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많은 타인을 위해 자신의 몸을 실험 도구로 내어 놓을만큼 이타적이고, 신념이 강한 사제가 있었다. 그러나, 원치 않은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고 만다. 이 영화 <박쥐>는 신념과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뱀파이어, 아니 오히려 인간적인 면모를 강하게 드러내는 뱀파이어로 변모한 인간의 사랑 이야기이라 할 수 있다. 조금은 낯설고 도발적인 느낌의 이 영화는 그렇게 박찬욱이라는 감독의 이름으로 세상에 선 보였다. 개봉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고, 특히, 배우 송강호의 특정부위 노출등으로 인해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한껏 받고 있었지만, 나는 왠지 영화에 대한 거부감이 조금 있었다. 감독이 의도하는 궁극의 목적이 무엇인지 왠지 모를 거부감이 강하게 나를 손사래 치게 했다. 그러나, 아끼는 배우 송강호에 대한 무한 애정과 그렇게 말 많고 주목 받는 영화라면, 그 누구의 시선이 아닌 내 스스로가 보고 평하고 싶었다.
근로자의 날이 낀 며칠의 휴가는 그러한 내 생각을 옮기기에 딱 맞는 날이었지싶다. 아침 수영을 해서인지, 한결 가뿐하고 좋은 기분으로 영화관으로 향했다. 조조로 만나게 된 영화관은 조용히 영화를 볼 수 있는 최상의 여건을 만들어 주었다. 그럼, 우선은 영화 외적인 환경은 평온하게 감상하기에 최적의 조건으로 만들어졌다. 굿~~!!
우선, 송강호의 목을 조르는 듯한 도발적인 포즈의 포스터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혹적인 모습의 여배우 김옥빈은 예상대로 거침없는 대담한 연기로 이 영화의 여주인공으로 대신할 배우를 떠올리게 어렵게 만듦으로써 거의 신인인 배우에 대한 앞으로의 기대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또 한 사람, 물 흐르듯 연기에 힘들이지 않는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자기 몫을 소화해내는 배우 송강호, 거기에 조연배우들의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듯한 조화로운 명품연기는 배우들에게 흠잡을 데가 없었다..
특히, 감독이 <복수는 나의 것><올드보이><친절한 금자씨>로 이어지는 전작들을 통해 도덕적인 문제에 직면한 인물이 구원받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과정을 조명했고, 인간의 실존문제를 끊임없이 탐구해왔다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어떠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질 것인가에 대해 유심히 지켜보았다.
이번 영화에서는 윤리적으로 그 어떤이보다 더욱 정직하고 순결해야 하는 신부를 내세움으로써 윤리와 구원, 폭력(살인)의 문제를 그리고 있었다. 휴머니즘의 대표적인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신의 사제가 타인의 피를 섭취해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뱀파이어가 된다는 아이러니는 더욱 극적인 문제를 보여주면서 죄와 구원의 문제를 우리로 하여금 생각해 보게 한다.
또한 영화는 갈 곳 없는 여자아이를 키워서 자신의 약간은 모자란듯한 아들과 결혼시키는 시어머니를 내세워 이기적인 인간의 모습속에서 생각케 하며, 또 여자아이는 자신의 욕망을 위해 때론 거짓을 말하고, 그 거짓말로 인해 더 큰 죄를 짓는 모습까지 흔히 인간세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을 드러냄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의 문제를 제기하는 듯 하다. 사랑 때문에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몰리게 되는 인간에게 선택의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다.
그러나 영화는 조금 불편하다. 왜,,,어쩌면 인간 본연의 모습을 너무 까빨리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암튼 상반된 평가의 영화를 보고 나 또한 어느 쪽이다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한가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감독에게 한국영화를 발전시키는 것에 대해 응원의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