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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섀퍼의 돈
보도 섀퍼 지음, 이병서 옮김 / 에포케 / 2011년 5월
평점 :
음. 솔직히 말하자면 이제 이런 종류의 책을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 다 거기서 거기인 소리로 들린다. 돈을 모으라고 하는 사람들의 말은 대게 비슷하다. 미래를 생각하고, 수입에서 많은 부분을 저금을 하고, 또 돈을 배우고 공부해서 불리는 방법을 알아내라고 말이다. 사실 이 책은 내가 경제적인 활동을 멈추고 본 책이라서 더더욱 시큰둥했다. 열심히 저축을 할때는 이런 책을 보면 모두 맞아 그래야겠군 하는 결심을 하게 했지만. 넣던 적금마저 깨서 예금으로 돌려놓은 지금은 그냥 그냥 읽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분명히 돈을 모으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이미 돈을 열심히 모으고 있고 자신의 자산관리를 잘 하고 있다면 필요없겠지만 카드빚에 쪼들리거나 늘 월급이 모자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종류의 책을 꼭 읽어봐야한다.
세상에는 10억을 모으기니 또 얼마를 어떻게 단시간안에 벌었느니 하는 얘기가 넘치지만 평범한 사람들은 그렇게 많은 돈을 꿈꾸지 않는다. 다만 적어도 돈 때문에 심하게 고통을 받거나 또 돈 때문에 하고싶은 모든일을 포기하는 상황은 되지 않고 싶을 뿐이다. 하지만 그것도 대단한 결심이 없으면 이룰 수 없는 일이다. 아무리 많이 벌어도 또 그만큼 소비를 한다면 영원히 돈의 노예가 되는 것이다.
이 책에는 중간중간 설문조사 같은것이 나온다. 자신의 재정상태와 현재 상황을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하라는 뜻에서 그런것 같다. 뭐 심리검사처럼 몇점이상은 어떤사람 몇점 이하는 또 어떤사람 이런식의 답은 없지만 최소한 자신의 재정상태를 솔직하게 파악하는 것 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 돈을 생각없이 쓰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한달에 얼마나 쓰고 또 통장에 정확하게 얼마가 있는지를 모른다. 그냥 있으면 쓰고 없으면 버티는 식이다. 허나 그런식으로 살아서는 평생을가도 돈을 지배하긴 힘들다. 자신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정확하게 아는것 부터가 출발이라고 책은 말한다.
다른책과 현저하게 다른 점은 없다. 다만 아주 실용적인 부분만을 강요했다기 보다는 자신의 경제력과 삶의 전반에 관해서 다루어서 굳이 표현을 하자면 자기경영 서적 정도가 될 것이다. 중간 중간 그림과 도표 그리고 꼭 기억해야 할 만한 것은 Tip으로 따로 빼 두어서 쉽게 읽힌다. 다만 아쉬운점은 저자가 외국인이여서 우리의 구체적인 사례들과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하물며 같은 동양권인 일본도 우리와 다른데 유럽은 더더욱 다르다.)
언제나 이런책을 읽을때마다 하는 얘기지만 또 한번 하자면 이런 책은 정말로 필요한 사람은 잘 안읽는다. 책을 읽지 않고 표지만 보면 억대 연봉자들이나 부자가 되지 나같은 월급쟁이가 무슨 하고 스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부자는 정의가 없다. 내가 생각하기엔 자신이 돈을 어느정도 가졌을때 만족할 것인가에 따라 다른것 같다. 물론 사람 욕심은 끝이 없기는 하지만 말이다. 꼭 수십억대 부자가 아니라도 돈에 쫒겨다니고 돈때문에 못살겠다는 생각을 하며 사는 사람들이라면 이런책을 한 두어권만 읽어보길 바란다. 그러면 자신이 도대체 뭣때문에 그렇게 돈을 쓰면서도 늘 돈에 고통을 받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만약 이런류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면. 실용적인 책을 읽기 전에 (부동산이라던가 그 밖에 돈을 굴리는 방법등을 적은 책) 이 책부터 먼저 읽는게 좋을것 같다. 꼭 돈을 모아야 하고 굴려야 하고 그래서 부자가 되자라는 책이 아니라 돈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짚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