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책 읽는 시간 - 무엇으로도 위로받지 못할 때
니나 상코비치 지음, 김병화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3월
절판


자신보다 더 사랑했던 사람의 죽음처럼, 재앙처럼 충격을 주는 책, 깊이 슬프게 만드는 책, 사람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숲속에서 사라지는 것처럼, 자살처럼 충격을 주는 책이 필요하다. 책은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가 되어야 한다. – 프란츠 카프카, 오스카 폴락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1쪽

하지만 지금, 도피를 위한 책들을 읽으면서 나는 그와 다른 대답 방식을 찾아냈다. 그것은 슬픔을 내게서 떼어내는 것이 아니라 흡수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기억을 통해 슬픔을 흡수한다. 기억이 슬픔을 몰아내거나 죽은 사람을 도로 데려오지는 못하지만, 과거가 우리와 항상 함께 있도록 보장해준다. 나쁜 순간들만이 아니라 매우 좋았던 순간들, 웃음과 음식을 함께 나누고 책에 대해 토론했던 순간들도 함께 남아있게 해주는 것이다.-98쪽

<이민자들The Emigrants>은 행복한 내용의 책은 아니지만 철저하게 삶을 반향하는 책이다. 그 책의 어디든 손가락을 올려두면 제발트가 기록한 삶들의 심장박동이 느껴진다. 그는 그 박동을 삶들에게 돌려주어 그것을 현실화한다. 내게 ‘기억’이란 누군가를 사랑이나 존경을 품고 기억하는 것이다 기억은 지나간 삶을 인정하는 것이다. 제발트의 책은 내 인생의 기억이다.-99쪽

슬픔을 진정시키는 유일한 향유는 기억이다. 누군가를 죽음으로 잃는 고통을 덜어주는 유일한 진통제는 죽기 전에 존재했던 삶을 인정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기억한다고 해서 문자 그대로 그들이 되돌아오지는 않고, 또 너무 일찍 죽은 사람에게 그들이 잃은 삶의 가능성을 모두 보상해주기에는 불충분하다. 하지만 기억은 회복력의 몸뚱이 주위에 구축되는 뼈대이다.-1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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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안녕 - 도시의 힘없는 영혼들에 대한 뜨거운 공감과 위로!
김현진 지음 / 다산책방 / 2011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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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긴 몰라도 이런게 진짜 청춘 아닐까? 그 뜨거운 열기에 딱딱했던 내 마음마저 어느새 녹아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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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취미의 권유 - 무라카미 류의 비즈니스 잠언집
무라카미 류 지음, 유병선 옮김 / 부키 / 2012년 2월
절판


이상적인 사업 동반자는 ‘그 없이는 사업을 해나갈 수 없는’ 사람이 아니다. ‘당신 없이는 일도 할 수 없고 살아갈 수도 없다’는 감정은 사랑으로 충만한 것이기는 하지만 부지불식간에 의존적인 관계를 굳힐 위험이 크다.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 신뢰와 전망을 공유할 때 이상적인 동반자로서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26쪽

집중하기 위해서는 이완이 필요하며, 더구나 상황을 자각해야 한다는 사실은 대단히 흥미롭다. 나는 집중해서 소설을 쓰고 나면 충만감과 성취감, 그리고 정신의 안식을 얻는다. 소설을 마친 뒤에는 휴양지를 찾아서 푹 쉬고 싶다거나 긴장에서 벗어나 풀어짐을 맛보고 싶다거나 하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휴양지로 달려가는 것은 소설 집필 말고 일상의 번거로움에서 벗어나고자 할 때이다. 긴장을 풀고 집중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실제 일에서 온오프의 구별이 없다. 온 힘을 다하여 맡은 일을 타협없이 끝내겠다는 욕구는 있을지언정 얼른 대충 마치고 즐기고 싶다는 생각은 아예 들지 않는다. "충실하게 일을 하려면 일에서 벗어나 심신을 풀어주는 오프의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하는 건 무능한 비즈니스맨을 겨냥하여 상업주의가 퍼뜨리는 거짓말이다.-46쪽

스케줄을 관리하려 하지 말고 해야할 일에 우선순위를 매긴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라고 권하고 싶다. 업무나 개인사에서 스스로 매기는 일의 우선순위가 그 사람의 인생인 것이다.-89쪽

결국 아이디어란 언제나 직감적으로 떠오르는데, 직감이란 ‘오랜 시간 집중하면서 머리를 쥐어짜는 것’, 그러니까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는 몰두의 연장선 위에서만 작동한다.-1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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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연인도 되지 마라 - 김현진의 B급 연애 탈출기
김현진 지음, 전지영 그림 / 레드박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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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은 한창 아름답고 싶은 이십 대 여성인 그녀가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이토록 전력으로, 그리고 매우 간단하게 방해했다. 전 국민이 오지라퍼인 이 나라에서 그녀는 자신을 사랑하기는커녕 단 하루도 자신을 참아 넘기기가 힘들었다.-30쪽

험한 세상에서 마음 약한 아가씨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 내가 나를 무시하면 다른 사람들은 아주 대놓고 밟는다는 것이다. 무서운 세상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나는 내가 싫어 죽겠어, 너무나 한심해" 이런 생각만은 해서는 안 된다. 초고속으로 남자의 밥이 되는 방법은 스스로를 싫어하는 것이다. -149쪽

‘얘야 미안하다, 누가 와서 너를 달래줄 기대만 하고 정작 내가 너를 돌본 적은 없었구나. 내가 너를 내버려두고 누가 와서 어떻게 해주기만 바란 면에서는 나도 똑같이 무책임했구나. 그 골방, 이제 방 뺄 때가 왔다. 방 빼자. 그 문을 열어서 너를 꺼내 줄 수 있는 사람은, 그 일차적 책임은 나에게 있었는데, 아가야, 내가 너를 먼저 모른 척하고 내가 먼저 너를 외면했구나. 이젠 나는 어른이니까 네 손을 내가 먼저 잡았어야 되는데 너를 모른 척 몰래 시체를 구덩이에 유기하듯 아무것도 모른 척하는 게 강한 여자가 되는 길인 줄 알았어.'-1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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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의 노래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8-1 프로파일러 토니 힐 시리즈 1
발 맥더미드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6월
품절


… 핸디 앤디의 머리로 들어가는 길을 찾고 그 독특한 논리의 미로에 지도를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깨달음에는 진짜 황홀감이 있었다. 이제 그가 해야 하는 일은 문의 열쇠를 찾는 것뿐이었다.-239쪽

- "…여자의 집착과 강박은 남자의 집착과 강박과는 다릅니다. 남자의 집착은 통제에 대한 것이죠. 우표와 카탈로그를 모은다, 같이 잤던 모든 여자의 신발을 모은다. 남자는 기념품이 필요한 겁니다. 반면 여자의 집착은 복종에 대한 것입니다. 섭식 장애에 걸린 여자들이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집착이 여자들을 지배하고 통제하는 겁니다. 욕망의 대상과 결혼한 드 클레랑보 신드롬 환자는 남성 우월주의자가 생각하는 완벽한 아내겠지요…"-335쪽

캐롤은 매트에서 종이를 집어들고 벽에 기대 설렁설렁 넘기며 제3자가 집에 있는 흔적이 없는지 찾았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자 이상하게도 기뻤다. 어린아이 같은 반응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하룻밤 사이에 이런 반응이 사라질 리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냥 저절로 사라질 때까지 숨겨야 했다. 캐롤은 이런 반응이 결국에는 토니의 관심 부족으로 굶어 죽을 거라고 확신했다.-395쪽

"인어들의 노래를 들었네, 서로서로에게. 그들이 내게 노래하지는 않으리라." – T.S. 엘리엇 (프루프록의 연가)-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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