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약이 똑 떨어졌길래 밥을 먹으러 나간김에 치약을 샀다. 내가 쓰던 솔잎향의 치약에서 새롭게 시도한 치약은 LG생활건강의 럭키스타 치약. 럭키스타 치약은 이미 오래전에 있었던 치약인데 그간 단종된줄 알았더니 저렇게 새로운 변신을 해서 나왔다. (저걸 마케팅 기법으로 뭐라고 하던데 잘 모르겠다. 과거 유명했던 제품을 좀더 고급스럽게 리뉴얼해서 다시 출시하는 것이다.)

가정용 치약이라 하기에는 그 용량이 너무도 작은 50g. (보통의 치약이 140g정도이다.) 하지만 가격은 눈튀어나오게 비싼. 무려 2,000원이다. 앙증맞고 깜찍하고 로고에 엄청 신경쓴것 같고 뭐 그러한건 좋으나 비싸도 너무 비싸다. 즉 한번쯤은 호기심에 사 볼만하지만 적어도 하루에 2회 이상의 양치질을 하는 인간이라면 금방 다 써버릴 정도밖에는 안된다.

일단 치약의 맛은 이름 그대로 체리맛이다. 살짝 싸구려 체리젤리 같은 맛이 나며 향도 비슷하다. 내가 여태 맛본 치약중에 가장 맛있었으며 (치약따윌 왜 먹느냐고 묻지말자.) 어린이용 딸기맛 치약보다 쬐끔 더 맛있다. (허나 전체적으로 비슷하다.) 내가 보기에 이건 어른들을 위한 치약이라기 보다는 양치질을 겁나게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사주면 좋아할듯. 거기다 튜브가 별 모양이라서 짜면 둥그렇고 긴 모양이 아닌 별모양으로 치약이 나온다.

내 생각에는 향이 좋아서 샴푸들 중에서 저런 향을 풍기는 샴푸가 나오면 매우 좋겠다 싶을 정도. (샴푸들은 향이 너무 구태의연하다. 어떤 제품을 써도 거기서 거기다.) 용량이 겁나게 작고 비싼걸 빼면 그럭저럭 괜찮은 제품이다. 디자인을 중시하는 인간이라면 욕실에 저런 치약을 놔두면 매우 뽀대난다고 느낄 정도. 하지만 애들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치약이 작아도 너무 작다. 여행용이나 목욕탕용으로는 딱이지만 말이다. (보통 큰 치약을 샀을때 증정용 만하다.)

닦았을때의 개운함은 중.상 정도. 향은 꽤 괜찮지만 닦은지 5분이 지나면 개나소나 치약들과 별반 다를것 없다. 색은 핑크가 가미된 연보라 정도? (아주 시뻘건 체리색을 기대해서 그런지 다소 실망스러웠다.) 운동을 다니거나 목욕을 가거나 암튼 가지고 다니는 용으로는 추천하겠지만 가정용으로는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뭐 돈이 남아돈다면야 그럴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다만 치약이라는 아무도 그 디자인이랄지 맛이랄지에 신경쓰지 않은 품목을 가지고 이런 과감한 시도를 한 LG생활건강에게 '애썼다' 라는 말을 해 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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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5-08-11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뽄대는 나는군요. ^^

플라시보 2005-08-11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그렇죠? 허나 겁나게 작습니다. 호기심이 동해서 사기는 했지만 돈이 좀 아까웠어요. 으흑..

호랑녀 2005-08-11 0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무지 좋아하더군요. 울집에선 애들용 치약으로 썼습니다.
물론, 호기심에 첨 사봤고, 그 담엔 ... 못사죠. 비싸서...

비로그인 2005-08-11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장 맛있었던 치약은, 십여년 전, 다람쥐가 그려져있던 모 치약이었습니다. 야금야금 먹다 들켜 하늘이 반쪽 나는 줄 알았답니다. 그런데 플라시보 님의 마지막 한마디, 정말 저 치약에 대한 모든 것이 느껴집니다.

플라시보 2005-08-11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랑녀님. 아아. 역시 제 생각대로 애들때문에 쓰셨군요. 히히 (이거 비싸서 어른은 못쓰겠어 싶었는데) 저도 호기심에서 샀지만 두번 살 일은 없을듯 싶습니다. 저 가격에 140g을 달고 나오면 또 몰라도..ㅎㅎ

Jude님. 다람쥐 치약? 그건 또 뭐지? 저는 클로즈업이 제일 좋았어요. 맛보다는 그 여려 색이 들어간것에 환장을 해서 (빨간색은 좀 맛나기도 했구요) 마지막 말. 흐흐. 만약 용량이 좀 많았다면 더 칭찬했을텐데...상품화로써 큰 가치는 못 가지겠구나 싶어서 안타까운 마음에 써본것입니다.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