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의 길은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은 꿈꾸는 행로다.

우리말로 번역된 책을 읽으면 예외없이 느끼는 거지만,

책을 구입할 때 가졌던 주인의식은 어느 새 저만치 물러서 나고 만다.

그 까닭은  책의 오롯한 주인은 번역의 과정에서 원작자와 교감하며 내용을 회치듯 썰어댔으니,

사서 소유권을 확보한 독자들은 항상 착각만 하고 있다는 말이다.

 

일본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있어서 일등공신인 저자가

장준하 선생을 회고하는 장면이 참 이채롭다.

민주투사라는 고정관념과 달리 다정하고, 부드러운 말씨와 매우 품위있는 사람이라는 말은

장준하 선생을 정확하게 표현한 것이다.

 

또 하나,

옮긴이의 자기 소개의 글이 재미있다.

인터넷 서점의 장바구니에 책 쌓기와 추천목록 괴롭히기

번역자 '권영주'는 틀림없이, 십중팔구는 알라디너일꺼라는 예감에 배팅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나이가 들면 지갑은 가벼워지고, 값 싼 추억만 늘어난다.

어찌된 영문인지 남이 들려주는 옛 일은 어찌 추레해 뵈이기만 하고,

자신의 과거는 온통 황금빛으로만 빛난다.

한 물 간 여배우가 아름답기 어려운 것도

기억으로  온전히 그녀의 전성시대가  재생되지 않는 까닭이다.

해방공간이란 말을 무던이 많이 쓰던 시절이 있었다.

점점 용도가 폐기되어 가는 셈이다.

유종호교수의 해방공간은 어떤가 모르겠다.

나는 그의 글 읽기를 즐겨한다.

애연가가 담배 한 갑 사러 담배가게에 가듯

조만간 이 책을 사러 서점으로 갈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내 성미에 가졌어도 벌써 가지고 있을 법한 책이 이름도 근사한 '중세의 가을'이다.

허나 인연이 안 닿는 지 위의 하드 커버판이 나오고  값 비싼 댓가(?)를 치르고서야  겨우

오늘에야 소장도서목록에 올리게 되었다.

알라디너들의 서재를 공개한 지난 번 이벤트에서도 이 책이 가장 눈에 오래 남았다.

님들이 좋다고 하는데 내가 찾는 서점에 있는  책은 언제나 먼지를 뒤집어쓰고서 투정중일 뿐이었다.

친구도 아니고, 포도주도 아닌 담에야...

내가 아무리 책에 걸신들린 놈이지만 몇 번이고 손사래를 치고 말았는데

얼마 전 신문에 서평나가는 것을 보고서 이제는 새 놈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점쾌를 보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내 예감이 적중하여 오늘에사 중세로의 길을 하나 마련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제목에 걸맞게 깊어가는 가을에, 진짜 짧은 이 가을에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tella.K 2004-10-13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셨군요. 축하해요. 저도 사고 싶기는 한데 다 읽을 자신이 없어 그냥 바라 보고만 있네요.^^

니르바나 2004-10-14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망사모 아시나요.
제가 페이퍼로 조만간 쓸테니 기대하세요. 스텔라님

책을 사랑하는 많은 방법중에 마치 애인을 만난 것처럼 쓰다듬고, 살펴보고,
체취를 느끼기 위해 코를 벌름거리고, 나중에는 옷을 벗기듯 한 장씩 그냥 일별하며
넘겨 보는 겁니다.
그러다보면 책과의 사랑이 깊어지고요.

stella.K 2004-10-14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네요. 근데 저는 아직 그 단계는 아닌 듯...책망사모 기대되는데요.^^
 

이것을 사러 갔던 것이 결코 아닌데 신간코너에 깔려 있는 책을 그냥 넘겨보다가

책 값이 싸서 사 들고왔다.  424쪽에 12,000원

이러면 정말 안되는데 머리를 굴려서 생각해보니 요즘 이 정도 책이면 최소한 2만 원은

주어야 살 수 있는데 왠 떡이냐 하고 덥석 들고 왔다.  그것도 창비책을

옥중서신이라면 불후의 명작인 '감옥으로 부터의 사색'이 있다.

이제는 명품의 반열에 들어선 수필집이 되어 품절 걱정없이 찾을 수 있는 책으로,

감옥살이  그 가운데  여름나기의 그 얼얼한 묘사가 방금 읽은 것처럼 생생한 글이다.

'깐수와 정수일'

둘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이질감의 다리가 놓여있는데 사실은 이게 異名一人을 가르키는 것이다.

'牛步千里'라고 돋을 새김을 한  제목을 만지며 작자의 파란만장한 삶의 여정중에

한 모습을 읽어내려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작인 '태백산맥'과 '아리랑'은 도서대여점에서 빌려서 보았다.

연체료를 물지 않으려고 부지런히 읽었다.

그러나 빨리 볼 자신이 없어서 '한강' 한 질을 온라인에서 구입했다.

읽을 책에 치여 사는 이 중생이 어느 세월에 이 책들을 완독할 것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미친 짓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tella.K 2004-10-12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끔 그래요. 흐흐.

니르바나 2004-10-12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 방문 감사드립니다. 스텔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