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기차표도 영화표도 모두 롤지로 되어있다.

어쩐지 티켓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허술해 보이는 그것들.

예전의 빳빳한, 티켓이라 부르기 딱 좋은 표들이 그립다.

 

컬렉터의 기질이 강한 나는

93년부터 지금까지 본 영화의 포스터와 티켓을 모두 갖고 있다.

티켓에는 누구와 봤다는, 혹은 혼자 봤다는 간단한 메모도 함께.

 

그런데 요즘은 티켓을 모으는 재미가 없어졌다.

다 저 롤지 때문이다.

롤지의 특성상 시간이 흐르면 인쇄된 글씨들이 증발하는데

그때는 이게 영화표였는지 기차표였는지 구분도 잘 안간다.

 

물론 롤지를 쓰면 자원이 절약된다.

종이를 아끼고 그러면 우리 강산은 푸르게 푸르게 변할 것이다.

그래도.

영화표랄지 기차표는

예전의 그 딱딱한 종이 티켓이 좋다.

나처럼 그걸 모으는 사람들에게는 꽤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단지 자원 절약을 위해 의미있는 모든 것들을 중단한다면

삶은 지금보다 훨씬 재미없어 질 것이다. 

 

그날의 영화표가 특히나 실망스러웠던 것은

롤지에다가

두 명의 티켓이 하나로 합쳐져 있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되면

이제 영화표를 모으는 친구와 영화를 보기에 앞서 잠시 망설이게 될 것이다.

티켓은 과연 누가 가질 것인가. 비록 롤지라 하더라도..

아마 영화표값을 낸 사람이 가지게 되겠지?

음...삭막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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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0-01-21 0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에 롤지가 아니였을 때의 티켓은 기억도 안 나는 1人
뭐였죠? 아 궁금하다. 갖고 싶다. ^^

하두 오래간만에 왔더니, 전 Eternal Nowism 을 얘전에는 Now로 제대로 읽었는데, 지금 No로 읽고 바꾸셨나. 했다는, 제가 부정적으로 변해가는 한 증거일까요? ;;

플라시보 2010-01-21 09:08   좋아요 0 | URL
오... 티켓이 기억 안나시다니요. 역시 연식이 나오시는군요.ㅋㅋ 전 빳빳한 티켓 이전에 조그만 종이 쪽지였을때도 기억이 난답니다. 그 티켓도 물론 갖고 있구요. 사진한번 찍어 올릴께요.

그리고 No로 읽으셨다니..ㅎㅎ 제가 아는 하이드님은 매우 긍정적인데..^^

비로그인 2010-01-21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이낭비라고 하더라도,전 나름 철저한 환경보호론자지만, 그래도 빳빳한 종이 티켓이 그리워요. 빳빳한 기차표도요. 그래서 외국 여행 떠났을 때 제가 쓴 승차권들을 다 갖고 있는데, 요즘은 롤지에다가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 글씨가 점점 희미하게 사라지지요.

플라시보 2010-01-21 09:09   좋아요 0 | URL
네. 롤지까진 좋은데 거기에 글씨가 사라진다는게 문제죠. 나중에는 이것도 저것도 다 같이 과거에 뭔가가 인쇄되었음직한 종이가 되는거죠.

Mephistopheles 2010-01-21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인가 초연하는 오페라 S석 티켓이 백금으로 만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전부다 백금이 아니라 티켓 안에 백금 팬던트를 부착하는 형태. 표를 끊고 팬던트 뜯어내는 구조)

플라시보 2010-01-21 14:39   좋아요 0 | URL
매우 럭셔리한 티켓이군요.^^ 어떤 모양의 팬던트였는지 궁금한데요? ^^

Mephistopheles 2010-01-21 20:54   좋아요 0 | URL
투란도트였군요..
http://weekly.hankooki.com/lpage/business/200502/wk2005021510412137060.htm
관련기사 주소입니다.^^

플라시보 2010-01-21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사 잘 봤습니다. 그야말로 베리 임포턴트한 퍼슨들의 이야기로군요.^^