도 든다.
이런 배경의 설정은 사뭇 우울하고 한없이 가여운 마음을 주도하는 다른 동화의 내용과는 차별이 확실히 된다.

너무 씩씩하다 못해 주체할수 없는 이대장의 행동이 한데 어울려 정말로 아이다워서 더 맘에 끌린다. 무거운 주제를 정말 아이다운 이대장의 가식없는 표현으로 이대장을 결국은 가장 사랑스러운 아이로 인식되게 만든다. 허허..하하..흐흐 웃을 수 밖에 없는 이대장의 용감 무쌍한 장난은 마음 한편이 뚤리는 듯 시원한 느낌까지 든다. 이대장.. 넌 정말 어디에서든 꼭 대장같은 인물이 될거야^^ 책읽고서 이런 즐거운 마음이 드는건 참 오랜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