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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 편의 소설이 되었다 - 위대한 문학작품에 영감을 준 숨은 뒷이야기
실리어 블루 존슨 지음, 신선해 옮김 / 지식채널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기획이 참 좋다. 2시간짜리 DVD 한편을 봐도 좋아하는 작품은 메이킹 필름이나 코멘터리를 챙겨보게 되는데, 하물며 전설적인 위대한 문학작품에 영감을 준 숨은 뒷이야기라니 얼마나 흥미로운가. 굳이 작가 지망생이 아니라도, 읽다 보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싶어 그 작가와 배경이 궁금해지는 작품들이 있다. 그런 독자의 마음을 잘 간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50편의 작품들의 뒷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는데, 작품들의 구성도 꽤 좋다. 이름만 들어도 대충 내용은 알만하면서도 정작 작품을 찾아 읽어본 적은 없는 영미권 고전작품들이 많다. 아예 우리나라에는 번역이 안된 작품들이면 어차피 원전을 읽을 수 없으니 흥미가 떨어졌을 것이고, 익숙하게 잘 아는 작품이었다면 매 작품마다 끝에 실려있는 대단히 러프한 책의 줄거리 요약이 사족같이 느껴졌을 것이다. 책의 비화만큼이나 줄거리가 흥미로워 원작을 읽어보겠다고 새롭게 찜해 둔 작품도 꽤 된다. 나름 책 소개서의 역할도 하는 셈이다.

 

무엇보다 이 책이 흥미로울 수 있는 이유는 작가들의 기구하고도 극적인 삶들이다. 대부분의 책들이 작가의 경험이나 간접 경험의 내용을 상당부분 고스란히 담고 있어서, 작가는 역시 남들과는 다른 비범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굳히기도 했다. 또 일상적인 상황이라도 평범한 사람들보다 훨씬 더 예민하고 의미를 증폭시켜 받아들이는 작가들의 성정이나 삶의 태도가 이런 남다른 결과물을 낳는 측면도 무시 못할 것이다. 실비아 플라스의 벨 자이야기는 참 가슴아팠지만, 작가가 그토록 고통받던 당면한 상황이 우리에겐 너무도 일반적인 상황이라, 남들도 다 겪는 일에 그토록 인생의 바닥을 경험할 만큼 예민한 것이 작가의 특권이자 천형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느 시대나 작가의 숨은 재능을 알아봐주는 사람들, 옆에서 지지해주고 도전을 권유하는 사람들이 없으면 아무리 훌륭한 작품이라도 묻힐 수밖에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또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생업에 시달리느라 작품 활동의 여력이 없는 작가에게 일을 쉬면서 글을 쓰라고 친구들이 1년치 생활비를 선물해줬다는 하퍼 리의 이야기가 정말 인상 깊었다. 어느 시대나 작가들은 물려받은 유산이 없는 한 생업과 작품활동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그 힘든 과정 속에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써서 성공을 거두는 듯하다.

 

전체적으로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다. 딱히 작품을 위한 영감이 떠오른 순간이라기보다는 그냥 작가의 전반적인 삶 소개에 그친 부분도 눈에 띄지만, 위대한 작품들과 작가들에 한발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가기에 도움이 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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