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은 이 사람의 휴대폰 이야기가 생각나는군요.
비서관이나 동료, 가족, 심지어 부인까지도 휴대폰 전화번호를 모른다 해서
화제가 되었던 정형근의원의 웃끼는 휴대전화기 입니다.
버스 안이나, 전철 안, 영화관이나 음악당,
심지어 교회 안이나 법당까지 무차별적으로 쉼 없이 울려대고
그런 뒤의 떠들썩한 통화소음은 정말 불쾌한 일이지요.
그런데 불가사의 한 일은 남이 통화하면 시끄러워도,
내가 할 때면 그런 생각이 전혀 나지 않은 것은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몇년 전 일입니다.
전철로 귀가하는 중이었는데 옆자리에 앉은 아가씨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신호음이 울리고 통화하는데 조용조용 대화하더군요.
내용을 들으려 하지 않아도 들리는 위치에 있어 피치 못하고 듣게 되었는데
통화내용을 감추려 목소리를 낮춘 것이 아니고, 통화시간이 짧지도 않았는데
그녀의 평소 습관인 듯 조용히 통화를 끝내더군요.
저는 휴대폰 통화와 관련해서 늘 이 광경이 회상됩니다.
상대방이 어떤 남자인지는 몰라도 부럽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우리는 필요 이상으로 소리를 높이며 살고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