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도우 오브 유어 스마일
김윤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1년 11월
평점 :
절판


김윤아. 그녀는 자우림의 보컬이다. 그리고 약간은 어둡고 우울하다. 원래 보라색이 또 비가 그렇지 않던가... 몽상가와 비관론자들에게는 그 이상의 색. 또 그 이상의 날씨는 없다.

그녀의 노래를 들으면 삶의 처절함은 없지만 센티멘탈틱한 삶의 고뇌는 있다. 즉 연탄불이 꺼져서 방이 추운건 아니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서 맘이 얼어붙을수도 있다는 것이다. 늘 삶과 딱 달라붙어있는 현실적인 고민들은 아니지만 조금 상황이 편할때 적당하게 우울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해주는 노래들이다. 그런 그녀가 책을 냈다. 그녀는 가사도 몹시 예술로 쓰기 때문에 책은 보나마나 잘 썼을것이라 생각했고 고맙게도 그녀는 그런 바램을 저버리지 않았다.

그녀의 글은 신선하다. 그렇다고 해서 오렌지쥬스를 선전하는 여자 아해의 얼굴같은 신선함은 아니다. 오히려 곰팡이가 핀 오렌지의 오묘한 색에서 나오는 신선함과 더 가깝다.

아주 글을 잘 쓰는 그녀를 보면서 생각했다. 세상은 불공평하다고...그녀는 아름답고. 그녀는 노래를 잘 부르고. 그녀는 노래도 잘 만들고. 그녀는... 그녀는...글 까지 잘 쓰다니...그녀의 노래를 좋아했던 팬이었는데 이 책을 사고 나서는 그녀의 글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오히려 함께 있는 음반이 가릴 정도로 그녀의 글 솜씨는 뛰어나다.

*플라시보의 스무자 평 : 신은 공평하려고 생각이나 하시는 걸까?
*함께하면 좋을 음식 : 담배. 술(맥주보다는 위스키가 좋고 와인보다는 꼬냑이 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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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jc 2005-06-28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인보다 꼬냑... 이라는 말에 읽고싶어 집니다.
 
윤광준의 생활명품산책 탐사와 산책 4
윤광준 지음 / 생각의나무 / 2002년 1월
평점 :
절판


나는 없이 사는 인간이다. 따라서 럭셔리한 삶을 언제나 동경해 마지 않는다. 그래서 물건을 사더라도 싸구려를 왕창 사기 보다는 그돈 뼈 빠지게 모아서 명품의 냄새를 조금이라도 피우는 (그걸 모아서 실제로 명품을 사기는 몹시 힘들다.)것들을 사곤 한다. 그렇다고 이미테이션을 사지는 않는다. 그것들은 명품과 겉모습은 같을망정 명품의 향기를 풍기지는 않으니까. 이 책을 산 것은 내 삶의 신조인 럭셔리 라이프에 조금이라도 다가서고자 하는 나의 바램과 염원에 의한 결정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명품들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니콘 카메라와 맥가이버 칼(빅토리 녹스보단 맥가이버칼이 더 와닿는다) 몽블랑 만년필등은 그걸 지니고 계셨던 아부지를 떠 올리게 하셔서(울 아부지는 우리가 손가락을 빨 망정 홀로 독야청청 럭셔리 하셨다) 감회가 새로웠다.

몰랐던 명품들도 새롭게 알게 되었는데 오직 루이비통 가방과 페레가모 구두 캘빈 수트만이 명품이라고 알았던 이들에게는 세상은 넓고 명품은 많다는 것을 알게 해 줄 것이다. 명품은 가격이 문제가 아니다. 비싼거야 만든 사람 맘이니까 개떡같은 물건도 수천 수억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명품은 물건 그 자체가 아니라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다. 만드는 사람과 쓰는 사람이 모두 명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글런 진리를 깨닫게 해 준다.

*플라시보의 스무자 평 : 럭셔리 라이프 포에버~~~
*함께하면 좋을 음식 : 평상시에 늘 먹던 김치 볶음밥에 럭셔리 하게시리 모짜렐라 치즈를 넣고 파 대신 피망을 넣어서 김치 필라프라 우기며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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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여정
김중만 지음 / 김영사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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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은 다소 판형이 달라서 서제의 미학을 다소 떨어뜨릴 위험이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표지가 워낙에 멋지구리해서(천으로 된 얼룰말 무늬란...) 그 정도는 참아줄 수 있다. 문제는 돈이다. 그림책에 돈을 쏟아 붙는것은 바보짓이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심각할 정도로 비싸다. 하지만 일단 구입을 하고 나면 절대로 후회하지 않는다. 실제로 아프리카를 가 본 사람들이라면 사진보다는 눈에 담고 오는것이 훨씬 더 생생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사진으로나마 오지의 땅 아프리카의 생명력과 자연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또 그림 옆에 있는 김중만의 일기는 어떤 아프리카 여행기보다 담백하다. 비록 많은 양이나 정보가 있는것은 아니지만 그가 책을 위해 일기를 썼다는 느낌 보다는 그냥 누구나 자신이 태어나지 않은곳, 낯선곳을 여행하다 보면 저런 글을 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플라시보의 스무자 평 : 속이 터질때 한번씩 펼쳐보자. 광활한 대자연이 다독일터이니...
*함께하면 좋을 음식 : 아프리카산 음식이 좋겠지만 그게 어디 동네 구멍가게에서 구할수 있더냐! 냉장고에서 콜라를 꺼내 얼음을 넣고 마시면서 검은땅을 떠 올려보자. (콜라도 까맣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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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로커 베이비스 2
무라카미류 지음 / 삼문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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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무라카미 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처음 읽은 그의 책이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였는데 그걸 읽을 당시에 봤던 유하의 [바람부는 날이면 앞구정동으로 가야한다.]라는 영화와 함께 오버랩되어서 나에게는 참을 수 없는 구토를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그러나 이후에 읽은 그의 책들은 대충 읽어 줄 만했고 어떤 이들은 하루키보다 류를 더 좋아하기도 한다. (나는 J.D셀린저의 계보를 잇는 하루키쪽에 점수를 더 주고있기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이다.)

이 책은 내가 류의 책 가운데 최고로 꼽는 책이다. 물론 그의 책을 다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내가 읽은 것 중에서는 가장 수작이다. 이 책에 얽힌 이야기로는 이걸 읽은 하루키가 너무나 충격을 받아서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썼다고 한다. (세계의 끝을 읽어 본 결과 이 책 못지 않게 좋다. 그러나 전혀 닮은 구석은 없다.)

여기에는 코인로커에 갇힌 두 젊은이가 등장한다. 기쿠와 하시(난 이 이름을 미친 듯이 좋아해서 한때 내 열대어 두 마리를 기쿠와 하시라 부르기도 했다.) 어렸을 때 코인로커에 갇혔다가 고아원에서 다시 양부모를 만난 두 젊은이의 삶을 그린 것으로 내가 좋아하는 외상후증후군 즉 트라우마가 모토이다.

트라우마란 어떤 외적, 물리적 충격이 오랫동안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본인이 알던 모르던 그것은 자아에 깊이 각인되어 그 사람의 중요한 부분이 되어버린다. 예를 들자면 나는 교통사고가 크게 난 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트라우마를 견디지 못해서 지금껏 운전대를 멀리하고 있다.(실은 음주로 면허가 취소되기도 했지만...)

사람은 누구나 어떤 종류의 트라우마던 몇 개씩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설사 그 충격에서 벗어났다 하더라도 내면에서 받았던 충격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으므로 난 아무렇지도 않아 따위는 헛소리가 되는 것이다. 여기 주인공들은 의식이라는 것이 채 형성되기도 전인 유아기에 코인로커에 버려져서 죽을 뻔 한다. 그들의 그 죽을 뻔한 기억은 비록 생각이 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그들의 인성 저 깊은 곳에서 도사리고 있다.

이들은 정상적인 삶을 살아보려고 노력한다. 그렇지만 도저히 그렇게 할 수가 없다. 트라우마는 자신의 의지로 어떻게 해결하거나 치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의 끝...에서 등장하는 그림자는 어떻게 보면 코인로커에서의 트라우마를 나타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칼 융을 좋아하거나 프로이드의 이드 자아 뭐 이런걸 할랑하게 좋아했던 이라면 그걸 소재로 쓴 소설이므로 틀림없이 재미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정신분석학에 관심을 가지긴 했는데 전문서적을 읽을 용기는 없어서 그냥 관심만 지속하고 있는 중이다. 다소 책이 두껍기는 하지만 재미 면에 있어서 상급에 속하므로 읽는데 별 어려움은 없다. 특히 뒤로 가면 갈수록 류의 엽기적인 면이 여실히 드러나서 소설은 더욱 흥미진진해 진다.

*플라시보의 스무자 평 : 트라우마로부터 자유로운자 그 누구인가! 이 책을 읽고 나의 트라우마 목록을 작성해 보자.
*읽으며 함께 하면 좋은 음식 : 자신의 트라우마가 떠올라 괴로울 수도 있으므로 마음을 가라앉혀 줄 수 있는 딸기향 홍차나 자스민차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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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석의 유쾌한 일본만화 편력기
이명석 지음 / 홍디자인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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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이명석 (제가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기자입니다. 이미 폐간된 전설의 잡지 '이메진'의 필진이었으며 그때의 글을 모아 '그로데스크하고 아라베스크한 문화의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진리의 백과사전이 떠오르죠?- 이란 책도 냈습니다. 한참 이메진에서 그로...를 재미나게 읽던 저는 이메진으로 전화를 해서 이 분과 통화를 했을 정도로 너무너무 좋아했었습니다. 만화를 좋아하므로 만화 사이트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www.manamana.kr.net)
출판사 : 홍 디자인 출판부

앞서 길게 설명했다시피 저는 이 책의 저자를 몹시 좋아합니다. 그의 글 쓰는 스타일에서 어떤 재미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책에는 그런 그의 문체 맛을 즐긴다기 보다는 일본 만화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들이 보면 매우 유익할 정보들로 가득합니다. 사실 제가 알기로는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이미 사양길로 접어들었고 오로지 오타쿠들만 남아 있다고 합니다만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거품만 일었을뿐 본격적인 만화산업이 육성되고 또 발전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예전에 폐간된 월간지 이메진을 기억하는 분이 있다면 아마 이명석기자를(그 가상의 인터뷰 존 레논편을 어찌 잊을 수가 있겠습니까? 비틀즈는 또 어떻구요...) 기억하리라 보고 만화에 대한 특별한 반감이 없는 한 망설임 없이 이 책을 선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기에는 50여종의 일본 만화가 소개되어있고 각 챕터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챕터는 사랑, 삶, 즐거움, 웃음, 싸움, 모험, 역사, 인간, 환상, 대재앙, 초월로 나뉘어져 있어서 읽기가 편합니다. 우선 너무 반가운 만화로는 해피 마니아와 천재 유교수의 생활, 이나중 탁구부, 멋지다 마사루, 내일의 조, 슬램 덩크, 공각 기동대, 파이브 스타 스토리즈(주제가 너무 조아 모시모~), 아키라등이 있습니다. 일본 만화를 좀 봤다 하는 사람들은 아마 자신이 읽은 만화들을 분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책은 다소 판형의 크기가 크고 약간 끔찍스런 꽃분홍색이라 서가에 꽂으면 그다지 폼이 나지는 않습니다만 내용은 충실한 책입니다. 가격과 성능대비에서 성능이 우수하며 뒷편에는 부록으로 만화 편력가들을 위한 방정식이라고 해서 장르별로 나누고 또 이와 비슷한 다른 만화들을 소개해 놓은 계보가 있어서 더욱 반갑습니다.

아직 일본 만화에 대해 별 흥미가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 책을 기본으로 해서 일본 만화를 선택해서 읽는다면 절대로 실패하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표지 디자인이 정말 끔찍한데도 불구하고 홍디자인 출판부라는 곳에서 나왔다는 것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지만 부지런한 분들은 학창시절을 떠 올리며 책 표지를 싸 보는것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플라시보의 스무자 평 : 만화 매니아들에게는 정석과도 같은 책. 만화를 읽어볼까 생각중인 사람들에게는 훌륭한 길라잡이
*읽으며 함께 하면 좋을 음식 : 온갖 잡다한 과자들 혹은 마른 오징어: 이유- 만화를 볼 때 이 군것질거리들을 즐기는 이유와 같다. 만화방 분위기를 내고 싶으면 냄비라면도 좋을 듯.(냄비라면 끓이는 법. 다 찌그러진 냄비에 물을 붓고 성의 없이 라면을 끓인 다음 약간 덜 익었을 때 날개란 하나를 넣는다. 필히 나무젓가락으로 먹어야 하며 단무지나 김치 따위의 사치스러움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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