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에 보이는 제품은 PUPA에서 나오는 페이스 펄 파우더이다.
정식 명칭은 실크 터치 파우더이고 색상은 06번 (약간 노르짱짱한 색이다.)
사실 나는 페이스 파우더는 거의 바비 브라운 제품만 몇년째 꾸준히 쓰고 있다. 따라서 파우더가 떨어지면 언제나 별 고민 없이 바비 브라운의 페일 옐로우 제품을 구입했었다. 그러다가 이건 친구에게 한번 빌려서 써 보고는 홀딱 반해서 산 제품이다.
이 파우더의 가장 큰 특징은 펄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미세한 펄들이 들어가 있어서 바르는 순간 얼굴이 전체적으로 반짝거린다. 그러다가 시간이 좀 지나서 이른바 피부가 화장을 먹게 되면 글로시하고 자연스러운 피부표현이 가능해진다.
나는 피부는 무조건 뽀송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늘 과하게 피지 컨트롤 필름으로 누르고 다시 파우더를 치는 편인데 (지성 피부라 그런듯) 이 파우더를 쓰고 부터는 피지 컨트롤 필름이 아닌 오일 페이퍼를 쓰게 되었다. 필름은 피부에 있는 유분을 확실하게 잡아내긴 하지만 겨울이 되면 좀 건조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예전의 내 화장법에는 오일 페이퍼로는 택도 없었다. 허나 이 제품을 쓰고 부터는 오일 페이퍼로 살짝만 눌러줘도 곧 피부가 처음 화장한 것 처럼 되살아난다. 파우더 자체에 펄이 있기 때문에 그게 피지랑 적당히 섞여서 화장이 들뜨거나 혹은 과하게 번들거려 보이지 않는다.
사실 PUPA제품은 친구껄 써 보지 않았다면 내 평생 살 일이 없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화장품을 고를때 기능도 물론 따지지만 패키지 디자인을 상당히 많이 보는 편이다. 알다시피 PUPA는 좀 유아틱해서 꼭 초등학생용 화장품처럼 보인다. 그래서 나는 대체 저런 화장품을 누가 사서 바른다고 패키지 디자인을 저따위로 했을까? 하면서 늘 PUPA매장 앞을 지나갔었다.
옷이 그렇듯이 화장품도 자사 브랜드의 색이라는게 있다. 최신 유행을 빨리 받아들이고 흡수해서 제품을 내어놓는 곳이 있는가 하면 바비 브라운 처럼 좀 베이직한 메이컵 제품들만 출시하는 곳이 있다. PUPA의 경우는 전자로. 발빠르게 최신 유행 메이컵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 아무튼 패키지 디자인만 보고 평가절하 했으나 사용후 기능은 상당히 만족하는 편이다. 다만 불만이 있다면 내장된 퍼프의 질이 그다지 좋지 않으며 파우더 통 뚜껑에 거울이 달려 있는데다 아래 부분이 둥글게 디자인이 되어 있어서 뚜껑을 열어두면 뚜껑 쪽으로 케이스가 기우뚱하게 된다는 것 정도이다. 거울을 달려면 밑면을 좀 더 안정감있게 설계를 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하긴 가루 파우더 케이스의 지존 케사랑 파사랑 통에 덜어쓰면 된다. 퍼프가 정말 끝내준다.)
이 제품을 쓰고 난 이후 가장 큰 변화라면 피부 화장이 좀 더 지속력을 가지게 되었고 메이컵을 수정하는 횟수가 월등하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평소 매우 매트한 화장을 즐기는 편이라서 약간만 번들거려도 피지 컨트롤 필름을 꺼내서 찍어누르고 난리였는데 이걸 쓰고부터는 별로 그럴일이 없어졌다. 왜냐면 화장을 한 상태에서도 펄로 인해 피부 전체에 자연스러운 윤기가 흐르는듯한 착시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처음 바르면 펄이 약간 부자연스럽게 느껴지지만 30분정도 지나면 펄이 자연스럽게 피부에 밀착이 된다. 가격은 바비 브라운에 비해 엄청나게 저렴했던것 같은데 정확하게 얼마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3만원 선이었던걸로 기억한다.) 팬시한 외관과 달리 꽤 여러 종류의 페이스 파우더가 있는데 06번이 가장 자연스러운 색이다. (바비 브라운의 페일 옐로우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가격비 성능이 매우 만족스러운 제품으로 지인들에게 주저없이 권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